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기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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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72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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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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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녀가 보낸 페북친구요청에 함께아는 친구 목록을 펼쳐보자 낯익은 사람들이 쫘악 펼쳐졌다.  네명 전부다 내가 아는 베트남 지인들 중 나짱에 있는 얘들이었는데 그중에는 얼마전에 나짱에 가서 만났던 신또남과 전여친도 있더라.

 

딴사람들은 다 그러려니 했는데 전여친이 있는게 걸렸다.  문신녀가 전여친을 어떻게 알지 이런생각도 들었고..

 

내 옆에 앉아 한창 핸드폰을 만지작대는 문신녀에게 직접 물어볼까 하다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것 같아 일단 문신녀의 페북에 들어가 이것저것 살폈다.

 

이것저것 뒤져보자 금방 이유를 알겠더라.  알고보니 문신녀가 나짱 바로 옆에 있는 도시인 깜란 출신인데 그래서 나짱에 있는 내 지인들을 아는거 같았다.  

 

당황스러웠다. 상황을 보아하니 문신녀는 전여친의 아는 동생 정도 되는것 같던데 이러고 가라오케에서 파트너로 만나 이차 델고 나간다는게 영 찜찜했다.

 

잠시 자리에 앉아 놀란 가슴을 가라앉힌뒤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아 씨바 아까 그냥 왕가슴녀나 초이스할걸!’ 이런 생각도 들었고 지금이라도 파트너를 바꿀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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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문신녀가 내 전여친을 아는게 아무 문제가 안되겠더라. 딱보아하니 문신녀도 돈벌려고 호치민에 와서 업소에서 일하는거 같던데

 

지친구들한테 술집에서 일한다고 말했을리도 없고 나랑 떡친다고 고향에 돌아가 전여친에게 떠벌일 일도 없겠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뭐 전여친한테 떠벌려도 상관없고..

 

그제서야 안심이 되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슬쩍 옆을 보니 문신녀는 정신없이 내 페북을 구경하고 있던데 전여친의 아는 동생과 오늘밤 떡친다는게 묘하게 흥분이 되더라.  처제랑 하는 느낌? 뭐 이런거?

 

난 잠시 뜸을 들이다 문신녀에게 내 핸드폰을 들이밀며 함께아는 친구 목록을 보여줬다.  문신녀가 깜짝 놀라서 너가 얘네들 어떻게 아냐고 물어보더라. 난 바로 알려줄까하다가 일단 상황파악부터 먼저해야할것 같아 넌 얘네들을 어떻게 아냐고 되물어 보았다.

 

대충 들어보니 문신녀는 나짱에 있는 내지인들과 그렇게 친한사이는 아닌거 같았고 한다리 건너 아는 사람정도 되는것 같아보였다.  뭐 그정도 사이면 거리낄게 없겠다 싶어 나도 솔직하게 문신녀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내가 몇년전에 여행하다가 나짱에 3개월정도 살았었는데 애네들은 그때 운동하다 만나서 친해졌던 애들이고 이 여자애는 당시 사귀었던 내 전여친이고, 이여자애는 전여친 친구고 등등..

 

손짓발짓해가며 더듬발더듬발해가며 짧은 베트남어로 한참동안 설명하니 대충 알아듣는거 같더라.  그러다 문신녀가 잠시 뭐라뭐라 혼잣말로 중얼중얼대더니 내전여친을 가리키면서 얘가 예전에 한국남자랑 사귀었는데 그게 너냐고 묻더라.

 

동네가 작아서 그런가 한국남자랑 사귀었더는게 별로 친하지도 않은 얘가 알정도로 소문이 돌았다는 것도 신기했고 그게 벌써 몇년전 일인데 그걸 용케 기억하고 있는 문신녀도 신기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한번 나짱이 진짜 좁은 동네같아 섬찟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문신녀는 무슨 타지에서 고향사람 만난듯 아까보다 날 친근하게 대하던데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햇갈렸다.

 

옆에서 구경하던 중국성괴녀와 볼빵녀도 신기해 했는데 문신녀가 보여준 내 전여친 사진을 보더니 지들끼리 쑥덕쑥덕대더라.

 

예의상하는 말인지 얘들이 전여친 예쁘다고 했는데 내가 과장해서 전여친 별로 안 예쁘고 니들이 훨씬 예쁘다고 하자 자지러지며 좋아라 하더라.  그러더니 또 지들끼리 이ㅅㄲ 플레이보이 같다고 수근거렸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컨셉이 플레이보이로 잡혔던데 그게 나름 편한 구석이 많더라.  괜히 엉하게 차도남이나 착한 교회오빠 컨셉이라도 했었다면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내숭떠느라 바빴을텐데 아예 초장부터 인간쓰레기 플레이보이남으로 컨셉을 잡으니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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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른쪽에 앉아있던 문신녀에게 슬쩍 어깨동무를 하며 오늘 내 여친하라고 협박을 했다.  

