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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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45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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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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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클럽에 도착하니 전전날 안내해줬던 삐끼가 우릴 알아보고는 다가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새낀 직업의식을 발휘해 호구잡았다는 생각에 우릴 반겨줬던거겠지만 친근하게 맞아주는 삐끼의 모습이 그닥 싫지만은 않았다.

 

삐끼의 안내를 받아 아래로 내려가 클럽안으로 들어가보니 전전날의 기억이 슬슬 떠오르기 시작했다.  

 

성희롱을 일삼았던 바람잡이아재도 떠올랐고 우리가 앉았던 자리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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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날과 비교해 확실히 클럽안에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적었고 중간중간 빈자리도 보였지만 오히려 적당하게 붐비는 느낌이라 춤추며 놀기에는 더 쾌적한 환경인것 같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며 뭘 주문할지 고민하는데 딴애들은 마지막날이니 또 양주를 마시자고 했지만 킵해둔 위스키부터 마시자고 하며 맥주와 안주만 주문을 했다.  

 

얼마후 웨이터가 주문한 것들을 가지고 나왔는데 킵해둔 위스키를 보니 전전날 얼마나 마셨는지 반은커녕 1/3정도밖에 남아 있지가 않았다. 

 

DJ남은 일할 준비를 해야한다고 해서 어디론가로 가버렸고 남은 애들끼리 또다시 전전날처럼 맥주와 위스키를 따라 부어라 마셔라를 해대는데 시원한 맥주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오늘도 술이 받는 날이구나하는 느낌과 이러다 지난번처럼 ㅈ되는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며 다소나마 내 자제력에 경종을 울려주어 조심스레 술을 마셨다.  

 

고메즈녀는 내가 만취하는게 뭐가 그리좋은지 또다시 내옆에 찰싹 달라붙어 앉아 연신 술을 권했는데 음흉한 고메즈녀의 의도가 빤히 보여 순간적으로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술을 마시고 나면 안주를 집어 내입에 넣어주는 그 모습이 그닥 싫지만은 않았다.

 

여러차례 술잔을 기울이며 마셔대다보니 슬슬 술기운이 도는게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술기운에 나짱에서의 마지막밤이라는  아쉬움까지 더해지다보니 뭔가 서운하면서도 업이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보니 일하는 시간이 되었는지 DJ남이 나와 음악을 틀어대며 분위기를 띄웠다.  

 

효종남이 DJ남의 등장을 알아보곤 바로 나가서 춤을 추자고 부추기기 시작했는데 난 그닥 춤추고 싶은 맘은 없었지만 나때문에 좋은 분위기가 흐트러질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고메즈녀를 따라 나가 적당히 흔들어 주었다.

 

효종남과 고메즈녀는 언제나처럼 격하게 춤을 춰댔고, DJ여친까지 합류해 볼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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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남이 춤추는걸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나도 저렇게 따라 출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춤이란건 생각보다 그렇게 간단한게 아닌지 손발이 내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굳이 지난번처럼 동영상을 찍어 돌려보지 않아도 지금의 내모습이 찐따같다는건 자각하고 있었지만 한번 불붙은 흥을 주체하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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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나짱에서의 마지막밤을 보내는 우리에 대한 DJ남의 배려인지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강남스타일은 내가 예전 나짱에 체류할때 한창 인기상종가를 찍고 있었던 노래였는데 나짱에서의 마지막밤에 갑작스레 그노래가 흘러나오자 뭔가 아련하게 옛생각도 나는게 손발이 저절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불현듯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또다시 흑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데..  등등의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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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내몸에 달려있는 손발은 나의 것이 아닌지 뇌에서 반복적으로 내리는 명령을 거부한채 리듬에 맞춰 이리저리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방방뛰며 발광을 하면서도 난 분명 자각을 하고 있었다.  나 지금 존나 븅신같다는 사실을..  고메즈녀와 효종남커플, DJ여친.. 심지어는 누군지도 모르는 옆에 있던 백인남녀까지 얼굴 한가득 웃음을 지은채 날 비웃었지만,

 

나의 손발은 이미 내것이 아닌 상태라 끝까지 븅신처럼 이리저리 흔들렸다.  필름이 끊긴 상태도 아니었고 분명 잠시후면

 

난 지금의 이모습에 괴로워할거란 사실도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냥 미친척 이러고 노는 지금의 내모습이 마치 제3자라도 된듯 무심하게 느껴졌다.

