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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46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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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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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안겨오는 느낌과 간지럽히는 느낌에 잠에서 깨었다.  한동안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라 어리버리대다가 서서히 정신을 차리며 나짱을 떠나는 날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어젯밤 클럽을 나와 호텔로 돌아온뒤 떠날 짐을 싸곤 고메즈녀와 ㅅㅅ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관계를 갖곤 잠이 들었던것 같았지만 언제잠들었는지 정확한 기억이 나지는 않았다.  

 

전날 서핑을 했던 영향인지 온몸이 찌뿌둥했고 2시간도 자지 못해 피곤함이 몰려와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그냥 좀 더 잘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내품에 안긴 고메즈녀가 준비해서 나갈 시간이 됐다고 얘길해 어쩔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며 샤워부스 바깥에서 머리를 세팅하던 고메즈녀와 얘길해보니 고메즈녀는 어젯밤 한숨도 안자고 밤을 꼴딱 샜다고 했다.  

 

오늘하기로 예약해둔 사진촬영 때문에 샤워도 하고, 화장도 하고, 입을 옷도 고르다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고 했는데 쟤가 저러다 쓰러지는게 아닐까 싶어 살짝 걱정이 되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보니 고메즈녀가 입을 옷을 꺼내놨던데 그냥 시키는대로 입으면 되는 간편함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혼자 산 시간이 20년 가까이돼 방만한 자유를 누리며 살았는데 갑작스레 이렇게 관리받는 느낌이 생각보다 귀찮지가 않아 스스로도 좀 의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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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지고 있던 옷들중에 밤새 고메즈녀가 나름 포멀한걸로 고른다고 골랐는지 검정색 슬랙스와 하얀색 셔츠를 꺼내 놓았던데 나도 즐겨입던 옷이라 군말않고 입었다.

 

옷을 챙겨입곤 욕실로 들어가 머리를 만지고 있는 고메즈녀의 옆에 서서 나도 머리를 세팅했는데 나중에 혹시라도 결혼해서 맞벌이하면 아침마다 이런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잠시했다.  

 

후다닥 머리세팅을 마치곤 물을 마시며 고메즈녀가 머리를 세팅하는걸 욕실문에 기대어 구경하는데 뭔가 고메즈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게 느껴졌다.  

 

평소 고메즈녀는 화장을 진하게 하는 편이었고 특히 눈화장을 살벌하게 했는데 오늘은 뭔가 여자여자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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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화장도 옅었고 볼과 입술에 핑크빛이 감도는게 귀욤귀욤해 보이려 심혈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도 굵은 컬이 지게 풀어 내렸고 하늘하늘한 화이트원피스까지 입어 청순한 느낌이 한층 더했다.

 

물론 난 청순한 모습보다는 야시시한 느낌을 백만배쯤 더 선호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취향을 그대로 얘기했다간 새벽부터 분란이 생길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속마음을 숨긴채 고메즈녀의 모습을 칭찬했다.  

 

와~ 너무 예쁘다.. 너 맨날 이렇게 다니면 좋겠다.. 입술색깔 너무 예쁘다.. 등등..

 

고메즈녀는 평소와 다른 자신의 모습에 살짝 쑥스러워했지만 그래도 기분만은 좋아보였다.  모든 준비를 마치곤 둘이 나란히 욕실에 서서 거울을 바라보는데 생각보다 나와 고메즈녀의 모습이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세밀한 느낌까지 말로 표현하긴 좀 쑥스럽다는 생각에 걍 아무말없이 고메즈녀를 안아줬는데 고메즈녀는 욕실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이 맘에 드는지 이리저리 셀카를 찍기도 했다.

 

시간에 맞춰 로비로 내려가보니 효종남 커플은 이미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얘네들도 우리못지 않게 꽃단장을 한 모습이었다.  

 

소이녀는 하늘하늘거리는 꽃무늬 원피스에 커다란 모자를 썼고, 효종남은 회색 슬랙스에 티셔츠를 걸쳤는데 나란히 서있는 둘의 모습이 제법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시간을 약간 지나 사진사와 조수아가씨가 도착을 했고 바로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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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는 서서히 해가 떠오르는 나짱해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지 바로 우릴 나짱해변으로 데리고 나가 촬영을 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우릴 힐끔거리고 쳐다봐 많이 쑥스러웠다.  

