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기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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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11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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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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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명절 뗏)

 

다음날도 평상시처럼 출근해서는 업무를 하는데, 설연휴가 다가와서 그런지 사무실 분위기도 그렇고 교육분위기도 그렇고 뭔가 붕 뜬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교육중에 직원들은 설연휴때 뭐하는지 물어보니, 예상대로 대부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고 했지만, 몇몇은 싱가폴이나 태국같은 주변으로 놀러가는 애들도 있었다.  

 

한국에 놀러가지 왜 안가냐고 물어보니 싸하더라.  직원들 대부분이 한류문화에 관심이 많아 의아해서 한국은 가기 싫으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대충 눈치로 볼때는 가고 싶기는 한데, 막상 가기는 쉽지 않은 나라정도 되는 눈치였다.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북유럽정도 되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봤다.  가보고 싶기는 한데, 진짜로 가기는 쉽지 않은..  뭐 그정도 위치 아닐까 생각했었다.

 

오후교육까지 다 마치고나서 빨갱이랑 얘기를 하는데, 내일은 교육을 하기 힘들것 같다고 말을 하더라.  이유를 물어보니, 설연휴 하루전이라서 휴가내는 인원들도 일부 있고,

 

오전근무만해서 걍 교육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을 해주더라.  뭐 나야 상관없는 일이라 알았다고만하고, 난 다음날 숙소에서 한국업무를 좀 보겠다고 얘기를 했다.  

 

난 내일은 출근하지 않고 놀겠으니 혹시 누가 나 찾거든 숙소에서 업무중이라고 말해달라는 의미로 얘기한건데, 그뜻을 알아챈건지 모르는건지 걍 알았다고만 하더라.  한국도 설연휴 직전이라 따로 업무가 있을리야 만무했고, 걍 눈치껏 좀 놀고 싶었다.

 

퇴근하고선 후다닥 숙소에 와서는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겨선 축구를 하러 갔다.  퇴근시간이라 다소 길이 막혀서 약간 늦게 도착했는데 벌써 몇몇 애들이 필드에 모여 운동을 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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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축구팀 매니저한테 얘기를 듣기론 평일엔 훈련을 하고 주말엔 리그경기를 한다고 해서 평일에는 지난번처럼 자체경기를 진행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얘네들은 진짜 훈련을 하더라.  

 

스포츠 뉴스같은데서 축구국가대표팀 소집되면 화면에 나오곤 하던 진짜 훈련을 했다.  간단하게 몸을 풀고는 단거리 왕복달리기, 지그재그달리기, 서로 몸으로 밀면서 달리기 등등 정말 축구 트레이닝을 하더라.  

 

코치가 영국인인데, 영국 축구협회 코치라이센스 보유자라 그런지 한국에선 축구할때 한번도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굉장히 체계적으로 훈련을 했다.

 

 난 걍 조기축구처럼 생각하고 가볍게 공차러 나온건데, 얘네들은 무슨 지네들이 프로축구선수라도 되는듯 존나 진지하게 운동을 했다.  힘들어서 좀 살살하면 코치가 막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고.. 걍 설렁설렁 즐기면서 하면 좋을텐데, 존나 빡세게 굴렸다.

 

전술훈련도 하던데, 포백 세워놓고 오프사이드 훈련도 하고, 전방압박훈련, 세트피스 훈련도 했다.  훈련할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지만, 자빠져 쉬면서 생각해 보니까 이러고 극한까지 운동을 해본게 얼마만인가 싶어서 나름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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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군시절 유격훈련하던 생각이 나서 군시절을 추억하기도 했다.  사내녀석들만 모여 땀뻘뻘 흘리며 이리뛰고 저리뛰다보니 몇번 보지도 못했던 녀석들인데, 심정적으로 금방 가까워지더라.  뭔가 우리팀이라는 생각도 들고..

 

훈련이 끝나고선 몇몇애들은 모여서 맥주마시러 가던데, 난 신지녀와 저녁약속이 있어서 바로 택시를 잡아타곤 숙소로 향했다.  택시타고 가면서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더라.  

 

신지녀한테서 온 연락도 있길래 열어보니, 친구들이랑 식사를 하는지 축구끝나면 연락달라고 적혀있었다.  말한대로 축구끝나고 집에 샤워하러 가는 길이라고 메세지를 보내니,

 

얼마나 걸리겠냐고 물어보길래, 대충 1시간쯤 걸릴것 같다고 알려주니 자기들이 있는 식당주소를 보내주면서 오라고 하더라.

 

허겁지겁 숙소에 도착해선 샤워를 후다닥하고는 뭘입을까 고민을 하다가 데이트도 아닌데, 차려입고 나가는 것도 웃긴것 같아서 걍 편한 반바지에 피케셔츠 하나 입고 숙소를 나섰다.  