 

강남스타일이 끝나며 븅신같은 나의 춤사위도 끝나나 싶었지만, 연이어 흘러나오는 음악들이 나의 손발을 옭아 묶은채 마치 마리오네트처럼 흔들림을 지속했다..  

 

평소에도 즐겨듣던 스크릴렉스, 핏불, 플로리다의 음악들이 흘러나왔는데, 제대로 취향저격당해 그후로도 한참동안 누가시키지도 않았는데 븅신처럼 춤을 춰댔다.  

 

뭔가 평소 음악을 들으며 맘속으로 상상만 해봤던 춤을 춰보기 시작했다.  팔도 이리저리 흔들어 뭔가 의미있는 문양을 만들어 보기도 했고, 다리도 좌우앞뒤로 교차시키며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춤은 상상만으로는 되는게 아닌지 생각과는 달리 팔다리의 박자가 맞지를 않았고 이리저리 팔다리가 삐걱대며 서로의 동작들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정도 추고 나니 역시 클럽댄스는 루틴이 되는 동작들을 베이스로 몇가지 포인트 안무만 섞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난 창조무용에서 대중안무로 태세를 전환한채 그나마 잘아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효종남이 가르쳐줬던 춤, 토끼춤을 가장한 셔플댄스, 어린시절 심취했던 듀스의 춤, 유승준의 가위춤도 췄다.  

 

거의 한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쉬지도 않고 혼자만의 세계에 사로잡혀 춤을 춰댔다.  아마 음악이 끝나지 않았다면 나의 춤은 계속 되었을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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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러샤 언니들의 공연이 시작되며 반강제적으로 춤사위를 끝낸채 자리로 돌아올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 춤에 심취했었다.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고메즈녀는 내등에 매달리며 ‘오빠 지난번보다 훨씬 나아졌다’라고 칭찬을 하기도 했는데, 나도 약간은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던터라 슬쩍 기분이 좋아졌다.  

 

자리에 앉으며 효종남 커플도 고메즈녀의 말에 동조를 했는데, 역시 열심히하면 조금씩 발전해간다는 생각에 뭔가 뿌듯한 감정마저 들었다.  

 

그런데 곧 눈이 마주친 효종남 커플과 고메즈녀가 빵터지더니 깔깔대고 웃기 시작했는데, 그순간 난 깨달았다.  아.. 이ㅅㄲ들 뻥이었구나.. 날 놀렸던거야.  뭐 이런생각이 들었다.

 

깔깔대고 웃는 와중에 효종남이 슬쩍 내 가위춤을 따라해보기도 했는데, 차츰 웃음소리가 잦아드는 와중에 그모습을 본 아이들은 다시한번 빵터져 깔깔대기 시작했다.  

 

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릴때 운동만 하지 말고 춤도 좀 배워둘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눈물까지 흘려가며 한참을 비웃던 고메즈녀는 지가 생각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내목에 팔을 둘러 안기며 ‘아니 오빠 잘췄어.

 

지난번보다 나아.’라고 하기도 했지만, 금방이라도 터질듯 씰룩거리는 광대를 보니 얘도 지금 구라를 치고 있는 생각이 들어 살짝 짜증이 나기도 했다.

 

아직도 낄낄대는 아이들을 냅둔채 방금전의 춤을 복기해 보는데, 흑역사를 남겼다는 생각과 그래도 잼나게 놀았다는 생각이 뒤섞여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래도 나하나 희생해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다시 좀전의 시점으로 돌아가도 난 같은 행동을 했을것 같다는 결론이 내려져 애써 쪽팔린 감정을 추스렸다.

