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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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곰팡내 40대 틀딱의 꿈 이야기 #2 _ 카오산의 백마 vol.2

익명_가벼운늑대
1745 1 9

image.png.jpg

 

여하튼 굳이 옆자리 앉겠다는데 만류할 이유는 없지.

그래서 그녀가 내 옆에 앉더니 다시 묻는다.


그녀 : 내 친구들이 있어. 이 자리에 같이 앉을거야.  얘들아~~~~


친구들???


그제서야 카운터 앞에서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던 세 명의 백마가 눈에 들어온다.
음식을 받아서 세 명이 더 오니 나, 그녀, 그녀 친구 셋까지 총 5명이다.
한 명이 의자 끌고 와서 테이블에 둘러앉는다.


여기서 잠깐 5명의 구성을 보자.


그녀 : 슬랜더. 입술피어싱. 문신. 갈색머리. 내 옆에 앉음
친구1 : 꽐라. 술 많이 취한 듯 계속 실실 웃고 발음도 꼬인다. 역시 슬랜더.
친구2 : 뚱녀. 말이 별로 없다.
친구3 : 리더. 대화를 주도하며 쾌활.
나 : 40대 ㅌㄸ ㅍㅇㅎ

 

참고로 내 와꾸는 메기 이상운 + 김제동 닯았다.
메기 이상운 모른다고???
검색 안해도 된다.
그냥 빻았다고 보면 된다.

 


내가 끼어서 이상한 조합이 되어버린 이 테이블이,
맥도날드 내 전체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
원래 있던 사람들부터 들락날락하던 사람들까지


우리 테이블을 보고는 갸우뚱하는 시선이다.

백마 4명에 동양인 ㅍㅇㅎ 1명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요상한 조합이다.

 

될대로 되라지. 뭐 어때.
나도 은근하게 시선을 즐긴다.

 


앞편에서도 말했다시피 난 단기 어학연수도 다녀온 일 없고,
하는 일도 외국인 만날 기회 거의 없는 일이다.


전공도 이과이기 때문에 어문학 계열도 아니다.
하지만 영어로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에 겁이 없다.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캐릭터가 그렇다.


내 모국어도 아닌데, 유창하게 잘하는 게 오히려 특별한 거고,
난 특별한 사람이 아니니 걍 입에서 나오는대로 씨부린다.
이런 캐릭터 때문인지 방타이 하면서도 양키들하고 얘기 많이 했다.

 

어쨌든, 내가 먼저 본인소개를 했고 상대들과도 간단히 통성명했다.
영국, 정확히는 잉글랜드 런던에서 왔댄다.

그녀와 친구3은 원래 알던 친구이고,


나머지 두 명은 오늘 카오산에서 만난 사이랜다.

얘네들도 타지 와서 자기 나라 사람 보니 반가운 모양이다.


친구1(꽐라)이 계속 꼬인 발음으로 얘기하고,
얘네들은 때론 맞장구치면서 때론 부가설명을 하면서 서로 수다를 이어간다.
 

잠시 대화가 끊긴 사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의 이름은 제시.

 

나    : 태국에서 얼마나 여행할 계획이야?

 

제시 : 한달 좀 넘었어. 한 2주는 더 있을 거야.

 

나    : 헉? 그렇게 오래? 휴가가 꽤 긴가보네. (아니면 놀고먹는 금수저인가?)

 

제시 : 아니, 휴가가 아니야.

 

나    : 그럼?

 

제시 : (친구3을 가리키며) 저 친구랑 재작년에 호주에서 같이 1년을 일했어.

          그 돈으로 지금 1년 반 동안 동남아 여행중이야.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에서 몇 개월씩 있었어.

          사실 태국도 두 번째 온거야. 다음에는 다시 라오스로 갈거야.

 

나     : 우와.. 부럽다... 난 2주 여행도 아주 힘들게 왔는데.

 

제시 : 그냥 즐기는거지 뭐. 난 회사 같은 곳에 매여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나    : 그렇구나. 나도 너만큼 용기 있었으면 좋겠다 야.