 

간혹 먼저 장가간 친구들이 결혼사진촬영 너무 힘들었다는 얘길 했었는데 이날 해보니 정말 사진촬영이라는게 만만치가 않은 일이더라.  

 

난 내 얼굴 근육이 내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걸 그날 처음 알았고 가만히 서있는게 이렇게 힘들 일이라는것도 처음 깨달았다.  멀찍이 떨어져서 나란히 걷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고, 서로 손을 마주 잡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해변 촬영만으로도 나와 효종남은 기절할것만 같았지만 촬영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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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짱대성당에서도 촬영을 했고, 담시장에서도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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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담시장에서는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고 우릴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아 사진을 찍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찌저찌 촬영을 했다.  

 

관심도 없는 과일을 들고 쇼핑하는 척을 하기도 했고 팔짱을 낀채 걷는 흉내도 냈다.  

 

힘든 가운데서도 한가지 내게 위안이 되었던건 효종남이었는데 효종남은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답게 나보다도 훨씬 바보같은 모습으로 촬영을 이어갔다.  

 

나도 내가 등신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효종남이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난 모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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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호텔로 돌아와 호텔 이곳저곳에서도 촬영을 했다.  로비, 복도, 엘리베이터, 수영장 등등.. 실실 비웃어가며 구경하는 중국관광객들 때문에 힘들고 쪽팔렸지만 낑낑대며 촬영을 끝까지 마쳤다.  

 

족히 천장은 될듯한 사진촬영을 마치고 나니 마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것처럼 몸이 축 늘어졌지만 우리에겐 느긋하게 앉아서 쉴 시간이 없었다.  

 

아침식사도 걸러 배가 무척 고팠지만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아 숨돌릴 틈도 없이 바로 지인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나섰다.

 

헬스장에 찾아가 신또남과 카페남에게 작별인사를 했고, 전여친 가게에도 찾아가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전여친 부부가 냉장고 마그네틱과 아오자이입은 베트남 아가씨 목각인형을 선물로 줬는데 선물뿐 아니라 이번에 전여친 부부 땜에 재밌게 놀았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여친 부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할때 고메즈녀와 전여친이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누는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하더라.  

 

뭔가 나를 둘러싼 두여인의 작별인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사후 오토바이를 반납하러 떠나는데 다음에 나짱에 올때 쯤이면 저둘이 셋이나 넷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오토바이 반납까지 모두 마친뒤 호텔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곤 바로 공항으로 떠났다.  원래는 호텔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라도 할 생각이었지만 지인들과 작별인사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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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짱을 떠났다.  5박6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즐거웠던 시간들이었고 그만큼 많은 추억들을 만들었던 여행이었다.  

 

호치민행 비행기에 탑승할때까진 워낙 시간이 부족해 허겁지겁 탑승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막상 탑승하고 이륙하니 지난 6일간의 추억들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는게 마음속 깊이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 나짱에 돌아올땐 나짱에 있던 지인들중 몇명이나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또 나짱에 올수는 있을까하는 근원적인 염려도 되었다.  

 

이륙해서 나짱 하늘을 날아 호치민으로 향하는데 바이다이 해변을 보니 생각보다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더라.  오토바이 타고 달랏까지 한번 가볼걸 그랬나? 퍼질러 낮잠자지말고 양바이 계곡에도 다녀올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절한듯 자다가 호치민에 도착했다.  난 당일 저녁 떠나는 효종남 커플을 호치민 시내에서 저녁까지 사먹이고 보낼 생각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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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남 커플이 약간 미안한지 공항에서 쉬면서 기다리다 바로 출국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잠시 티격태격했지만 결국 내뜻대로 함께 호치민 시내로 왔다.

 

날 제외하곤 다들 호치민에 왔던 경험이 없어 택시를 타고 시내로 오는 와중에도 아이들은 신기한듯 두리번대며 구경을 했다.  

 

특히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에 깜짝 놀랐는데, 나도 호치민에 처음왔을때 오토바이를 보고 놀랐던 경험이 있어 슬쩍 웃음이 나기도 했다.  