 

한번 빵터진 아이들은 쉽사리 웃음을 멈출줄 몰랐지만 생각보다 길어지지도 않았다.  

 

난 애써 아이들의 반응은 무시한채 맥주를 들이키며 러샤 언니들의 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웃음을 멈춘 고메즈녀가 앞에 있던 과일을 집어 입안에 넣어 주었다.  

 

우걱우걱 고메즈녀가 집어준 과일을 씹어 먹으며 고메즈녀의 얼굴을 바라보니 여전히 안면 한가득 미소가 가득한 얼굴이었는데 나로 인해 고메즈녀가 행복해한다는 생각이 들어 좀전의 창피함 보다는 뭔가 뿌듯한 감정이 솟구치기도 했다.

 

그러고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얘길 서로 나누는 와중에 왠 남녀커플이 다가와 우리에게 인사를 해왔다.  

 

한창 대화에 열중하고 있을때라 고개를 돌려 누군지 살펴보니 아까 낮에 서핑샵에서 봤었던 메간폭스녀 커플이 맥주를 한병씩 들곤 우리에게 인사를 하며 서있었다.  

 

둘이서 클럽에 놀러를 왔다가 우연히 우리와 재회를 한것 같아 보였는데 DJ여친과는 원래부터 친했던 사이라 서로 비쥬를 하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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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도 서로 안면 정도는 텄던 사이고 DJ커플과는 꽤 친한 사이라 자연스레 합석을 했는데 맞은편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메간폭스녀의 외모만큼은 쌍따뽕을 줘도 모자를 정도로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메간폭스녀 커플도 합류를 했고, 잠시 쉬는시간이었던 DJ남까지 합류해 술을 마시다보니 자연스레 화제가 러시아에 대한 얘기로 흐르게 되었다.  

 

딴애들은 아무도 러시아에 가봤던 애들이 없었지만, 난 대학생때도 배낭여행으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그를 가봤었고,

 

전직장에서도 출장차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톡등 몇몇 도시에 가봤던 적이 있어서 그때의 얘기를 했는데, DJ커플에게도 처음했던 얘기라 꽤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처음봤던 백야얘기도 했고, 출장중 블라디보스톡에서 해봤던 러시아식 사우나 얘기도 했다.  

 

방에서 죽어라 보드카를 마시다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빼고는 바로 밖으로 뛰쳐나가 수영복만 입고는 눈밭에서 뒹굴었던 얘길 해줬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더라.  

 

마치 우리나라 여행온 외국인이 노량진 시장에 가서 산낙지 먹었던 얘길해주는걸 듣고 있는 우리들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중간에 효종남이 나서서 러시아가 인종차별이 심하다던데 위험하진 않았냐고 묻기도 했는데, 적어도 난 러시아에서 한번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봤던 적이 없어서 없었다고 대답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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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DJ커플과 메간폭스녀 커플이 나서서 러시아가 굉장히 위험한 곳이고 등등의 얘기를 해주기도 했다.  덧붙여서 히틀러를 추종하는 러시아 극단주의자 욕을 한바가지 해대기도 했는데,

 

러시아를 침공한 히틀러를 추종하는 극단주의자들이 ㅄ이라는 그들의 주장이 꽤 그럴듯하게 들렸다.  마치 조선을 합병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이토 히로부미를 추종하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적당한 비유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저런 얘길하다 문득 몇년전 신문기사로 언뜻봤던 푸틴 차녀와 한국인 남자친구 얘길 꺼내보기도 했는데, 의외로 얘네들은 거기에 대한걸 전혀 모르고 있더라.  

 

기억을 더듬어 푸틴 차녀의 한국인 남자친구가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인터네셔날 스쿨에서 함께 공부하다 만나게 됐고,

 

푸틴이 집권한 이후에도 한국인 남친을 보러 푸틴의 차녀가 한국을 방문했다는 얘기도 해줬는데, 얘네들은 정말 전혀 모르는 소식인거 같아 보였다.  

