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기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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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31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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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다음날도 일찌감치 눈이 뜨였다.  설날이라 아침일찍 설인사차 어른들께 전화를 해야됐는데, 그시간보다 약간 일찍 눈이 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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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을 보니 고메즈녀가 머리를 산발한채 자고 있었는데, 추운지 이불을 몸에 돌돌말고 있었고, 난 이불을 덮지도 못한채 껌딱지처럼 고메즈녀의 등에 찰싹 붙어 있었다.  

 

추위가 느껴져 꽁꽁 싸매고 있던 이불을 들추며 고메즈녀의 품안을 파고 들었는데, 고메즈녀는 정말 피곤한듯 연신 오빠 쫌만 더잘게를 외치며 그만 자신의 잠을 방해해달라고 나직히 읍조렸다.

 

이불안에 들어가 따끈따끈한 고메즈녀를 안고 있으니 온기가 느껴지면서 스르르 눈꺼풀이 감기기도 했지만, 설인사를 거를수도 없어 귀찮음을 물리치며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킬때 몸 곳곳에서 엄청난 근육통이 느껴져 절로 신음소리가 나왔는데, 왜그런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제 DJ여친이 일하던 피트니스센터에서 호주청년과 과하게 운동했던 생각이 떠오르며 금방 이유를 찾을수 있었다.  

 

난 뻐근한 이느낌을 상당히 좋아해서 간만에 느껴보는 근육통이 반갑기까지 했다.

 

옷을 대충 챙겨입고는 거실로 나와 차가운 생수를 들이키고 나니, 머리가 띵하게 아파오면서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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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나 고메즈녀의 꿀잠을 방해할까 조심스레 발코니로 나가 근육통이 느껴지는 몸 이곳저곳을 스트레칭하며 이미 밝아진 나짱해변을 구경했다.  언제나처럼 해변가엔 운동나온 사람들이 보였는데, 가만히 서서 그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라.

 

난 한동안 물을 마시기도 하고 이런저런 소리를 내며 목을 풀기도 하다 친가와 외가에 전화를 드렸다.  본가에 내려가 계시던 부모님과도 잠시 통화를 했는데, 올핸 꼭 장가가서 내년 설엔 손주를 보고싶다고 하셨다.  

 

명절때마다 듣던 얘기라 낯설진 않았지만, 뭔가 좀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들었다.

 

조카가 여동생 핸드폰으로 카톡을 보내왔길래, 여동생한테도 전화를 했다.  잠시 의미없는 인삿말을 나누다 조카와도 통화를 했는데,

 

삼촌 사랑해요..  삼촌 보고싶어요..  등등 애교가 장난이 아니었다.  하나밖에 없는 조카가 작정하고 애교를 떨어대니, 몸이 흐물흐물 녹아 문드러질 지경이었다.

 

우리 조카는 평소에도 내가 자기 유치원 선생님과 결혼해 나, 유치원선생님, 조카 이렇게 셋이서만 사는게 소원인 아인데, 그날도 그얘길 꺼냈다.   

 

삼촌이 자기 유치원 선생님이랑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만날때마다 조카가 하던 얘기라 새로울게 없었지만, 부모님 얘기부터 시작해서 조카한테까지 연타석으로 잔소릴 듣고 있자니, 혹시 동생이 조카에게 사주한 건 아닐까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잠시 혼자 쇼파에 앉아 결혼에 대해 생각해봤다.  처음엔 결혼을 꼭 해야 하나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했지만, 곧 누구와 결혼할까하는 구체적 질문까지 이르렀다.  

 

사촌동생의 직장선배인 내사랑 그녀가 떠오르기도 했고, 고메즈녀와 장서희녀가 떠오르기도 했다.  내사랑 그녀를 제외하곤 다들 우리 부모님이 뒷목잡고 넘어갈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제가 결혼할 사람입니다.  자주가던 룸살롱에서 처음 만났어요 내지는 베트남여자라 한국말을 몰라요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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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녀한테도 연락을 했는데, 설날이라 그런지 이미 일어나 있었다.  동생과 같이 곱게 아오자이를 차려입고 찍은 사진을 보내줬는데, 역시 장서희녀는 아오자이를 입었을때가 가장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나짱 여행오기 전날밤 아오자이입은 장서희녀와 데이트를 했던 생각이 나기도 하면서 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난 잠시동안 고민을 하다가 보고싶다는 메세지를 장서희녀에게 보내기도 했는데, 바로 답장이 오더라.  자기도 내가 보고 싶다고 했다.