 

물론 인터넷 상으로 호치민에 오토바이가 많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었겠지만, 오토바이로 꽉찬 호치민의 거리풍경이라는건 사진이나 영상으론 절대 안느껴지는 뭔가가 있어 그런지 다들 어이없어 하는 눈치였다.

 

숙소에 도착해 짐들과 고메즈녀의 여권을 직원에게 맏겨 체크인해달라고 부탁한뒤, 바로 저녁식사를 하러 길을 나섰다.  

 

호치민 공항에 도착했을때 아이들은 다들 피곤에 쩔어 있었지만, 처음오는 곳에 대한 호기심이 피곤함을 눌렀는지 어느덧 아이들의 얼굴에선 생기가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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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저녁식사를 하러 간곳은 Huong Lai라는 베트남 식당이었는데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구경도 할겸 슬슬 걸어서 갔다.  

 

서점거리를 가로질러 중앙우체국 건물과 노트르담 성당을 슬쩍 본뒤 식당에 도착했는데 나름 걸어온 코스가 호치민 필수관광코스와 겹쳐져 걸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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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리가 저녁식사를 했던 Huong Lai라는 식당은 일본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네이버에 검색해봐도 상당히 많은 글이 나올 정도로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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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자리에 앉아 뭘시킬지 고민하다 종업원이 추천해주는대로 코스메뉴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평소 자극적인걸 좋아하는 입맛인 나를 제외하곤 다들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이 식당은 여자애들 취향인지 살짝 조도가 낮은 이곳 식당의 분위기를 고메즈녀와 소이녀는 많이 좋아하더라.

 

맛을 떠나 이식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종업원들이 다들 친절했고 영어실력이 제법 훌륭하다는 점이었다.  

 

식사를 하며 주변을 보니 공항에서 오는길에 미리 예약을 안했으면 저녁식사를 하기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석이었는데, 손님들의 대략 절반정도는 일본인들이었고, 한국인들과 중국인들도 제법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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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나와선 Nguyen Hue 거리에 잠시 들러 사진을 찍다가 효종남이 맥주나 한잔 더하자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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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근처에 있던 Pasteur Street Brewing Co.라는 곳에 갔다.  

 

생각보다 찾아가기 쉽지 않아 이리저리 해매다 겨우 탭룸을 찾아 들어갔는데 양조장 위주로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공간이 굉장히 좁았고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상태였다.

 

잠시 딴데를 가볼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유명한 곳인데 한번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바 구석탱이에 자리를 잡고 샘플러와 휘시앤포테이토를 시켜 맥주를 마셨는데

 

평소 맥주맛에 꽤나 관대한 입맛을 가진 나인데도 확실히 맥주별로 맛이 다르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독특한 향을 뽐내는 맥주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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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과일향이 나는 맥주도 있었고, 시큼한 맛이 나는 맥주, 커피향이 나는 맥주, 쓴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맥주 등등..

 

좌석이 불편해 오랜시간 앉아 술 마시긴 힘들어 보였지만 만약 호치민에 산다면 퇴근길에 들러 간단하게 햄버거에 맥주한잔 하기 딱 좋아 보이는 분위기였다.  

 

자칭 맥주에 까다로운 입맛을 가졌다는 효종남은 흑맥주를 한잔 더 시켜마셨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세명은 향긋한 과일향이 나는 맥주를 한잔씩 더 시켜 마셨는데, 왠지 여기 자주올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효종남 커플도 이곳이 맘에 드는지 딱 이틀만 호치민에서 더 놀다가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근해야하는 효종남 커플이 무척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렇게 효종남 커플은 택시를 타곤 공항으로 떠났다.  섭섭한 맘에 나중에 한국에 오면 꼭 한번 보자고 하던데 그간의 경험상 여행중 만났던 사람들과 한국에 돌아가서도 다시 인연을 이어갈 확률이 절반도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얘길하진 않았다.

 

며칠간 하루종일 들러붙어 놀던 애들이 떠나고 나니 나도 그렇고 고메즈녀도 그렇고 좀 섭섭하고 허전하더라.  