 

DJ커플과 메간폭스녀 커플은 한참동안 지들끼리 러시아어로 티격대격대기도 했는데, 메간폭스녀 얘기론 푸틴 둘째딸이 한국인과 사귄다는 얘긴 처음 들었지만,

 

푸틴 첫째딸이 네덜란드 남자와 결혼했다는 소문은 자기도 들은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핸드폰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기도 했는데 지들끼리 몇개 기사들을 읽어보더니 확실히 러시아에도 그런 기사들이 나왔었다고 했다.

 

뭐 나도 꽤 오래전에 언뜻 봤던 기사고 아직까지 결혼소식이 없는걸로 봐선 단순 해프닝일 가능성도 있어보였지만 러시아애들은 꽤나 호기심을 자극하는지 한동안 지들끼리 쑥덕대며 이리저리 검색을 해댔다.  

 

꽤 오랜시간동안 핸드폰만 들여다보던 DJ남은 곧 다시 일하러갈 시간이 되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자리를 뜨기전 잔을 들어올리며 푸틴 둘째딸과 한국인 남친의 결혼을 위해 건배하자고 하기도 했다.  존나 뜬금없긴 했지만, 뜬금없는게 꽤나 DJ남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DJ남이 떠나고 나서도 이런저런 얘길하며 대화를 나누는데 바로 맞은편에 앉은 메간폭스녀 커플의 모습이 참 가관이더라.  

앞서도 얘기했다시피 메간폭스녀 남친은 키만 큰 멸치에 안경까지 끼고 이대팔 가름마까지 타서 딱 너드같은 모습을 한 찐따 그자체였는데

 

메간폭스녀는 그런 남친이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남친의 몸 이곳저곳을 쓰다듬고 있었고, 메간폭스녀 남친은 한창 푸틴 차녀 얘기에 흥미가 솟았는지 핸드폰으로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몸을 쓰다듬는 메간폭스녀가 무척 귀찮은 눈치였다.  솔직히 배알이 꼴리더라..  고메즈녀만 없었으면 나랑 놀자고 얘길 해보고 싶었을 정도로..

 

옆에 있던 고메즈녀도 그모습을 전부 지켜봤는데 지가 보기에도 메간폭스녀 남친이 별로인지 귓속말로 메간폭스녀가 남자보는 눈이 정말 없는거 같다고 흉을 보기도 했다.  

 

한참 귓속말로 메간폭스녀 커플을 까대는 고메즈녀의 얘길 듣고 있다가 고메즈녀의 얼굴을 쳐다봤는데

 

이제서야 메간폭스녀 까댈 껀덕지를 찾았다는 기쁜 감정이 고메즈녀의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있어 뜬금없지만 고메즈녀가 꽤 귀여운 구석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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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후 DJ남이 DJ부스에 나와 다시 음악을 틀기 시작했고, 다들 의무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러 나갔는데 난 아까 너무 오랜시간 춤을 춰서 그런지 그닥 춤이 땡기질 않아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는 핑계를 댄채 슬쩍 무리에서 빠졌다.  

 

화장실에 다녀온뒤 난 잠시 바에 앉아 쥬스를 마시며 아이들의 눈치를 살피다 이정도 분위기면 굳이 나까지 춤추러 가지 않아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쯤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로 돌아와 아이들이 노는 쪽을 보니 춤추는 인파에 가려 적당히 엄폐도 되었고 고메즈녀도 기를 쓰고 나를 찾는 눈치도 아닌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보통때면 홀로 남겨진 이순간이 너무 뻘쭘하고 쓸쓸하단 생각이 들만도 했지만, 며칠간 너무 사람들에 휩싸인채 놀아서 그런지 잠시 홀로 남겨진 이순간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그러고 자리에 홀로 앉아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해봤다.  이번에 나짱에 고메즈녀와 와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앞으로 호치민에서 고메즈녀와 보낼 시간들이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며칠간 연락을 못했던 장서희녀 생각이 떠올랐는데 이런저런 복잡한 감정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장서희녀에게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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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켜 며칠간 꺼두었던 각종 SNS를 활성화시키자 그간 보지 못했던 각종 글들이 뜨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장서희녀에게서 온 메세지들이 많지는 않았다.  

