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기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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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56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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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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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서 나와 두 아가씨들을 데리고 어디가서 저녁식사를 할지에 대해 얘길 했다.  

 

전날 만난 남정네 둘, 곧 퇴근할 허영지녀와도 함께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한 상태라 우리가 식당을 정하고 통보해 주기로 했는데 어딜갈지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남자들만 있었다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을텐데 얘네들은 뭐가 중구난방이었다.  여기도 맛있겠다 저기도 맛있겠다 맥주 마시고 싶다 소주 마시고 싶다 등등..

 

옆에서 지켜보는데 어이가 없더라.  몇개 식당을 추려서 그중에서 식당 하나를 고르면 금방 결정할수 있을텐데

 

주구장창 지네 먹고 싶은 음식들, 인터넷에서 본 식당들을 나열하며 수다만 떨어댔다.  이건 뭐 저녁식사할 식당을 의논하는건지 아는식당, 먹고싶은 음식 말하기 대회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이러다간 길한복판에 서서 밤새도록 수다만 떨것같아 결국 내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했다.  핸드폰을 꺼내 내가 만든 맛집리스트를 보여주며 몇군데 추천을 했다.  

 

여긴 고기집인데 한국식당중엔 호치민에서 여기가 젤 낫다고 하더라, 여긴 바베큐집인데 지난번에 회사에서 가보니 괜찮더라, 여긴 길거리 음식 파는 노점들이 몰려있는 동네인데 베트남애들이 많이 간다고 하더라 등등..

 

나름 평소 가보고 싶었던 엄선된 맛집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니 점점 후보군이 추스려졌고 결국 바베큐를 먹을지 한식당을 갈지를 두고 양자택일을 하면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고메즈녀는 지난번 나짱에서 설연휴로 문을 닫아 허탕쳤던 바베큐가 먹고 싶었는지 바베큐를 먹자고 했고 정은지녀는 장기간의 여행으로 한동안 접하지 못했던 한식이 먹고 싶은지 한식당에 가자고 했다.  

 

두여자의 의견이 갈리다보니 의도치 않게 내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었는데 난 가깝다는 이유를 대며 바베큐집을 가자고 했고 그렇게 우린 택시를 잡아타곤 바베큐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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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우리가 간 식당은 꽌웃웃이라는 이름의 미국식 바베큐 전문점이었는데 출장나온 초기에 회사 회식겸 한번 가본적이 있던 곳이었다.  

 

꽌웃웃에서 ‘꽌’은 캐주얼한 분위기의 작은 식당을 뜻하는 베트남어고 ‘웃웃’은 돼지가 꿀꿀대는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라 한국인들 사이에선 흔히 꿀꿀이 식당으로 통하는 곳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호치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같은 의미로 이식당을 Oink Oink Restaurant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종종 볼수 있었는데 별칭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게 없어 신기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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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미국인, 호주인, 프랑스인 이렇게 세명이서 함께 만든 식당인데 Bia Craft라는 수제맥주 양조장도 운영하고 있고 1군과 빈탄군에 총 두개의 식당을 운영할 정도로 당시엔 외국인이 오픈한 식당들 중엔 가장 잘 나가는 곳이었다.

 

난 가깝다는 이유로 두개의 지점중 빈탄군 지점을 갔는데 두개 지점 모두 가본 입장에서 1군 지점보다는 빈탄군 지점이 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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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잘되는 곳이라 두군데 모두 손님들로 북적댔지만 빈탄군 지점이 가게도 비교적 널널하고 널찍해서 식사를 하기에는 더 쾌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도 식당에 도착해보니 가게안은 손님들로 만원이었고 몇분간 대기를 하다가 뒤늦게 찾아온 신동엽남, 이승환남, 허영지녀와 합류한뒤에야 겨우 자리를 잡을수 있었다.

 

우린 2층에 자리를 잡았는데 1층 좌석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곳이라 비교적 배정된 자리가 맘에 들었다.  

 

가게 한쪽에선 열나게 바베큐를 굽고 있었고 각종 직장회식, 친구들과의 모임등으로 온것으로 보이는 무리들이 좌석을 한가득 채운채 시끌벅적하게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주문한 음식들을 기다리며 이런저런 얘길 주고받는데 난 어제저녁 맥주마실때 잠깐본 애들이라서 약간 어색했는데 고메즈녀는 그래도 하루종일 정은지녀와 붙어다녀서 그런지 딴애들과도 어색함없이 잘 어울렸다.

 

그렇게 난 애들 노는걸 구경했다.  남자애들 둘이 구찌터널 다녀온 얘기, 고메즈녀와 정은지녀가 네일샵, 미용실 등등을 다녀온 얘기도 들었다.

 

그러다 그중에서 직장인이라곤 나와 허영지녀밖에 없는 상황이라 둘이서 회사생활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요새 취업이 힘들다보니 인턴들도 고충이 참 많더라.  