 

핸드폰을 보니까 그새 신지녀에게 연락이 왔더라.  내가 예상보다 지체가 돼서 그랬는지 자기들 식사가 끝나서 딴데로 옮길거라고 하면서 옮길 곳의 주소를 보내줬다.

 

가게명을 보니까 가라오케라고 되어 있길래, 처음엔 로컬가라오케 가는건가 하고 기대를 잠시 하기도 했으나, 곧 일반 건전노래방일거라는 합리적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러면서 여길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여지기도 했고..

 

예전에 나짱에 체류할때 베트남애들이랑 노래방에 가본적이 있었는데, 그닥 별로였던 경험이 있어 망설여 지더라.  난 안그래도 노래방이라는 공간을 그닥 좋아하지도 않고, 안가본지 5년도 넘어서 그닥 내키지가 않았다.  

 

난 어느정도 짬이차고 나서는 룸살롱에 가서도 노래는 안부르고 술마시고 입만 터는 스타일인데, 거기가면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내경험으로는 베트남애들이 노래방에서 정말 재미없게 논다라는 인식이 있어서 더 망설여지더라.  술좀 깔아놓고, 안주 몇개 시켜놓고,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폼잡으며 노래부르는 분위기?  

 

딱 그런분위기가 내가 생각하는 베트남 노래방의 분위기였다.  걍 지금이라도 장서희녀 만나서 데이트라도 할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잠시 망설이다가 신지녀랑 약속도 했는데, 지금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면 매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가보기로 했다.  택시를 불러 타고선 도착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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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내려주면서 기사가 저기라고 손짓으로 알려주는데, 손짓을 할필요도 없겠더라.  존나 크더라.  아바타라는 가라오케였는데, 건물하나를 통째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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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수노래방에 버금가는 규모였다.  막 번쩍번쩍하는게 화려함은 수노래방을 압도했고..  신지녀에게 연락을 해보니, 자기들은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면서 예약을 해뒀으니 룸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신지녀 얘기대로 가라오케 입구를 향해 올라가는데, 계단에도 무슨 LCD를 설치했는지 막 번쩍번쩍 불이 들어오고 무슨 우주선에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들어가니 웨이터가 반겨주던데, 영어가 전혀 안통했다.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왔고, 친구가 예약을 했다고 하면서 신지녀 이름을 알려줬는데, 전혀 이해를 못하는 듯, 미안한 표정으로 쓴웃음만 짓더라.  

 

손짓발짓으로도 의사소통이 안돼서 결국 신지녀에게 전화를 해서는 바꿔주니 신지녀가 잘 설명을 한듯 날 룸으로 안내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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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터의 안내를 받아 룸에 들어가보니, 시설이 정말 좋았다.  한국에서도 이정도 시설이 되는 노래방은 물론이거니와 룸살롱도 가본적이 없어서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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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등도 켜있고, 벽이랑 바닥도 LCD를 달았는지 화려한 조명들이 들어와 있었다.  입구에서도 우주선에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룸은 정말 우주선 안에 타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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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너무 과도하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어 한국인 취향의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한국이상의 시설인 것은 확실해 보였다.  노래방 기계도 아이패드로 작동하는 최신식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한국에서 물건너온 아리랑 제품이었다.

 

잠시 혼자 룸에 앉아 있는데, 호스트들도 없는 상태에서 게스트인 내가 자리차지하고 혼자 앉아 있기가 디게 뻘쭘하더라.  그래서 카운터로 나갔다.  

 

 

 

갑자기 내가 룸에서 나오니까 나를 안내해줬던 웨이터는 놀랐는지 내옆으로 오더라.  뭐라뭐라 베트남어로 얘길하는데, 대충보니까 필요한거 있냐고 묻는거 같아서,

 

친구들 올때까지 카운터에서 기다리겠다고 열심히 손짓발짓, 영어, 베트남어를 활용해 설명했다.  다행히 알아듣는 눈치였다.

 

카운터에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신지녀를 기다리는데, 이 가라오케가 디게 분위기가 묘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면 건전노래방인것 같기도 하고, 또 어찌 생각하면 언니들 나오는 로컬가라오케 같기도 하고..  

 

홀복입은 아가씨들이 왔다갔다 하는걸 보면 로컬가라오케 같기도 하다가, 홀복입은 언니들이 꼬맹이들 델고 들락거리는걸 보면 가족, 친구들과 놀러오는 건전노래방 같기도 했다.  