 

장서희녀는 그래도 전날 오전까진 듬성듬성 각종 메세지를 보내왔는데, 전날 오전이후론 그마저도 보내오질 않았다.  

 

마지막으로 보내왔던 메세지들이 각정 섭섭한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들과 메세지보면 연락달라는 내용들이었는데 왠지 보내온 메세지에 힘이 없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미안한 감정이 더해졌다.  

 

차라리 고메즈녀처럼 찡찡대기라고 했으면 미안한 감정이 덜했을 테지만 마치 날 믿는다는듯 차분해보이는 메세지의 내용들이 미안한 감정을 한층 증폭시켰다.

 

장서희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 장서희녀의 페북에 들어가 그간 올린 글들과 사진들을 확인해 보기도 했는데

 

장서희녀는 아직 고향에 머무르고 있는걸로 보였고 친인척, 친구들과 꽤 잼나게 시간을 보내는것처럼 보여 약간이나마 미안한 감정이 희석되었다.

 

잠시 장서희녀에게 연락을 해볼까 고민도 했지만, 어차피 고메즈녀가 있는 동안은 자주 연락하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연락하는걸 포기했다.  

 

활성화시켰던 SNS들을 모두 끄고선 멍하니 춤추고 있는 고메즈녀를 바라보는데 문득 지금 춤추고 있는 저아가씨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메즈녀가 처음 나짱으로 온다고 했을땐 공떡할수 있겠다는 생각에 흥분되는 감정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며칠간의 추억들을 차곡차곡 공유하다보니 성욕을 빗겨난 새로운 감정들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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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함.. 안타까움.. 두려움.. 아쉬움.. 걱정.. 짜증..  뭔가 짧은 글로 정리하기엔 복잡한 서로 대칭되는 다양한 감정이 느껴졌다.

 

수많은 인파들 틈에서도 자길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곧 고메즈녀가 내쪽을 바라보곤 춤추러 나오라고 손짓을 해댔는데 복잡미묘한 감정 때문에 춤추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문득 고메즈녀를 손길이 그립다는 생각이 들어 별다른 망성임없이 그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흥많은 고메즈녀는 역시나 잔뜩 업이된채 안면가득 함박웃음을 지으며 춤을 추고 있었는데

 

난 춤에 대한 열정이 아까전의 춤으로 모두 소진이 되었는지 더이상 춤추는게 그닥 신나지는 않았다.  자연스레 난 형식적으로 소극적인 동작만 해대며 적당히 분위기만 맞춰주고 있었는데,

 

한동안 신나서 춤추던 고메즈녀가 내목을 감싸안으며 ‘오빠 피곤해 보인다’란 얘길 귓속말로 해왔다.  술직히 복잡미묘한 내감정을 얘기하기도 뜬금없었고,

 

나 자신도 이감정이 뭔가하는 확신이 없어 결국 좀 피곤하다고 대답해줬는데, 살며시 날 안아주는 고메즈녀가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평소라면 신나게 춤 안춘다고 찡찡대기 일쑤였던 고메즈녀가 왠일인가 싶어 의아스럽기도 했는데, 어쩌면 눈치빠른 고메즈녀는 내속맘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침 음악이 바뀌어 춤추기엔 차분하고 블루스 추기엔 신나는 약간 애매한 음악이 흘러나와 플로어 한가운데 부둥켜 안고 있는 우리가 그닥 이상해 보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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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애들이 많아 나와 고메즈녀 말고도 여기저기 부둥켜 안은채 키스하는 커플들도 있었고, 코를 맞대고 서로 대활 나누는 커플들도 있었다.  