 

문신녀는 장난인걸 아는지 실실쪼개더니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싫다고 했는데 내가 헤드락을 걸자 발광을 해댔다.  몇초뒤 난 헤드락을 풀어주며 다시 내 여친할것을 종용했는데 헤드락이 무섭긴 무서웠던지 고갤 끄덕이며 알겠다고 하더라.

 

만족할만한 대답을 들은 난 문신녀를 번쩍 들어 무릎에 앉힌뒤 키스를 해달라고 졸랐다.  

 

문신녀는 그새 간뗑이가 부었는지 또다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안된다고 했는데 난 문신녀의 이런 대답을 이미 예상하고 있던터라 씨익 미소를 날리며 문신녀의 허리를 휘감고 있던 손에 힘을줘 문신녀의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문신녀가 자지러 지더라. 나도 굉장히 간지럼을 많이 타는 편인데 문신녀도 만만치않게 간지럼을 타는지 옆구리를 살짝만 건드려도 아주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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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손짓에 몇초간 발광을 해대던 문신녀가 결국 내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고 알았다고 했는데 내가 입술을 내밀며 키스를 종용하자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쪼옥하고 뽀뽀를 해줬다.  

 

예전에 장서희녀 처음 만날때도 지금이랑 비슷하게 뽀뽀를 받았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난 장서희녀때처럼 다시 문신녀에게 졸랐다. 10초동안 키스를 해야한다고..

 

처음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안된다고 하던 문신녀도 간지럼이 무섭긴 무서웠던지 결국 다시 키스를 했는데 눈을 뜬채 입술만 마주대고선 손가락으로 지가 초를 세더라. 

 

흐리멍텅한 눈빛땜에 강렬했던 첫인상이었지만 문신녀도 생각보다 귀여운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초간의 입술맞댐을 마친 문신녀는 나의 간지럼이 무섭긴 무섭웠던지 뜬금없이 화제를 돌렸다.  밑도끝도없이 갑자기 노래를 부르자고 했다.

 

내 반응이 뜨뜻 미지근하자 옆에 있던 볼빵녀에게 노래방책자를 달라고해서는 나에게 들이밀더니 나보고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다.

 

난 노래엔 아무런 재능도 없고 취미도 없어서 노래 못한다고 했는데 문신녀는 또다시 내가 자길 괴롭히는게 무서웠는지 그럼 자기가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곤 허겁지겁 선곡을 하더라.  

 

그렇게 문신녀는 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테이블앞으로 나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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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녀가 부른 노래는 박효신의 '눈의꽃'였는데 얘가 의외로 노래를 꽤 잘하더라.  목소리가 엥엥대는게 있어 살짝 거슬렸지만 문신녀의 노래실력은 상상이상으로 괜찮았다.

 

노래를 부르던 문신녀는 중간에 손짓을 하며 날 앞으로 불렀는데 난 일어서서 앞으로 나가다가 옆에 있던 중국성괴녀의 손을 잡고 함께 나갔다.

 

그렇게 테이블 앞으로 나간 난 영문도 모른채 내손에 붙들려 나온 중국성괴녀를 품에 안고 블루스를 췄다.  내 파트너인 문신녀는 ‘눈의꽃’를 부르고 난 지사장 파트너인 중국성괴녀를 끌어안고 그앞에서 블루스를 추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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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추면서도 가관이라는 생각이 언듯 들었다.

 

노래를 부르던 문신녀는 어이없다는듯 날 쳐다보던데 난 이왕 인간쓰레기 플레이보이남으로 컨셉을 잡은거 확실하게 역할에 몰두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중국성괴녀의 허리에 감고있던 두손을 내려 아예 중국성괴녀의 엉덩이에 위에 올렸다.  

 

내 갑작스런 행동에 중국성괴녀가 놀랬는지 지 엉덩이 위에 있던 내손을 붙잡아 위로 올리던데 난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중국성괴녀의 엉덩이위에 두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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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중국성괴녀와 여러차례 티격태격댔다.  중국성괴녀는 내손을 잡아 허리쪽으로 올리고 난 다시 중국성괴녀 엉덩이 위로 내리고..

 

결국 중국성괴녀도 지쳤는지 내가 지 엉덩이를 만지건 말건 가만히 있었는데 분했는지 내귀에 대곤 한소리 하더라.  너 진짜 플레이보이라고..

 

난 열받긴 커녕 오히려 잘됐다 싶더라.  이왕 이렇게된거 제대로 쓰레기 짓이나 하자 싶었다.  품에 안긴 중국성괴녀의 귀에 대고선 내일은 니가 내 여친하라고 했다.  

 

기다렸다는듯이 중국성괴녀가 따지고 들더라. 니 여친 문신녀가 하기로 한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문신녀는 오늘만 내 여친이고 내일부터는 니가 내 여친하라고 했다.