 

장서희녀와의 연락을 마치곤 바로 고메즈녀를 깨워 식사를 하러 가고 싶었지만, 많이 피곤해하던 고메즈녀가 생각나, 좀 더 자게 해주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난 쇼파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핸드폰으로 업무메일 확인을 하기도 하고, 일기를 적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슬슬 고메즈녀를 깨울 시간이 된듯해서 침실로 들어가 고메즈녀에게 다가가 보았다.  고메즈녀는 여전히 이불을 똘똘 만채 정신없이 자고 있었는데, 이불밖으로 살짝 삐져나온 발이 귀엽단 생각이 들었다.  

 

나도 잠을 잘때, 꼭 한쪽 발을 이불밖으로 꺼내놓고 자는 버릇이 있는데, 고메즈녀도 그런 버릇이 있는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일어날땐 잠에 취해 정신이 없어 몰랐지만, 다시보니 어젯밤 여파로 침실안이 엉망이었다.  내옷과 고메즈녀의 옷이 여기저기 널부려저 있었고, 수건과 하이힐도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대충 정리를 마친뒤, 이불 안으로 들어가 고메즈녀를 안았다.  고메즈녀는 어찌나 꽁꽁싸매고 잤던지 몸전체가 따끈따끈했는데, 품안에 안고 있으니 곧 내몸도 따뜻해져갔다.  

 

몸 곳곳에 와닿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피부느낌이 좋았다.  손과 입으로 발가벗은채 자고 있는 고메즈녀의 몸 이곳저곳을 더듬었는데, 특별히 성욕이 솟구쳤다기보다는 그냥 그 느낌이 좋았다.  

 

확실히 여자의 몸은 남자와 다르다는게 오감을 통해 느껴졌다.  둥글둥글, 말랑말랑, 따끈따끈 이 세느낌이 어우러져 나를 가만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입안 한가득 고메즈녀의 말랑말랑 가슴을 문채, 손으론 둥글둥글한 둔부를 훔치며, 따끈따끈한 피부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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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있던 고메즈녀에게 가볍게 키스를 하다 목에 얼굴을 파묻으며 목과 어깨에도 키스를 했다.  달짝지근한 여자내음이 느껴져 한동안 코를 박은채 숨을 쉬어 보기도 했다.

 

얼마후, 잠에선 깬 고메즈녀는 연신 속이 너무 쓰리다고 하며 내품에 안긴채 징징댔다.  아침식사를 하고나면 좀 괜찮아질거라 달래며 고메즈녀를 안고 있었는데,

 

고메즈녀는 특별한 해결방안보다는, 그냥 내게 징징대고 싶어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징징대는 고메즈녀를 품에 안은채 등과 엉덩이 이곳저곳을 쓰다듬으며 안아주자, 징징거림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난 몇분간을 그렇게 고메즈녀를 달래다 결국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성공했고, 몸을 일으킨 고메즈녀는 옆에있던 수건으로 본인의 몸을 감싼채 옷장으로 걸어가 옷을 챙겨입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지만, 고메즈녀도 브라를 답답해 하던터라, 상체엔 노브라로 티셔츠만 걸쳤는데, 그래서 그런지 살짝 늘어진 가슴라인이 더 섹시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식사를 하러 가면 되겠다는 내 생각과는 달리 고메즈녀도 여자라 그런지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았다.  머리를 틀어올린채 세수를 하더니 스킨, 로션, 비비등을 차례로 발랐다.  

 

난 옆에 서서 멀뚱거리며 고메즈녀가 준비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나한테도 이리 와보라고 하더니, 썬크림을 얼굴에 발라주었다.  누군가 내얼굴에 썬크림을 발라주는 느낌이 참좋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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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준비를 마친 우린 함께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니려갔다.  스위트룸으로 방을 옮긴터라, 라운지에서도 조식을 먹을수 있었지만, 라운지의 메뉴구성이 식당에 비해 단촐해, 우린 전날과 같이 아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팔짱을 낀채 식당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전날 아침식사를 하다 인사를 나눴던 한국인 가족과 다시 마주쳤고, 설날이라 어르신들께 새해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드렸다.  

 

잠시 그렇게 식당 입구에 서서 이런저런 얘길 주고 받았는데, 어르신들께서는 나와 고메즈녀의 고향이 어딘지 묻기도 하셨다.  

 

나는 출생지는 서울이고 본가는 어디라고 어르신께 대답을 했는데, 마침 내 본가가 어른신 고향 바로옆이라 어르신들께서 무척 반가워하셨다.  

 

본을 묻는것부터 시작해, 몇대손인지, 조부 함자가 어떻게 되는지까지 이것저것 확인을 하시더니 할아버지께서 뜬금없이 지갑을 꺼내 내게 돈을 주셨다.  