 


뭐 이런 얘기들을 이어갈 때 쯤,
맞은 편에 앉아 있던 헐벗은 백마 3명이 우리 테이블 쪽으로 말을 걸었다.

걔네들 알고 보니,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왔댄다.
어쩐지 발음이 좀 다르더라니.


같은 영국인들 만났다고 또 한바탕 수다가 이어진다.
맥도날드 안의 많은 남자들은 여전히 힐끗거린다.

 


한 5분 정도 지났나??
헐벗은 백마 3명이 나갔다.


그러자 친구1(꽐라)가 뒷담화를 시작한다.
스코틀랜드 애들 발음이랑 억양 진짜 이상하다고.
나머지 맞장구친다.

 

얘네들도 지역감정 심하구나.
하긴, 브레이브 하트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니까 뭐.

 

 

image.png.jpg

 

이 시점에, 나에게 두 번째 운이 왔다.

헐벗은 세 명이 나가자,


내 쪽에서는 그 테이블에 가려서 잘 안보였단 카레 한 명이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키가 크다. 나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다.
어깨도 떡 벌어졌고, 근육도 나와 비교 안되게 튼실하다.

 

 

카레 :  나 여기 앉아도 되? 아까부터 봤는데 너희들(백마들) 맘에 든다.

그녀들 : 괜찮아요. 우리끼리 좋아요.

 

카레 : 아니, 그러지 말고 같이 얘기나 좀 하자구.

카레가 몸을 옆으로 비틀어 의자 사이로 억지로 들어오려고 한다.

 

그 순간 내가 일어섰다.

뭐 어쩌겠다는 게 아니라 억지로 끼어드는 걸 막으려고 엉거주춤 반 정도 일어선거다.

 


카레와 얼굴이 가까워지자 술 냄새가 확 풍긴다.

이런 젠장... 시비 나면 곤란한데...

 

 

나    : 우린 괜찮으니까 내버려 둬

카레 : 처음부터 봤는데, 너는 얘네들이랑 상관없잖아?

 

뭐야?? 처음부터 쭉 보고 있었던거야?? 아.. 골치아프네...

근데 그 순간 내가 어디서 깡다구가 났는지

허리를 꼿꼿이 펴고 턱을 들고 짐짓 큰 소리로 말했다.


나 : 처음부터 봤다고? 그럼 여긴 내 테이블인 거 너도 알겠네.
     나도 이 아가씨들도 불편하니까 그만 가 줄래?


맥도날드 내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본다.

카레가 그제서야 슬며시 밖으로 나간다..

 

 

 

 

image.png.jpg


휴... 십년 감수...

 

 

백마들 : 이야.. 고맙다 꽉꽉아. 카레들 매너 없는 거 너무 싫어.

             귀찮을 뻔 했는데, 너 아주 남자구나.

             쿵후나 가라데 같은 거 배운거야?

나       : 아니 뭐... 버릇 없는 사람 보니까 나도 화나서 그랬어. 신경쓰지 말자.

 

한 바탕 작은 소동이 지나고 그렇게 다시 얘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그녀(제시)가 이전과 달라졌다.
테이블 아래에서 자기 손으로 내 허벅지를 쓰다듬는다.
그녀의 반바지로 드러난 맨살이 나의 다리에 닿는다.
계속 밀착시키고 문지르는 걸 보면 우연이나 실수가 아니다.


하지만....

난 부끄러웠다.
정확히 말하면 당황스러웠다.
아무것도 못하고 이 상황이 뭔지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멍청히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시간들이 지나고,
테이블 위의 케찹이 마르고 감자튀김도 진작에 다 먹었다.

합석한지 어느 덧 한시간이 넘었다.

 

그녀들끼리 숙소 위치를 물어본다.
꽐라와 뚱녀는 그만 숙소로 갈거랜다.
제시와 친구3(리더)도 숙소도 갈거라고 한다.

 

 

파장 분위기.
그녀들이 인사하고 맥도날드를 나간다.

 

 

그럼 그렇지. 내 주제에 백마는 무슨. ㅎㅎㅎㅎ

 

 

 

나는 혼자 남아 애꿎은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다 곧 일어섰다.