 

인턴후 현지채용의 가능성을 꿈꾸며 일했는데 회사 상황이 어려워져서 평가가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약만료후 한국으로 돌아간 애들 얘기,

 

인턴으로 일하려고 호치민에 왔는데 알고보니 사무실이 호치민 외곽 공단이라 시골에 처박혀 있다는 애들 얘기, 애당초 얘기가 됐던 인턴 근무조건과 맞지않게 임금을 낮춰서 지불하거나 떼먹는 악덕기업 얘기 등등..

 

그래도 허영지녀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사무실도 호시민 시내 1군 한복판이고 처우도 큰불만이 없을정도로 괜찮다고 했는데 다만 인턴후 현지채용 혹은 정규직 전환 가능성은 아예 없어서 그냥 경력쌓는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했다.

 

얘기를 듣다보니 요새애들 진짜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허영지녀만해도 캐나다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중국 교환학생도 다녀와 영어도 꽤 수준급에 중국어까지 할줄 알던데

 

그정도 스펙은 정말 요새 널리고 널렸는지 졸업후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호치민에서 인턴하는동안 베트남어 배워서 베트남어 능력시험도 볼거라고 하던데 옆에서 보기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영지녀는 인턴으로서는 비교적 괜찮은 근무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일하는데 고충이 많아보였는데 나도 사회생활 초창기에 겪었던 것들이 많아 옛날 생각도 나는게 공감이 많이 되었다.  

 

얘네 회사에 한국인이라곤 허영지녀를 제외하곤 두명밖에 없는데 한명은 출장나가 있고 나머지 한명도 외근인 경우가 많아 차근차근 일을 배우기가 힘든 환경처럼 보였다.  

 

일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으니 아는것도 없어 전화만 오면 가슴이 콩닥거리며 뛰어서 하루하루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베트남 사람들의 전화야 베트남 직원들이 처리하면 되지만 한국 본사 전화나 해외고객들 전화는 자기가 처리해야하는데 아는게 없는건 둘째치고 고객들이 하는말을 알아듣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가끔은 화장실 가는척 도망가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러다 간혹 한국인 상사가 전화와서는 업무지시를 내리는데 온갖 알아듣지 못하는 회사용어들이 많아 그역시도 뭔말인지 파악하는게 제일 힘들다고 했고..  덕분에 인턴일 하면서 실무능력은 하나도 안늘고 눈치만 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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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사회생활 새내기 하소연을 듣던 와중에 주문했던 음식들이 나왔고 맥주까지 곁들여 식사를 했다.  

 

여기는 바베큐 전문점답게 폭립이 유명한 곳이라 폭립을 시켰는데 립이라는건 손으로 잡고 뜯어가며 먹어야 제맛이 사는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꼴에 남녀가 뒤섞여 있다고 서로 눈치를 보며 내숭을 떠는건지 포크랑 나이프들고 깨작깨작댔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좀 가소롭더라.

 

내숭 그만떨고 손으로 잡고 뜯으라고 한마디 할까하다가 걍 입을 다물고선 혼자 신나게 손으로 잡곤 립을 뜯었는데 깨작깨작대던 애들도 어지간히 답답했던지 하나둘씩 나를 따라 손으로 잡고 뼈에 붙은 고기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  

 

다들 배가 고팠었는지 한동안 말도 안하고 허겁지겁 먹어치우기 급급했는데 어느정도 급한 허기가 해소되자 다시 여유를 갖고 대화도 하면서 저녁식사를 이어갔다.

 

그러다 예기치 못한 약간의 소란이 발생했다.  갑자기 왠 여자비명소리와 싸우는 소리가 가게밖에서 들렸는데 가게점원이나 식사를 하던 손님들도 창가쪽으로 몰려가 뭔일인가 지켜보기 시작했다.  

 

우린 처음엔 상황파악이 안돼 뻥하니 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었는데 곧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우리도 창가쪽으로 다가가 무슨일이 벌어진건지 살폈다.

 

검은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베트남 여자하나가 오토바이 헬멧을 눌러쓴 베트남 남자한테 봉변을 당하고 있었는데 쉽사리 무슨일인지 파악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여자는 대충 20대 초중반정도로 보였고 남자는 20대 중후반정도로 보였는데 남자가 화가 단단히 났는지 여자손을 거칠게 붙들곤

 

앞에 있던 자신의 오토바이에 여자를 강제로 태우려고 했고 여자는 필사적으로 오토바이에 안타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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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어지간히 빡이 돌았는지 뭐라뭐라 베트남어로 큰 소리를 여자에게 지르기도 했고 순간순간 화를 참지못할땐 여자의 머리채를 낚어채 끌고가기도 했는데 누구하나 말리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었다.

 

같이 보던 고메즈녀와 한국여자애들은 연신 어떡해 어떡해를 외치며 보고 있었고 가게안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도 하나둘씩 창가쪽으로 몰려나와 구경을 하는 상황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는 계속해서 여자를 윽박질렀다.  

 

그러다 또 열이받으면 머리채를 잡아 끌기도 하고 머리통을 쥐어박기도 하고 싸대기도 날렸다.  이런걸 가관이라고 해야할지 장관이라고 해야할지 애매하지만 남자가 대단하더라.