 

30대 후반 틀딱의 나이에 돈을 받기도 뭐했는데, 또 돈의 액수가 50만동짜리라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괜찮다고 하며 연신 거절했으나, 어른이 주는 세벳돈이니 그냥 받으라고 호통을 치는 할아버지 기세에 눌려 결국 돈을 받았다.  

 

옆에 가만히 서서 구경하던 고메즈녀는 자긴 왜 세벳돈 안주냐고 할아버지에게 아양을 떨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닌 고메즈녀의 그런 모습이 귀여운지, 흔쾌히 다시 지갑을 꺼내 고메즈녀에게도 50만동을 주시곤 쿨하게 떠나셨다.

 

생각지도않게 큰돈을 받아 어리둥절했지만, 가만히 서있을수도 없는 노릇이라 우린 식당으로 들어와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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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에 고추 다마내기와 핫소스를 잔뜩 푼뒤 한모금 들이키니 속에서 열이 나면서 땀도 삐질삐질나는게 해장이 제대로 되는듯 했다.   

 

고메즈녀도 쌀국수 해장이 맘에 쏙 드는지 말한마디 없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쌀국수를 먹고 있었는데, 화장기 없는 고메즈녀의 모습이 의외로 청순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쌀국수 한그릇을 다 비운후엔 고메즈녀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식사를 이어갔는데, 고메즈녀는 50만동이 어느정도 금액인지 감이 없는듯 보였다.  

 

한화로 25,000원 정도 금액이고, 한국에서 10만원정도 되는 가치라고 설명해주니 그제서야 고메즈녀는 금액을 실감했는지, 공짜로 생긴 세벳돈으로 뭐할지에 대해 궁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까 할아버지가 세벳돈 줄때, 옆에 있던 며느리가 열받은거 봤냐고 물었는데, 그런 사정까진 몰랐던 난 전혀 몰랐다고 대답했고, 고메즈녀는 자세한 스토리를 얘기해 줬는데, 그걸 듣고있자니 참 여자들 세계가 무섭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식사를 하면서 어젯밤 얘기도 나누었는데, 고메즈녀는 메간폭스녀에게 받은 인상이 강렬했던지 다시 메간폭스녀 얘길 하기도 했다.  걔 진짜 예쁘더라..  

 

얼굴도 예쁜애가 몸매도 예쁘더라.. 등등..  효종남 커플 얘기도 했는데, 고메즈녀는 효종남이 그닥 맘에 안드는지 엄청 까댔다.  효종남이 부산사내라 사투리를 썼는데, 자긴 사투리쓰는 남자가 무식해 보여서 너무 싫다고 했다.  

 

특히 효종남은 눈치도 없고, 여자친구 옆에 두고 중국여자 칭찬할땐 너무 어이없었다고도 했다..  그얘길 듣고 있으니, 어젠 그렇게 잘놀았는데, 돌아서자마자 이러고 바로 까대는 모습이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얘는 내가 없을땐 내 욕도 이렇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바로 물어볼까 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아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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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우린 바로 객실로 올라갈까하다 산책을 하자는 고메즈녀의 요구로 해변을 따라 산책을 했다.  

 

해가 중천에 뜬 해변엔 조깅을 하는 몇몇 외국인들과 그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베트남사람들만 있어 어제완 달리 한가했는데, 팔짱을 낀채 터덜터덜 걸으며 사람들 구경을 하니, 생각보다 재미가 있었다.

 

나짱 중앙광장에 도착한 나와 고메즈녀는 광장에 있던 사람들 구경을 하며 이리저리 터덜터덜 걷고 있었는데, 문득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돌아봤다.  

 

왠 베트남 남녀꼬맹이 두명이 우리뒤에 서서 뭔가를 다투는듯 티격태격하고 있었는데, 검은 눈동자가 유난히커 반짝반짝 빛나는 두눈이 무척 귀여워보였다.  

 

나와 고메즈녀는 요 꼬맹이들이 원하는게 뭔지 도무지 이해가 안돼 어리둥절했는데, 딱히 할일도 없었던터라 가만히 서서 꼬맹이들이 하는짓거리를 구경했다.

 

꼬맹이들은 한동안 우리앞에 서서 지들끼리 뭐라뭐라하며 티격댔는데, 대충 얘길들어보니, 니가 말해봐..  아니 니가 말해봐.. 라고 하며 다투는걸 볼때, 지나가는 외국인들을 붙잡고 영어로 말을 걸어보며 공부하는 꼬맹이들로 보였다.  

 

나짱도 그렇고 호치민 공원등지에서도 간혹 그런 애들은 만날수 있는데, 요녀석들은 그런 애들중에서도 유난히 어려보였고, 아직 이짓을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많이 쑥스러운듯 보였다.  

