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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35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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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이유로 계획이 틀어지자 슬슬 스트레스가 쏟아지면서 맘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배고픈 두 여자가 옆에서 길길이 날뛰어 더 그랬던 것 같다.  허겁지겁 어디를 갈지 궁리를 하는데, 좀 특별한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좀 로컬스러운 곳에서 효종남 커플과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어 해산물 거리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해산물 거리는 로컬답게 상당히 지저분하고 정신없는 곳이지만, 다행히도 효종남 커플도 그런 곳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나짱 해산물 거리는 포나가르 사원 바로 앞에 있는데, 포나가르 사원 정문에서 도로 건너편을 바라보면 바로 보이는 곳이다.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도로 양쪽으로 십여 개의 식당들이 몰려 있는 곳인데, 대부분 식당이 낮에는 문을 닫고 저녁 시간에만 장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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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거리로 가는 길에 새로 빌린 효종남의 오토바이에 주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주유소에 들렀다.  

 

효종남이 자기가 직접 베트남어로 주유를 해보겠다고 해 만땅을 베트남어로 뭐라고 하는지 알려준 뒤 한 걸음 물러서서 효종남이 잘하는지 구경을 했다.  

 

효종남은 내가 알려준 대로 주유소 직원에게 ‘씬도져우빙’을 외쳤고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할 거란 내 예상과는 달리 주유소 직원은 한 번에 효종남의 말을 알아듣고는 기름을 가득 채워주었다.  

 

주유하던 직원은 효종남의 발음이 좋다고 하면서 엄지를 치켜들기도 했는데, 그 모습을 본 효종남은 기분이 좋은지 입이 귀에 가 걸릴 지경이었다.  

 

효종남은 해산물 거리로 오토바이를 몰아가는 길에도 주유소 직원의 칭찬에 신이 났는지 중국어와 베트남어의 유사점에 대해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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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거리에 도착해보니 여기도 사람들로 북적대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대부분 베트남 사람들이었지만, 몇몇 중국인들과 러시아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거리에 있는 가게들은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대충 거리를 왕복하며 구경을 하다가 그나마 손님이 적은 가게에 오토바이를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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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해산물을 구워대는지 도로 전체가 자욱한 연기로 뒤덮여 있었는데 손님들이 떠들어대는 소리, 호객하는 소리가 서로 어우러져 시장통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점원은 한눈에 보기에도 외국인들로 보이는 우리들이 호구 같아 보였는지 우리가 떠날세라 잽싸게 자리를 잡아 주었는데,

 

흙바닥에 나지막한 플라스틱 테이블을 놓고 목욕탕 의자에 옹기종기 쪼그려 앉으니 나름 충실하게 현지인 체험을 해본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딴 애들은 어떤가 싶어서 슬쩍 눈치를 봤는데 다들 현지인 코스프레 놀이가 만족스러운지 실실 쪼개고 있었다.  

 

자리 회전이 상당히 빠른 곳인지 바로 점원이 메뉴를 건내 줬는데, 영어로 적혀있긴 했지만, 사진이 하나도 없어 주문하기가 상당히 난감했다.  

 

아이들은 나보고 알아서 주문해 달라고 했는데, 사실 나도 그닥 베트남 음식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이 아니라 알아서 주문하긴 내공이 부족하다고 솔직하게 실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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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메즈녀와 소이녀가 나서서 주문을 했다.  점원 손을 붙들고선 현지인들 테이블 이곳저곳을 둘러보더니 맛나 보이는 것들을 하나둘씩 손으로 짚어가며 주문을 했다.  

 

징징대는 고메즈녀가 간혹 짱 날 때도 있었지만, 이럴 땐 적극적이고 붙임성 좋은 고메즈녀가 함께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맥주가 나왔다.  넷이서 건배를 하고선 맥주를 목구멍에 털어 넣는데 오늘따라 맥주가 고소한 게 술이 잘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를 마신 뒤 시끌벅적한 해산물 거리의 풍경을 둘러보고 있으니 예전에 갔었던 부산 민락동 수산시장의 분위기가 연상됐다.  

 

여기 꼭 부산에 있는 수산시장 포장마차 촌 같지 않냐는 내 말에 부산 출신인 효종남은 물론이고 딴 애들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했다.  

