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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신입사원 시절 인도 출장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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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신입사원 시절, 회사에서 큰 행사가 있어서 인도 뉴델리로 지원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입사하고 첫 해외출장이고 후진국을 처음 가보는지라 나름 설레였었는데, 밤중에 뉴델리 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가는데 소가 도로 한가운데 앉아있고 사람들도 덥다고 밖에 나와 누워있고 그냥 내가 상상한 인도의 모습이었다.

 

시내 5성급 고급 호텔에 짐을 풀고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행사장으로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신호대기만 걸리면 거지떼들이 몰려들어 구걸을 하는 것이었다.

그 거지들 중 사지가 멀쩡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애기를 안고 있는 여자들도 많았다. 행사장인 뉴델리에서 가장 크다는 전시장에 도착하니 마당에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이 누워있다가 우리 일행이 택시에서 내리니까 짐을 들어주겠다면서 우루루 몰려들었다.

그 땐 어려서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왜 어디가서 노가다라도 안하고 여기서 구걸이나 하고 있나 싶어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일자리가 없으니 그랬겠지.

 

회사 현지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인도인 현지직원 사이에는 카스트 위계가 엄격해서, 한국인 직원이 현지직원들에게 직접 일을 지시하면 안되고 높은 카스트의 현지직원을 통해 지시를 전달해야 했다. 높은 카스트 직원이 지시하면 낮은 카스트 직원이 거의 무릎을 꿇다시피하고 지시를 받는게 정말 황당해 보였던 기억이다. 

 

본사에서 같이 출장나갔던 1년 선배가 유흥을 심하게 좋아했는데, 인도까지 와서 유흥을 해야겠다며 부득부득 나를 끌고 밤중에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우리 수행기사에게 물어보니 뭐 아는데가 있다길래 차를 타고 나섰는데, 웬 인도 아저씨가 앞자리에 탑승을 한다.
 

 

신입사원 시절 인도 출장썰 - 울프코리아 WOLFKOREA

 


이 포주 아저씨가 우리를 어디 이상한 변두리 폐허 같은데로 데리고 갔는데, 그 폐허에 여자들이 모여있다가 두 명이 우리 차에 올라탔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와꾸를 보고 흥정을 했는데 도저히 할 마음이 안나는 수준이라 그냥 내리라고 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인도사람들 근성이면, 아니 당시 한국이나 중국인이라도 여자들이 일단 차에 타서 시간을 보냈으니 돈 내놓으라고 할 걸로 짐작해서 얼마라도 돈을 주려고 했는데, 이 아저씨는 니들이 맘에 안들었으면 그만이지 돈을 왜 내냐고 하면서 쿨하게 악수하고 떠나는 것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인도인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는데 그 뒤로 보고 들은 인도인들 얘기와 비교하면 그냥 그 사람이 인도인 치고 심하게 쿨한 편이었던 것 같다. 결국 그날 밤은 허탕을 치고 호텔로 돌아와 조신하게 잠들었다.

 

전시장 화장실에 큰일을 보러 갔더니 휴지는 없고 수도꼭지와 바가지만 놓여있길래(물론 휴지를 가지고 갔지만) 아 이게 말로만 듣던 그거구나 싶었는데 그 다음해 이란 출장가서도 같은 화장실을 보게 되었다. 
 

 

신입사원 시절 인도 출장썰 - 울프코리아 WOLFKOREA

 


길거리에서 캔에 든 코카콜라 사마시기도 웬지 찜찜했다. 행사 다 마치고 남는 시간에 타지마할을 구경갔는데 가이드가 자기는 바이샤(상인, 평민) 계급인데 수드라나 바리아(불가촉천민)에 대한 우대정책으로 자기같은 바이샤 계급이 제일 손해본다며 불평하던 기억이 난다.

 

인도에 있는 동안 카레 먹고 지내며 계속 아랫배가 이상하길래 귀국때 공항에서 아랫배가 설사기운이 있는거 같다고 썼더니 집에 가자 보건당국에서 전화가 왔다. 물론 집에 오자마자 아랫배는 아주 상쾌해졌다. 

 

1주일 남짓 인도에서 지내보니 그 옛날 석가모니가 왜 출가를 감행했는지 이해가 되면서, 이 나라에 살다보면 보이는 현실이 너무 참혹해서 출가를 하든가 힌두교 사상을 받아들여 체념하든가 공산혁명을 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능력이 되면 아예 외국으로 떠나 신경끄고 사는게 제일 현실적인 방법일테고, 미국 유학생들중 한중일 유학생들은 자기 나라로 많이 돌아가는데 인도 유학생들은 왜 눌러앉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아무리 엘리트라도 이 놈의 나라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으니 그냥 미국에서 편의점이나 하는게 낫지 않을까.

당시 류시화 이런 사람들이 인도 기행문이나 시 같은 걸로 우리 사회에 인도에 대한 환상을 심고 있었는데, 내 돈 주고는 절대 놀러갈 곳이 못 된다는 걸 젊은 나이에 깨닫게 된게 다행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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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형님 Bro 포함 3명이 추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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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blueskykim 21.07.21. 10:38

현실적인 좋은 글 잘 봤어.

 

인도 출장 다녀온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갈 데가 못된다 싶더라고. (관광지 여행자들 말고)

 

인도가 이제 중국을 제치고 1위 인구대국이 되는데... 그리 반갑지는 않네.

3등 털보형님 21.07.23. 05:07

으음 인도는 진짜 완전 나중에 기회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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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92 21.07.30. 21:13

인도는 뭐랄까 위험이 많아보이는 국가다 굳이 거기까지 가서 내 운을 시험해보고 싶지는 않다

 

예쁜 여자들이 날 기다리고 있는데 인도까지 고생고생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순 없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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