 

그래서 남자애와 여자애가 서로 니가 먼저 말을 걸어보라고 떠밀고 있었고..

 

난 내가 눈치챈 사실을 고메즈녀에게 대충 설명해줬고, 고메즈녀는 내 설명을 듣자 얘들이 너무 귀여워 보였는지, 자기가 나서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했다.  

 

이름이 뭐야?  몇살이야?  얘가 너 남자친구야?  등등..  꼬맹이들은 특히 남자친구인지 묻는 질문에 격한 반응을 보였는데, 쪽팔린지 연신 과하게 부정하는 모습이 우리나라 저나이또래 꼬맹이들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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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고메즈녀는 커피를 한잔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고메즈녀는 꼬맹이들도 데리고 가서 맛난거 사주자고 했고, 내생각에도 그게 좋을것 같아서 그렇게 우린 꼬맹이 두명을 델고 전날 혼자 갔었던 Paramount로 갔다.

 

Paramount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뭘 먹을건지 앞에 앉은 꼬맹이들에게 물어봤다.  엄마한테 모르는 아저씨가 아이스크림 사준다고하면 절대 따라가지 말라는 얘길 들었던지 아이들은 살짝 긴장한 모습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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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정확한 의사표현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와 고메즈녀만 카페쓰어다를 마시기도 뭐해 결국 아이들에겐 아이스크림을 주문해 주었다.

 

주문한 것들이 나온뒤엔 함께 카페쓰어다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그야말로 기초수준이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긴 힘들었다.  

 

둘은 동네소꿉친구인듯 보였는데, 어리숙한 남자아이와는 달리, 여자애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건 비슷했지만, 뭔가 똑부러지고 야무닥지다고 해야하나?  남자애가 여자애한테 기에서 밀려 꼼짝을 못했다.  

 

중간에 지들끼리 뭐라뭐라 얘길하다 여자애가 남자애 싸대기를 때리기도 했는데, 고메즈녀는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라선 그러면 안된다고 하며 여자애를 말리기도 했다.  

 

베트남애들과 지내다보면 가끔 서로 싸대기를 때리는 모습을 볼수가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싸대기를 때린다기 보단, 슬쩍 미는 수준인데,

 

이게 베트남애들 사이엔 친구간, 남녀간에도 어느정도 통용이 되는 스킨쉽의 일종인데, 한국인 입장에선 상당히 적응이 힘든 문화다.  나도 저걸 처음 봤을땐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나 고메즈녀에게 설명해줬지만, 고메즈녀도 적응이 잘 안되는듯 보였다.

 

아이스크림 먹더니 아이들은 긴장이 조금 풀리는듯 보였는데, 우리에게 이것저것 묻기도 했다.  이름이 뭐야?  어디에서 왔어?  등등..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짧았고, 내 베트남어 실력도 별로였던 터라,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꼬맹이들과 꽤 유쾌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꼬맹이들은 우리가 맘에 드는지 내일도 여기서 만나자고 했는데, 우리도 우리 나름의 일정이 있는터라 그러긴 힘들것 같다고 하며 사정을 설명해줬다.  

 

서로 언어장벽으로 인해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들긴 했지만, 꾸역꾸역 최선을 다해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꼬맹이들은 아쉬운지 내연락처를 가르쳐달라고 하기도 했는데, 뭐 안될 이유도 없는것 같아 내핸드폰 번호를 가르쳐주며 또 연락하자고 한뒤, 아이들과도 헤어졌다.

 

우린 처음 만났던 나짱 중앙광장까지 함께 걸어와 헤어졌는데, 꼬맹이 둘은 자전거를 함께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어른들이 타는 큰 자전거여서 둘이 타면 혹여 넘어지진 않을까 걱정됐지만, 남자꼬맹인 뒷자리에 여자꼬맹일 태우고서도 너끈히 자전거를 몰아 집으로 돌아갔다.

 

방에 돌아온 나는 피곤했던터라 양치만 한뒤 바로 잠에 들었다.  고메즈녀가 같이 수영장가서 놀자고 징징대었지만, 며칠간 계속된 강행군에 지쳤던 나는 바로 이불속을 파고 들어 침대위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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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즈녀는 혼자 깨어있기 영 심심했던지 나를 따라 이불속으로 들어왔는데, 제발 딱 1시간만 더 자겠다는 내말에 의외로 흔쾌히 허락을 해주었고, 심지어는 재워주겠다고까지 했다.  

 

난 고메즈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 잠에 빠져들었는데, 내 머리카락과 등을 만져주는 고메즈녀의 손길 때문이었는지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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