 

베트남은 워낙 홀복이 대중화된 곳이라 복장으로 판단을 내리기가 디게 애매하더라.  홀복 입은 아줌마들도 지나다니길래 결국 이곳은 건전노래방인것으로 판정을 하려다가도 지나다니는 여자들의 끈쩍끈쩍한 눈빛을 보고선 다시 판단을 보류하기도 했다.  

 

지나다니는 아가씨들중 몇몇은 내가 외국인인걸 눈치를 챘는지 ‘헬로우’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도 해주더라.  나도 기분이 좋아 가볍게 인사를 해주니 빵터지며 좋아하더라.  그모습을 보며 난 좋기만 했고..  

 

그러고 이곳이 로컬업소인지 건전노래방인지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신지녀가 도착을 했다.  난 여기 나올때 걍 신지녀 친구 3~4명정도 만나서 같이 노는걸 상상했었는데, 생각보다 존나 많은 인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신지녀랑 인사를 하고, 친구들이랑도 허겁지겁 인사를 했다.  그러다 다시 웨이터에게 룸으로 안내를 받아 자리잡고 앉으니 분위기가 알쏭달쏭하더라.

 

처음엔 갑작스레 너무 많은 인원들의 인사를 받고선 정신이 없었는데, 룸에서 자리를 잡고 찬찬히 살펴보니 나를 제외하고도 총 10명의 대인원이었다.  남자 4명에 여자 6명..  나까지 포함하면 남자 5명, 여자 6명이었다.  

 

여자들은 전부 홀복을 착용한 상태였고, 남자들은 전부 쌩양아치같이 생겼더라.  쫄바지같은 스키니바지에 다들 셔츠를 입고 있었고 헤어스타일은 옆머리 뒷머리는 바싹 짧게 치고 윗머리는 길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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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인지 무스를 발라선 초샤이어인처럼 한껏 위로 세웠더라.  정말 Ctrl+C, Ctrl+V를 했는지 다들 똑같은 모습이었다.  얘네들말고도 평소에도 돌아다니다 보면 저런 모습을한 베트남 남자애들을 많이 봤었는데, 아무래도 저게 베트남 유행인것 같았다.

 

여자애들도 만만치 않아서 다들 홀복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드레스코드인지 가슴골을 드러낸건 기본인듯 보였다.  몇몇은 등도 시원하게 확 파여있었고,

 

오프숄더로 어깨가 드러난 홀복을 착용한 아이도 있었다.  존나 벙쪄서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들더라.  몇년전 나짱에서 베트남애들과 건전노래방 갔을땐 이정도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이번엔 뭔가 다르더라.

 

자리배치도 남자들이 여자 하나씩 끼고 앉는 모양이었고, 나만 양옆에 여자를 끼고 앉아 있어서 흡사 한국 룸살롱같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단시간에 예상밖의 일들이 연달아 벌어져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선 신지녀를 바라봤다.  얘도 예외없이 홀복에 가슴을 절반정도 까고 있었는데,

 

지난번에 갤러리에서 봤을땐, 방실방실 웃고 착실해 보이는 인상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방실방실 웃는 인상은 여전했지만, 뭔가 최근에 깨달음을 얻어 단시간에 발랑까진듯한 분위기였다.

 

어이가 없는 와중에도 난 본능을 발휘해서 나머지 여자애들을 빠르게 스캔해 보았다.  이승희녀(한국계 플레이보이 모델), 서예지녀, 수영녀(소녀시대수영), 자스민녀(필리핀계국회의원), 블랑카녀(스트리트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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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이승희  ,  우: 서예지)

 

딴애들은 다 그냥 그랬는데, 이승희녀와 서예지녀가 죽이더라.  특히 이승희녀가 굉장히 관능적이었다.  몸에 찰싹 달라붙는 원피스에 가슴은 절반쯤 까고 있는데, 긴다리가 날씬하게 뻗었고, 가슴도 빵빵해서 죽이더라.

 

 피부도 태닝한듯 검었고, 화장도 약간 교포식 화장을 해서 이승희와 비슷한 분위기가 물씬풍겼다.  알고보니 베트남계 미국인이고, 패션모델이라고 했다.  

 

나중에 페이스북 친구맺고선 알게 되었지만, 우리나라로치면 피팅모델정도 되는것 같더라.  가끔 다낭이나 나짱같은곳 리조트 광고 영상도 찍고, 웨딩샵 촬영도 하긴 하는데, 대부분은 옷가게 핏팅모델로 일하는듯 보였다.