 

자연스레 나도 고메즈녀와 키스를 했는데 뭔가 키스를 했다기보다는 그냥 서로의 입술을 빨며 서로의 체액을 마셨다.  

 

드럽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고 오히려 찔끔찔끔 핥을수밖에 없는 고메즈녀의 체액이 너무 감칠맛 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참 키스를 하다 문득 같이 놀던 다른 아이들 생각이 떠올라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는데, 어느덧 딴애들은 모두 사라지고 우리와 메간폭스녀 커플만 아까 춤추던 자리에 쌍쌍이 끌어안은채 키스를 하고 있었다.  

 

술이 취했는지 너무 분위기에 휩쓸렸다는 생각에 입을 땐채 고메즈녀와 가만히 부둥켜안고 있는데, 바로 옆쪽에서 키스를 하는 메간폭스녀 커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꽤나 가까운 거리여서 어두운 조명속에서도 고스란히 모든 광경을 살펴볼수가 있었는데 입을 벌려 마주친 입술 사이로 촉촉한 혀가 바닥을 기는 뱀처럼 천천히 꿈틀대며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숨이 멎을것만 같았다.  메간폭스녀가 키스하고 있는 상대가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정신줄을 놓고 빨려들듯 그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천천히 감겼던 메간폭스녀의 눈이 뜨이더니 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심장에서 쿵소리가 날만큼 놀랐지만 깊은 눈매 때문인지 그시선이 너무나 자극적이라 시선을 거둘 생각도 못했는데,

 

메간폭스녀는 키스하는 자길 훔쳐보는 날 발견하고서도 별다른 감정이 없는지 무심한 눈빛을 한채 날 바라보며 남친과의 키스에 열중했다.  

 

메간폭스녀의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모습이 날 향한 유혹처럼 느껴져 불쑥 흥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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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있는 고메즈녀가 신경이 쓰였지만, 메간폭스녀의 눈빛이 너무나도 자극적이라 염치도 없이 그모습을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곧 키스를 마친 메간폭스녀 커플이 자리를 떴는데 자리를 뜨는 마지막 순간까지 메간폭스녀가 나를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아 몸이 뻗뻗해질 정도로 긴장이 되었다.  

 

메간폭스녀 커플이 자릴 뜨고나니 긴장이 풀리며 주변을 살필 마음의 여유를 되찾았는데 방금전 메간폭스녀의 그눈빛은 너무 자극적이라 도저히 잊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방금전 내모습이 존나 찐따같이 메간폭스녀에게 보였을거란 생각이 들어 다시 마주치기 뭔가 쪽팔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뭔가 요녀가 재미삼아 넘어오나 안넘어오나 슬쩍 유혹해 봤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쉽게 유혹에 넘어와 기도 안찼을것 같다는 생각이랄까?  

 

여튼 방금전 내가 보였던 모습이 많이 창피했다.  방금전 그모습을 아는 사람이라곤 이세상엔 나와 메간폭스녀밖에 없었지만, 그래서 더 쪽팔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혼자만의 착각일테지만 작은 유혹에 굴복해 자존심까지 상하고 나니 더이상 놀 생각도 안들었고 마침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호텔로 돌아갈 시간도 된것 같아 고메즈녀를 타일러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당구를 치고 있던 효종남 커플에게 다가가 호텔로 돌아가겠다고 하니 효종남 커플도 따라 나서겠다고 했고.. 그렇게 우린 DJ커플, 메간폭스녀 커플에게 작별인사를 하곤 호텔로 돌아왔다.

 

작별인사를 할때 메간폭스녀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무덤덤하게 잘가라고 했는데, 그모습이 내자존심에 더 큰 상처를 냈다.  뭔가 나혼자 별것도 아닌일에 감정낭비를 했다고 해야할까?  내 업보지만 여튼 그닥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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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파타야 좀티엔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