 

왁자지껄 떠드는 옆 테이블 베트남 사람들의 목소리가 언뜻 들으면 부산 사투리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억양의 고저가 확실한 부산 사투리는 확실히 중국말스럽기도 했고, 베트남어스럽기도 했다.  

 

고향얘기가 나오자 신이 난 효종남이 연신 목청을 키우며 부산에 관해 설명을 했는데, 효종남의 부산 사투리를 듣고 있자니 이곳이 민락동 같다는 생각이 더 커져만 갔다.

 

나도 어렸을 때 부산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었고, 또 몇 해 전 부산에 몇 개월간 체류했던 적도 있었던 터라 효종남의 부산 예찬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가며 듣고 있는데, 효종남은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흥이 오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참을 혼자 열변을 토하던 효종남은 오늘 정말 기분이 좋다고 하더니 오늘 끝까지 달려보자고 했는데 초반부터 달려대는 그 모습이 살짝 불안해 보이기도 했다.

 

다 함께 남은 맥주를 원샷한 뒤 다시 맥주를 주문했는데, 효종남이 내게 주량을 물어왔다.  난 맥주 2,000cc 정도에 소주 1병 정도 마신다고 대답을 했는데, 다들 뻥치지 말라는 눈치였다.  

 

어제 내가 술 마시는걸 보니까 소주 3~4병 정도는 마시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소주 4병이 주량이라고 했는데, 효종남은 살짝 술부심이 있는 듯 보였다.

 

옆에서 가만 보고 있던 고메즈녀도 내 주량이 소주 1병은 무조건 넘고 2~3병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했는데, 마시려면 소주 2~3병까지 마실 수야 있지만, 그 정도로 마시면 골로 간다고 대답해줬다.  

 

그렇게 돌아가며 주량 체크를 했는데, 다들 소주 3병씩은 기본으로 마시는 술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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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남 커플이 술을 잘한다는 사실은 이미 전날부터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는데, 얘네 둘은 내 생각보다 훨씬 술을 좋아하고 잘하는 것처럼 보여 오늘 몸을 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를 마시며 주변을 구경하는데, 스피커를 오토바이에 실은 채 도로 한복판에서 크게 노래를 불러대는 사람도 있었고, 차력쇼를 하는 남자도 눈에 띄었다.  

 

차력쇼를 하는 남자는 커다란 장검 같은 걸 목구멍에 막 쑤셔 넣기도 하던데 보고 있는 내 목구멍이 아픈 것처럼 느껴져 쳐다보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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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했던 음식들도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랍스타, 석화구이, 가리비구이, 생선튀김, 새우구이, 고동무침, 오징어무침 등등..  

 

레몬 조각에 옷핀이 잔뜩 꽂힌 채 같이 나오길래 그게 뭔가 했더니, 레몬에 꽂혀 있던 옷핀으로 고동 살을 쏙쏙 빼먹는 용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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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핀은 마치 수저처럼 계속 재활용하는 듯 보였고, 레몬에 꽂은 이유는 나름 소독목적인 듯 보였는데, 비위생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살짝 비위가 상하기도했다.  

 

뭐 그래도 어차피 로컬체험 목적으로 여기에 온 터라 찝찝함을 뒤로한 채 옷핀을 들어 고동 살을 빼먹었다.  달짝지근한 소스가 쫀득거리는 고동 살과 잘 어우러져 맥주 안주로 그만이었다.

 

베트남에서 지내면 이런 경험을 하는 게 한두 번도 아니고, 난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딴 애들은 그런 시선들이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그래도 그만 쳐다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별다른 방도도 없어서 애써 신경을 끈 채 해산물을 먹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고메즈녀가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개를 홱 돌리더니 방실방실 웃으며 인사를 했다.  

 

손까지 흔들어 대면서..  갑작스런 고메즈녀의 인사에 옆 테이블에 있던 베트남 애들은 당황한 듯 보였는데, 곧 정신을 차리더니 인사를 하고선 우리에게 해산물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라이스페이퍼를 펴서 손에 얹은 뒤, 채소와 각종 해산물을 올려 돌돌 말더니, 앞에 있던 소스에 찍어 먹는 거라고 알려줬다.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린 걍 생짜로 해산물을 집어 먹고 있었는데, 베트남애들이 알려주는 대로 라이스페이퍼에 말아 먹어보니 맛이 일품이었다.  