 

원래는 바로 숙소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뭔가 맘 한구석이 허전해 잠시 고메즈녀와 Nguyen Hue 거리에 나가 산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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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uyen Hue 거리는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종종 택시타고 지나다니다 보기는 했지만 직접 와본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거리에 전동보드를 탄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있었고,

 

반짝거리는 장난감을 하늘로 날리는 잡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뭔가 한국의 광화문 광장과 홍대거리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쌍쌍이 데이트 하는 커플들도 많았고 여기저기 공연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대충 거리를 한바퀴 돈뒤 피곤함이 느껴져 바로 숙소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고메즈녀가 블로그에서 본데라고 하며 저길 가보자고 했다.  

 

뭔가 했더니 나도 언젠가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아파트 카페였는데, 오래된 아파트안에 카페들이 다닥다닥 들어선 곳이었다.

 

무척 피곤했지만 어차피 다음날도 쉬는날이라는 생각에 아파트 카페에 가보았는데 이리저리 다니며 구경하다보니 카페만 있는곳은 아니고 바, 옷가게, 레스토랑, 카페 등이 한데 뒤섞여 있는 모습이었다.  

 

고메즈녀가 블로그에서 봤던 곳이라고 데려간 곳은 만석이라 이리저리 다니다 손님이 거의 없는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커피를 시켜 마셨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Nguyen Hue거리의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거리에선 아파트 카페를 향해 사진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저들이 찍는 사진속에 나와 고메즈녀의 모습도 개미처럼 조그맣게 나오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어 일어서서 크게 포즈를 취해주기도 했다.  

 

고메즈녀가 뜬금없는 내행동에 어이없다는듯이 쳐다보기도 했지만 그눈빛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다.

 

커피를 마시곤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지칠대로 지쳐 택시를 타고 돌아왔는데 짐을 찾아 방으로 돌아와보니 정말 집에 돌아온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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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즈녀는 전날 밤을 꼴딱 새서 거의 탈진한 상태라 짐은 다음날 정리하기로 하고 샤워를 했다.  고메즈녀가 먼저 샤워를 하고 나왔고 뒤이어 내가 샤워를 했는데, 나와보니 고메즈녀는 벌써 기절한듯 잠들어 있는 상태였다.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불속을 파고들며 고메즈녀를 괴롭혀보기도 했는데 정말 깊은 잠이 들었는지 고메즈녀는 꿈쩍도 안한채 쌕쌕거리는 소릴내며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잠자면서 내는 숨소리가 뭔가 우리조카 잘때내는 소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이상 괴롭히기가 힘들더라.

 

잠든 고메즈녀의 이불을 덮어주곤 거실로 나와 맥주 한잔을 더했는데 호치민을 떠날땐 분명 혼자였던 이 공간에 고메즈녀가 불쑥 들어온 것처럼 느껴져 뭔가 이질감이 들었다.  

 

쟤는 날 뭘 믿고 저리도 평화롭게 자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저 아가씨마저 떠나고 나면 많이 쓸쓸해질것 같다는 스스로에 대한 걱정도 되었다.

 

맥주를 마시며 밀린 일기를 적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불쑥 며칠째 연락이 끊긴 장서희녀 생각이 떠올랐다.  장서희녀의 페이스북을 확인해봐도 전날부터는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도 않았고 뭔가 살짝 걱정이 되었다.  

 

장서희녀는 내가 다음날 나짱에서 돌아오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장서희녀가 어디에 있을지가 궁금했다.  원래 얘기 듣기론 오늘쯤 돌아올거라고 했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 염려와 궁금증이 증폭되더라.

 

잠시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연락을 하는 장서희녀가 귀찮다고 느껴졌을때도 몇번 있었는데, 고작 며칠 연락이 끊기자 불안하고 살짝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고메즈녀가 있는 동안엔 연락을 자주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그냥 전날처럼 연락을 하지 말까도 생각했지만 술을 몇잔해서 그런지 결국 메세지를 보냈다.  

 

다음날 호치민으로 돌아갈거란 것과 호치민에 가면 저녁때 만나자는 내용을 보냈는데 평소와는 달리 시간이 흘러도 장서희녀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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