 

중국성괴녀는 좀전에 봤던 내 간지럼이 무서웠던지 아니면 장난이라고 생각했는지 예상보다 쉽게 그러겠노라 고갤 끄덕였는데 바로 그럼 내일 뭐할거냐고 묻더라.  난 거기까진 생각을 안해놔서 당황스러웠는데 곧 떠오르는 말이 있어 바로 말을 내뱉었다.

 

“디앙쩨!!”

 

이건 베트남말이고 ‘디: 가다’, ‘앙: 먹다’, ‘쩨: 베트남식 디저트’ 이렇게 3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인데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있는 말이다.  

 

첫번째 뜻은 직역한대로 쩨먹으러 가자는 말이고, 두번째 뜻은 ‘ㅅㅅ하자’는 뜻인데 실제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널리쓰는 신조어 비스무리한 말이다.  

 

난 이걸 예전 나짱에서 같이 운동하던 베트남애들한테 배웠었는데 마침 그날 떠올라 바로 써먹었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라면먹고 갈래?’같은 느낌?

 

내가 제대로 써먹은게 맞는지 빵빵 터지더라.  하긴 어버버 떠듬떠듬 베트남어하던 외국인 입에서 갑자기 ‘라면먹고갈래?’같은 말이 튀어나오자 웃기긴 웃겼던지 중국성괴녀가 미친듯이 웃어댔다.  

 

한참 웃고도 너무 웃긴지 나랑 블루스추느라 내목에 감고 있던 손을 풀고선 옆에 있던 문신녀한테 가서는 미주알고주알 다 일러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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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ㅅㄲ가 나보고 디앙쩨랫~~!!! 으허어허엉~~!!!!”

 

소식을 들은 문신녀도 뒤집어져라 웃고 앉아 있던 볼빵녀와 유역비녀도 꺼이꺼이 웃었는데 내 예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더이상 블루스추며 쓰레기짓할 분위기도 아니라 난 본래 자리로 돌아와 앉았는데 여자애들이 내곁으로 물려와 하나하나 꼬치꼬치 캐묻더라.

 

나보고 ‘디앙쩨’가 무슨말인지 알고 하는말이냐고 캐물었다.  대충 상황을 보니 여자애들은 내가 정말 쩨먹으러 가자는 뜻으로  그말을 했다고 착각하는듯 보였는데 난 오히려 이런 오해가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암것도 모른척 표정을 가장한채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쩨먹으러 가자는 말만 반복했다.  얘네들이 순진한건지 아님 내 연기가 뛰어난건지 여자애들은 완전히 속아 넘어간듯 보였고 얼굴 한가듯 웃음을 머금은채 지들끼리 쑥덕대기 시작했다.

 

“거봐 이ㅅㄲ 뭔말인지 모른다니까? ㅋㅋㅋㅋㅋ” 등등..

 

내가 암것도 모른다는듯 디앙쩨만 반복하며 왜 웃는지 알려달라고 하자 여자애들은 지들끼리 또 쑥덕댔고 결국 ‘비멋!(비밀)’이라고 하더라.  

 

난 잘됐다 싶어 잔뜩 안달이 난듯 제발 좀 뭔 영문인지 알려달라고 여자애들을 졸랐고 여자애들은 ‘안알랴줌’을 난발하길 수차례 반복했다.

 

결국 난 잔뜩 약이 오른듯 옆에 있던 중국성괴녀를 붙잡아 내무릎위에 앉히곤 다시 ‘디앙쩨’를 연발했는데 중국성괴녀는 날 좀더 약올리고 싶었는지 두손으로 내볼을 붙잡곤 한마디씩 또박또박 내뱉더라.

 

엠.꽁.디.앙.쩨!!!(나 쩨먹으러 안갈건데!!!)

 

중국성괴녀는 날 약올리려는 욕망이 무척이나 컸던지 날 바라보는 두눈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옆에서 구경하던 문신녀를 비롯한 여자애들도 날 약올리는게 너무나 재밌는지 지들끼리 꺄르르대며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마 여자애들은 여기서 자기들이 조금만 더 약을 올리면 내가 약올라 미치고 팔짝 뛸줄 알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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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점 난 승리의 미소를 머금은채 한마디를 내뱉었고 수세에 몰린 상황을 완벽하게 뒤집었다.

 

“그러면 퍼즐이라고 맞출까?”

 

베트남 말중에 싸핀이라는 말이 있다.  이 또한 ‘디앙쩨’와 비슷하게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말인데 본래뜻은 퍼즐을 맞춘다는 뜻인데 그보다는 ㅅㅅ한다는 말로도 많이 쓰이는 말이고 우리나라말로 하면 ‘떡친다’와 거의 비슷하게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여튼 나의 이 한마디로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그동안은 암것도 모르는 날 여자애들이 골리는 분위기 였다면 이 한마디로 지들이 내손바닥 안에서 놀아났다는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였다.

 

“ㅆㅂ!!  이ㅅㄲ 다 알고 있었어!!!!  완전 반전이다. ㅆㅂ!!! 소~~~~~~름!!!”

 

대충 이런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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