 

라이스페이퍼에 해산물을 말어 먹어본 아이들도 맛이 있는지 알려준 옆 테이블 베트남애들에게 엄지척을 해대며 맛난다고 했는데, 그제서야 걔네들도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그렇게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전날 효종남 커플이 숙소로 돌아가다가 같이 놀던 중국인 커플이 묵던 숙소에서 밤새 신음이 들렸다는 얘기도 했고, 우린 전여친 시댁에 가서 뱀술을 마셨던 얘기도 했다.  

 

황당하다는 뜻으로 뱀술 얘길 꺼냈던 나와 고메즈녀의 의도와는 달리 효종남은 보신 음식에 나름 조예가 깊은지 그거 엄청 귀한 거라고 하며 입맛을 다셨는데, 곧 우리나라의 각종 보신 음식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그중 가장 쇼킹했던 건 임신한 암소의 자궁을 들어내 자궁 속에 있던 송아지를 통째로 갈아 마시는 음식 얘기였는데, 말로만 설명을 듣는데도 토할 것만 같았다.  

 

특히 고메즈녀는 그걸 먹어봤다는(효종남은 마셨다란 표현을 사용했지만) 효종남을 야만인 보듯 쳐다봤는데, 효종남은 눈치가 없는 건지 그 뒤로도 각종 보신 음식에 대한 얘길 우리에게 해줬다.

 

효종남은 얘기를 하는 와중에도 쉴 새 없이 건배를 해대며 맥주를 비워댔다.  난 술을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에 몇 차례 맥주를 꺾어 마시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효종남과 고메즈녀의 감시망에 걸려 결국 원샷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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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꺾어 마시는걸 가지고 한참 내게 핀잔을 주던 효종남은 뜬금없이 혹시 LG트윈스 팬이 아니냐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대답하자 원래 LG 팬들이 얍실하게 술을 꺾어 마신다고 도발을 하기도 했다.  

 

난 술을 꺾어 마시는 거랑 LG트윈스 팬인 거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고메즈녀와 소이녀는 두산팬이었고, 효종남은 롯데팬이었던 관계로 나의 항변은 묻힌 채 LG팬은 얍실하다는 걸로 결론 내려졌다.

 

그렇게 이런저런 얘길 나누며 맥주와 음식을 즐기다 보니 음식도 거의 다 떨어졌고, 배도 찼고, 자리를 옮길 타이밍이 된 듯 보였다.  

 

잠시 2차로 어디에 갈지에 대해 얘길 나눴는데, 걍 어디 펍 같은 데 가서 술을 더 마시고 싶었던 나와는 달리, 나머지 애들 모두는 클럽에 가보자고 했다.  

 

고메즈녀야 원래 춤추는 걸 좋아하니 이해할 수 있었는데, 효종남 커플이 클럽에 가보자고 하는 건 좀 의외였다.  

 

전날 혼땀에서도 춤추는 걸 본 적이 없어 그다지 춤을 즐긴다고는 생각을 안 했는데, 흥이 올랐는지 무조건 클럽에 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나짱에서 유명한 클럽이 어디인지 내게 묻기도 했는데, 솔직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설명해줬다.  

 

나짱 아니 베트남에서 클럽은 포기하라고..  베트남애들이 잘 노는 애들이 아니라서 우리나라 클럽 생각하고 클럽에 갔다간 크게 실망할 거라고 알려줬다.

 

솔직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클럽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각자의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검색을 하며 갈만한 클럽이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검색을 통해 선택된 곳이 세일링 클럽과 스카이라이트였는데, 스카이라이트는 내가 나짱에 체류할 당시엔 없었던 곳이라 나도 잘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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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링 클럽은 나도 가본 적이 있던 곳이라 세일링 클럽의 분위기가 어떤지 아이들에게 상세히 설명해줬다.  거긴 클럽이라기 보다는 불쇼 같은 공연을 보며 해변에서 술을 마시는 곳이라고..

 

부정적인 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세일링 클럽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워낙 유명한 곳이라 한 번쯤 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고,

 

또 꼭 춤을 추지 않더라도 세일링 클럽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결국 다 함께 세일링 클럽에 가보기로 했다.

 

나와 효종남은 바로 세일링 클럽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여자애들의 생각은 달랐는지 호텔에 가서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고 했다.  