 

가게 안쪽 자리에 있어 우리보다 늦게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한 한국관광객 한명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무슨일이냐고 묻기도 하던데 우리로서도 딱히 알수없는 상황이라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남자는 한동안 여자를 윽박지르며 몇차레 싸대기를 날리더니 기어코 여자를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우는데 성공했고 그렇게 오토바이를 몰아 홀연히 사라지며 모든 상황은 종료가 되었다.  

 

와..  남자ㅅㄲ 진짜 상남자더라.  시내한복판에서 여자를 저러고 줘패는거 진짜 십여년만에 처음본거 같은데 진짜 후덜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모두 종료되고 나니 창가에 몰려 구경하던 손님들도 하나둘씩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는데 궁금증이 안가시더라.

 

베트남인 손님들은 가게 점원을 붙잡곤 뭐라뭐라 대화를 나누며 상황파악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정확히 알아들을수가 없어 우리로서는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이 없었다.

 

난 뭔일인지 너무나 궁금해 옆에 있던 점원을 붙잡곤 자초지종을 물었는데 분명히 사건의 경위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겠다는 말만하곤 자리를 피하더라.  

 

어떻게 보면 베트남의 안좋은 면을 외국인에게 보인것 같아 말을 피하는것처럼 보였는데 모르겠다는 넘을 붙잡곤 고문을 할수도 없는 노릇이라 궁금해서 미치겠더라.

 

그래서 옆테이블 베트남애들한테 다가가 자초지종을 캐물었는데 역시나 얘네들도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는 입을 싹 닦았다.  

 

분명히 아까 점원이랑 사건경과에 대해 얘길 주고받는걸 내가 들었는데도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어색한 미소를 띄며 더이상의 질문을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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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겠더라.  무슨일인지 궁금해서 돌것만 같았다.  그래도 우리에게 사건경과를 알아낼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라 결국 자리에 둘러앉아 각자의 상상력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의 토의끝에 대충 두가지 가능성으로 좁혀졌는데..

 

1. 남자가 아내의 바람피는 현장을 목격하곤 집으로 끌고갔다.

2.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데 여자가 남자를 거부하자 강제로 줘패서 끌고 갔다.

 

이렇게 두가지 가능성을 떠올렸음에도 두가지 가능성 모두 헛점들이 많아 꼭 어느 하나가 맞다고 장담을 하기가 힘들더라.

 

1번의 경우라면 여자가 상간남과 함께 있는 현장을 아재가 덮쳤을텐데 아까본 상황에선 어디에서도 상간남의 존재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게 가장 큰 논리적 허점이었다.  

 

논리적 허점은 2번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2번의 경우가 맞다면 그건 성폭행이라는 얘긴데 베트남이 아무리 후진국이어도 공권력이 센 나라인데 시내 한복판에서 저러고 당당하게 여자를 줘패고 성폭행하려 끌고 간다고 믿기가 힘들었다.

 

어찌됐건 우리에겐 주어진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고 대화는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그렇게 계속 겉돌기만 했다.

 

한창 그러고 의미없는 얘길하며 맥주를 마시는 와중에 나와 고메즈녀의 맞은편쪽에 앉아있던 남자애들의 눈이 뭔가에 홀린듯 그 무언가를 따라 움직이는게 느껴졌다.  

 

나와 고메즈녀는 물론이고 고메즈녀의 옆에 앉아 있던 정은지녀까지 무의식적으로 남자애들을 얼빠지게 만든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확인하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뒤를 돌아보자마자 어찌된 영문인지 알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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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애들을 순간적으로 얼빠지게 만든것은 이제 막 우리 뒤쪽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베트남 아가씨들이었는데 외모도 꽤나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가슴이 푹파인 홀복까지 갖춰입어 남자애들의 혼을 빼놓기 충분해보이는 모습이었다.

 

난 충분히 남자애들의 심정을 이해할수 있었지만 여자애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는지 내 옆쪽에 앉아 있던 고메즈녀와 정은지녀는 물론이고 맞은편에 앉아 있던 허영지녀까지 합세해 어제처럼 남자애들을 놀리기 시작했다.

 

“니들도 꼴에 남자라고 지금 쟤네들 그러고 바보같이 쳐다본거야?”

“왜 어제처럼 가서 헌팅이라도 한번 해보게?” 등등..

 

남자애들은 지들이 얼빠진 짓을 했다는걸 뒤늦게서야 깨달았는지 잠시동안은 약간 쪽팔려하는 눈치였는데 곧 될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는지 아주 당당하게 누나들의 놀림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아! 누나 솔직히 저러고 다니면 자기 봐달란 얘긴데 우리라도 봐줘야지요”

“봐봐요! 솔직히 예쁘잖아요” 등등..

 

나로서는 남자애들의 얼빠진 행동이 백퍼센트 이해가 되었고 원인을 제공한 여자애들이 내 뒤쪽에 앉아 있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라

 

관심이 없는듯 눈치봐가며 고개를 돌려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여자애들은 남자애들의 당당함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곧이어 남자애들을 충동질하기 시작했다.

 

“야! 니네 그렇게 마음에 들면 어제처럼 가서 헌팅이라도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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