여행에 관련된 가벼운 잡담을 나눌 수 있어.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0개
  • 쓰기
  • 검색

🇯🇵일본 워홀 썰풀어본다

방가맨
467 0 0

 

 

안녕 형들~ 맨날 눈팅만 하다가 글 써보는 건 처음같네

작년 3월에 계란 한판을 1년 앞두고 후쿠오카로 워홀 온 워홀러야
원래는 도쿄로 가려고 했었는데 후쿠오카에서 친구들이 좀 있어서 친구덕 좀 보려고 후쿠오카로 왔거든
오기 전에는 잘 해줄거 같던 애들도 막상 와보니 별거 없더라고
심지어 어떤 애는 한국에서 스카이프로 자주 통화하고 후쿠오카 오면 오코노미야키 파티를 하자는 둥 뭐하자는 둥
설레발 치더니 귀국 열흘 남긴 지금 아직 실제로 얼굴도 한번 못 봤다 ㄷㄷㄷ;;
뭐 걔 말고도 만날 친구들 있으니 그러려니 넘기지만 워홀 준비중인 형들 괜히 친구들 있다고
이상한 시골 구석으로 가거나 하는 치명적인 결정을 하지 않길 바래
일본에서 일단 한번 자리 잡으면 옮기기 어렵더라고

뭐 암튼 워홀 온 목적은 일하면서 학교 진학 준비였는데 나이도 나이고
이제와서 다시 대학 들어간다고 하면 집에서 극구 반대할테니
돈 벌러 간다고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일본 넘어왔어
일본어 자격증 같은건 따놓은거 없었고 예전에 몇번 일본에 여행오고 일본 음악도 좀 옛날부터 듣고 해서
기본 회화는 가능했던지라 뭐 대충 몸으로 부딪혀보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왔는데
와...... 초반부터 쉽지 않더라 진짜
집도 힘겹게 힘겹게 겨우겨우 계약해서 알바 구인지 보면서 전화 겁나 돌려 봤는데
면접 보러 오라고 하는데도 한 군데도 없고..
전화만 하면 바로 딱 외국인인거 알아채고 외국인 안된다고 거절하더라고
외국인 쓰는데도 있긴 한데 내 일본어 실력이 부족해서 안 받아주더라고
그제서야 내 비루한 일본어 실력을 알았음 orz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니 후유모에서 한국 가게 알바를 구했는데
일본어가 딸리니 주방으로 보내더라고
한국인만 있는 주방에서 일본어 실력이 늘리가 있나.. 뭐 홀 서빙도 거기서 거기지만
안되겠다 싶어서 카케모치로 일본 가게를 찾아봤는데
아.... 후쿠오카 오는 워홀러들 일본어 잘 못 하면 올 생각 하지 않는게 좋을듯 해
거의 한달을 찾아봤는데 결국 못 구했다 orz
한국 가게 알바가 일하는 시간이 적어서 한달에 5만엔 정도 받았는데
야칭내고 세금 내고 뭐하면 남는거 하나 없더라고
한국에서 들고 온 돈도 별로 없고해서 통장 잔고가 급격히 줄어들어서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텐진이나 하카타 이런데에서 일반적인(?)알바 말고 3D업종으로 눈을 돌려봤어

어떻게 우여곡절 끝에 공장에 취직해서 바로 한국 가게 그만두고 그쪽으로 올인했는데
거기는 일복이 터져서 하루에 10시간은 기본으로 일을 시키더라고
여름 몇월이였더라 한달 근무시간이 270시간을 넘긴 달이 있을정도였어
공장일 시작하고 일에 치여서 일하고 집에 와서 자고 일하고 집에 와서 자고 반복하다보니
어느샌가 EJU 6월 시험이더라고 나야 6월은 접수 안한지라 시험은 안봤는데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한장도 안 본 책들 보니까 인생이 깝깝하더라

그때부터 하루에 적어도 1시간씩은 공부하려고 일 끝나면 바로 책 싸들고 근처 카페같은데 가서 공부했어
집에 책상도 새로 샀다 놨는데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자빠져 자게 되더라고
여름 되가니까 공장 근무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몇개월동안 하루에 3,4시간도 못 자는 날들이 계속 되니까
살이 쪽쪽 빠지더라.. 안그래도 비리비리 했는데 와.. 진짜 개멸치가 되더라고
그래도 꾸역꾸역 한달에 많을땐 15만엔도 저금하고 적어도 10만엔은 계속 통장에 넣으면서
11월까지 몰고 갔는데 마지막 20대라는걸 인식하면서 진짜 열심히 해보자라는 의욕이 들면서도
여기서 미끄러지면 정말 참담한 30대의 시작을 맞이할거 같아서 매일 하루하루가 살떨리더라

그래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다행히도 원하던 대학에 붙었어
학비가 워낙 비싸서 결국 자력으로 다 내진 못하고 집에 손을 벌리긴 했지만 그래도 100만엔은 모았더라고
내년부터 도쿄에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되서 다시 알바 구할 생각에 막막하긴 한데
떨어질줄 알았던 EJU장학금도 붙고 왠지 출발이 좋은 느낌이다
워홀 끝나고 바로 도쿄로 갈건 아니라서 귀국 준비중인데 생각보다 짐이 많이 불어서 정리할게 많네
워홀 준비하는 형들에게 내가 뭐 조언이라고 할꺼는
워홀 1년 정말 훅 가더라 초반에 적응하기도 힘들고 생각했던거랑 많이 다를텐데
그래도 마음 다잡고 흔들리지말고 오기전에 다졌던 각오와 목표를 잊지말길 바래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는 워홀러들 모두 화이팅!

 

신고공유스크랩

댓글 0

댓글 쓰기
0%
0%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삭제

"워홀 썰풀어본다"

이 게시물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