 

세일링 클럽은 따로 드레스코드가 있는 곳도 아니고 걍 반바지에 쪼리 신고가도 무방한 곳이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소이녀와 고메즈녀는 음식 냄새 풀풀 풍겨대며 쪼리신고 클럽에 갈 순 없다며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여자애들의 요구대로 우린 호텔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세일링 클럽에 가기로 했다.

 

계산을 마치고 오토바이를 몰아 호텔로 가는데 술이 슬슬 오르기 시작해 연신 효종남에게 조심해서 운전하라고 주의를 줬다.  

 

오랜만에 탄 오토바이땜에 효종남이 과도하게 흥분해 속도를 올리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효종남도 그 정도 분별력은 있는지 조심해서 운전을 했고, 우린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잠시 로비에 서서 약속 시각을 정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할 거라 예상한 내 생각과는 달리 여자애들은 준비하는데 한 시간 반은 걸리다고 했고, 결국 한 시간 뒤에 보는거로 약속을 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고메즈녀는 쪼르르 욕실 안으로 들어가 샤워를 했고, 난 소파에 앉아 메일체크를 했다.  항공사에서 변경된 이티켓을 보내 왔길래 라운지에 가 이티켓 프린트, 호텔 체크아웃 일자 변경 등의 일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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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곤 바로 방으로 돌아갈까 하다 지금이 아니면 내일까지 장서희녀에게 연락할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로비에 내려가 장서희녀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다.

 

장서희녀와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 갑작스레 장서희녀가 영상통화를 걸어왔는데, 안 받기도 뭐해 장서희녀와 영상통화를 했다.  

 

여전히 언어장벽으로 인해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들었지만, 며칠 만에 보는 장서희녀의 모습이 반가웠다.  장서희녀는 내 뒤로 보이는 풍경들이 좋아 보이는지 자기도 나짱에 와보고 싶다고 했는데,

 

좀 미안한 생각이 들면서 고메즈녀가 떠나고 나면 장서희녀랑 나짱까지는 힘들더라도 붕따우나 무이네 같은 호치민 근처 도시에라도 한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장서희녀와의 짧은 연락을 마치고 방에 돌아와 보니 고메즈녀는 검은색 속옷만 걸친 채 욕실에서 한창 드라이 중이었다.  

 

비행기표 예약변경이 모두 다 끝났다고 말해줬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어 다시 고메즈녀를 쳐다보니 머리 세팅에 초집중하고 있어서 어떤 소리도 귀에 안 들어오는 듯 보였다.

 

원래는 세수만 한 뒤 옷을 갈아입고 나갈 생각이었지만, 몸에 해산물 거리의 연기 냄새가 잔뜩 밴 것 같아 샤워부스에 들어가 샤워를 했다.  차가운 물에 몸을 적시니 살짝 올랐던 술기운이 사라지면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샤워를 마친 뒤 하의에 수건을 걸친 채 나오니 고메즈녀는 화장대 앞에 앉아 한창 화장 중이었다.  난 서둘러서 머리를 만지곤 옷까지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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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를 마친 난 이리저리 다니며 방 정리를 하다가 화장을 하는 고메즈녀의 뒤로 다가가 보았다.  여전히 고메즈녀는

검은색 속옷만 걸친 채 화장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평소 하던 화장과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평소 고메즈녀는 좀 사나워 보이고 관능적으로 보이는 화장을 즐겼는데, 이날은 뭔가 소녀소녀 해 보이는 화장을 했다.  눈화장도 평소보다 옅었고, 광대 쪽엔 핑크빛 파우더도 발라져 있었다.  

 

이건 또 뭔가 하는 생각에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고메즈녀는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이상하냐고 물어왔다.

 

솔직히 난 예전의 화장법이 훨씬 고메즈녀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그게 더 내 취향에도 맞았지만, 직언할 용기는 없어 잘 어울린다고 거짓말을 했다.  

 

고메즈녀는 잘 어울린다는 내 대답에 난 관심도 없는 화장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대며 열심히 재잘거리며 화장을 했는데, 또 계속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것도 그럭저럭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고메즈녀의 뒤에 앉아 관심도 없는 화장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가 고메즈녀의 브라지어 끈을 풀어 가슴을 만졌다.  

고메즈녀는 귀찮은 듯 처음엔 하지 말라고 칭얼대기도 했지만, 내가 화장을 하는 얼굴엔 손을 안 대자 포기한 듯 다시 화장에 열중했다.