 

 

image.png.jpg

 

이미 두 시를 훌쩍 넘긴 카오산 거리.
휘적휘적 카오산 거리를 가로질러 걷는다.
길막하고 춤을 추는 군상들은 여전하다.

Chang 한 병을 사들고는 그 대열에 합류해서 몸을 흔들어보지만,

 

 

허전하다.

 

 

그리고, 허전하다.

 

 

 

맥주를 반병이나 비웠을까?
긴 비행시간 때문인지, 틀딱의 체력이 받쳐주질 않는다.
왔던길을 반대로 돌아서 숙소로 향해 걸었다.

 

 

 


톡톡.


누군가 어깨를 두드린다.

 

 

제시와 그녀의 친구3이다.


나    : @.@ 어?? 숙소로 간다더니??
제시 : 맥주 한 병 더하고 가는 길이야. 넌 어디가?
나    : 어?? 어... 나도 맥주 마시고 춤췄어 ㅎㅎㅎㅎ

 

 

 

 

용기가 생겼다.

하늘이 주신 마지막 기회다.

 

 

나   : 제시, 나랑 맥주 한 병 더 할래??

 


제시가 친구를 슬쩍 본다.

 


친구3 : 난 피곤해. 그만 들어갈래. 넌 더 있다 올거야?


고마운 년. 복 받아라.

 

 

 


둘만 남았다.

나    : 여기서 내 숙소 가까워. 길거리는 더운데 시원한 바람 쐬면서 맥주 마시자.
제시 : 그래 그럼.


오... 쏘 쿨~~

 

 


숙소로 오는 길 내내 제시는 이것저것 수다를 떤다.
그런데 내 머릿속은 오직 여인숙 같은 내 숙소다.


아.... 왜 좀 더 좋은 곳을 잡지 않았을까...
태거지도 아닌데, 이런 기회 올 줄 모르고 잠만 잘거라고 이런 거지굴을 잡았을까...

 

 

숙소 앞 편의점에서 쥬스랑 물을 사서 숙소로 갔다.
제시가 맥주는 더 이상 싫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의 내 숙소로 들어왔다.

제시는 한 바퀴 스윽 둘러보더니 한 마디 한다.

 

 


'Cozy’


방이 맘에 안든다는 걸 애둘러서 표현하는구나.

 

뭐 어때.

 


둘 다 간단히 샤워를 한다.
더 이상 대화가 이젠 필요없다.

 

 


영업용이 아닌 백마와 첫경험이다.

씨컵의 큰 가슴도 아니고, 푸잉처럼 좁보도 아니다.
야동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좋다.

블로잡을 충분히 길게 해주는 정성이 좋고,
눈을 맞추며 서로를 느끼는 것이 좋았다.


격정의 시간이 지나고 조용히 눕는다.


아주 달디 단 잠을 잤다.

 

 

제시는 아침에 일어나서 마치 자기 집인양 샤워하고는
간단한 인사를 뒤로 하고는 돌아갔다.
이상의 연락처를 주고 받지도 않았다.

 

꿈인 듯 아닌 듯한 방타이의 첫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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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의 관심 덕분에 글 쓰는 브로들이 더 많은 남자의 여행기를 작성할 수 있어. 댓글로 브로의 관심을 표현해줘.

많은 댓글 = 더 많은 후기~💙
1등 방타이d3 20.11.12. 21:40

카레접근은 물리쳐라..는 교훈

3등 브르릉 20.11.12. 21:40

밤일을 좀더 디테일하게.. 에잇 비추

쿠쿠다스 20.11.12. 21:40

님아 영어 잘하시네여 저정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면

ㅇㅇ 20.11.12. 21:40

일단 영어가 되어야 기회가 온다는 거네

ㅋㅋㅋ 20.11.12. 21:41

어투 보면 모르냐 색상 강조 까지 문과충아 인터넷소설 연재를 해 여기와서 늑대의 유혹 후속판 백마의 유혹 쓰지말고

익명_헌팅하는늑대 21.12.29. 21:26

형 글씨 폰트가 왜그래?ㅠ 너무 가독성이 안되고 눈도 침침해서 잘 보이지도 않어 ㅠㅠ 폰트 바꿔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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