 

고메즈녀의 등 뒤에서 고메즈녀의 가슴을 감싸 안은 채 거울에 비친 나와 고메즈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다시 성욕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게 관계를 갖고 싶다는 충동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 막 화장까지 마친 고메즈녀에게 그런 요구를 했다간 분명 묵살당할게 뻔하다는 생각이 들어 애써 욕구를 억눌렀다.

 

화장을 모두 마친 고메즈녀가 몸을 돌려 이상하지 않냐고 내게 물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론 원래의 화장이 더 맘에 들었지만,

 

이 화장도 그럭저럭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아는 최대한의 미사여구를 활용해 화장에 대해 평가해 주었다.  

 

화장이 바뀌어서 첨엔 별로였는데 자꾸 보니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볼 화장을 발그랗게해서 어려 보이고 청순해 보인다.. 등등..

 

한없이 칭찬을 해대는 와중에도 난 한가지만은 도저히 칭찬할 수 없었는데, 그건 바로 머리였다.  난 원래도 포니테일을 가장 좋아하고 또 꼭 포니테일이 아니더라도 여자는 반드시 목선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날 고메즈녀의 머리는 포니테일도 목선을 드러낸 헤어스타일도 아니었다.  그냥 굵은 컬이진 생머리였다.  난 포니테일을 하면 안 되겠냐고 고메즈녀에게 졸라대기도 했는데,

 

고메즈녀는 오빠 취향 참 한결같다고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 화장에 포니테일을 하면 안 어울린다고 하며 거절을 했다.  난 살짝 서운하긴 했지만, 남 머리 스타일 가지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도 웃긴 것 같아 쿨하게 포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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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를 마친 고메즈녀는 옷을 입어야 한다며 내게 브래지어를 다시 채워달라고 했는데, 아쉬운 마음에 고메즈녀를 감싸 안은 채 마지막으로 고메즈녀의 가슴을 애무했다.  

 

고메즈녀는 바디로션을 발랐는지 가슴에 닿는 혀끝에서 달달한 바디로션 맛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달달한 그 맛이 정말 입에 착착 감긴다는 생각을 했다.  

 

고메즈녀는 내가 자신의 가슴을 애무하는 걸 좋아했는데, 그날도 별다른 말 없이 내 머릴 감싸 안은 채 내가 자신의 가슴을 빨아대는 걸 구경하기만 했다.

 

몇 분 간의 애무 후에 난 고메즈녀의 요구대로 브래지어를 채워주었고, 고메즈녀는 미리 꺼내놓은 옷을 챙겨입었다.  회색빛 짧은 미니스커트에 헐렁한 흰색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블라우스 안이 살짝 비치는 재질이라 안에 받쳐입은 고메즈녀의 검은색 브래지어가 희미하게 드러났다.  다분히 의도적인 연출이겠지만, 그걸 뻔히 알면서도 자꾸 그쪽으로 시선이 갔다.

 

거의 턱까지 늘어지는 길다란 귀걸이와 가는 금색 발찌까지 차고선 하이힐까지 신고나니 확실히 하이힐의 위력이 엄청나다는 게 실감이 됐다.  

 

내키가 181~3 정도이고 고메즈녀 키가 170 초반인데, 거기다 하이힐까지 신고나니 체감상으론 나보다 키가 더 큰 것처럼 느껴졌다.  난 원래도 키가 큰 여잘 좋아해서 그런지 그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살피던 고메즈녀는 곧 내 쪽으로 다가왔는데,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일 만져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굳이 그런 욕구를 참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 바로 실행에 옮겼는데, 황당하게도 미니스커트인 줄 알았던 고메즈녀의 치마는 치마처럼 보이는 바지더라.  일명 치마바지..  

 

난 망연자실한 상태로 고메즈녀를 원망스런 눈으로 올려다봤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실감이 났는지 갑작스레 고메즈녀가 빵 텨져서는 내 앞에 쭈그려 앉은 채 깔깔대며 웃었다.  

 

바닥에 쪼그려 앉은 채 깔깔대며 웃는 고메즈녀가 원망스러웠고, 치마바지 같은 해괴망측한 물건을 만들어낸 디자이너 ㅅㄲ를 잡아다 주리를 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참을 웃던 고메즈녀는 곧 다시 일어서서는 이거 치마인 줄 알았냐고 내게 물었는데, 잔뜩 실망한 얼굴로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내 모습에 다시 빵 터져서는 깔깔대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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