 

자리잡고 앉아서는 남자애들이랑도 천천히 인사를 했는데, 직업군이 다양햇다.  연예기획사 디렉터, 래퍼, 타투이스트, 경찰..  연예기획사 디렉터라는 넘은 지가 한국연예인이랑도 잘안다고 하면서 나한테 사진을 보여주던데,

 

AOA랑 함께 찍은 사진이더라.  뭐 잘아는것 같지는 않고, 한국연예인들이 베트남 공연할때, 베트남 현지 일정을 관리해주는 회사에서 일하는게 아닌가 혼자 생각했었다.

 

그러고 여자하나씩 끼고선 놀았다.  난 이승녀한테 관심이 많았지만, 이승희녀는 래퍼라는 녀석옆에 있었고, 내옆에는 신지녀와 블랑카녀가 있었다.  

 

블랑카녀는 메이컵 아티스트라고 하던데, 스트리트파이터에 나오는 블랑카랑 약간 닮았더라.  예쁘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렇게 나쁜얼굴도 아닌데, 진짜 묘하게 약간 닮아서 웃음이 자꾸 났었다.

 

여자애들은 다들 홀복을 입고 있었고, 남자애들은 다들 쌩양아치같이 생겨서 어쩌면 잼나게 놀수도 있겠구나하고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존나 재미없게 놀았다.  

 

자리잡고 앉아서 남자들은 위스키와 맥주를 마셨고, 여자애들은 주스를 마셨다.  그러다 한번씩 일어나 ‘못! 하이! 바! 요~~~~’ 이러며 건배를 하기도 했다.

 

‘못! 하이! 바! 요~~~’하고선 지들끼리 존나 신난다는듯 들썩들썩 둠칫둠칫 하기도 하던데, 전혀 신나질 않더라.  근데, 자세히 보니 지들도 사실은 전혀 신나지 않는듯 잠시 그러다 쓸쓸히 또 자리에 앉았다.  

 

보고 있는데, 존나 갑갑하더라.  나도 뭐 그렇게 잘노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베트남애들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 못논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지녀랑 블랑카녀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한편 애들을 관찰하는데, 뭐 별거 없더라.  옆에 앉은 파트너랑 대화를 하다가 은근슬쩍 스킨쉽도 좀 하고, 노래도 부르고 그랬다.  

 

그러다 화제가 한국으로 흘렀다.

 

얘네들도 베트남 젊은이들답게 한국문화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  태양의 후예 때문인지 송중기, 송혜교는 당연히 알았고, 한국군대 문화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질문을 했다.  

 

정말 모든 남자들은 다 군대를 가야 되냐?  대학교 가면 어쩌냐?  남자가 군대갔을때 연인들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던데 사실이냐? 등등..

 

그래서 난 상세히 설명을 해줬다.  우리땐 26개월이었는데, 요샌 20개월정도 가는거 같더라.  내가 군대 있었을때는 거의 대부분 9개월을 못넘기고 여자친구랑 깨졌고,

 

끝까지 가는경우는 딱 2명 봤다.  등등..  애들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존나 흥미진진하게 듣거라.

 

나도 문득 궁금증이 들어서 베트남 군대에 물어봤더니, 베트남도 의무복무제가 맞기는 한데, 얘네들은 대학에 가면 군대안가도 된다고 했다.  대신 1달동안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했고..  

 

신기했던건 얘네들은 남녀가 모두 동일하게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는 남자만 군대를 가는 문화라 베트남의 군복무제도가 존나 신기했었다.  

 

얘네들은 남자만 군대가는 우리나라를 존나 신기해 했고..  서로 신기해했다.  특히 여자애들은 베트남도 한국처럼 남자만 군대가야한다고 하면서 남자애들이랑 티격태격댔었다.

 

그러다 갑작스레 우리나라 폭탄주 얘기가 나왔다.  얘네들이 생각보다 한국에 대해 많이 알더라.  드라마에서 봤는지 영화에서 봤는지 폭탄주 얘기가 나왔는데,

 

몇몇 모르는 애들한테는 지들끼리 알아서 설명도 해주고 그러더라.  그렇게 잠시 폭탄주를 주제로 얘길 하고 있었는데, 남자애 한넘이 나보고 혹시 폭탄주 만들줄 아냐고 물어봤다.  

 

폭탄주 만드는게 어려운것도 아니고 당연히 안다고 했더니, 애들이 폭탄주 만들어달라고 존나 조르더라.

 

이게 한국의 좋은 문화도 아니고, 내가 얘네들한테 폭탄주 마는법을 가르쳐야 하나 잠시 고민이 했었다.  그와중에도 얘들은 간절한 눈을 한채 조르고 있었고..  

 

이윽고 마음의 결정을 한 나는 폭탄주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하며 한가지 조건을 얘들에게 제시를 했다.

 

‘내가 폭탄주를 만들어 줄건데, 대신 한방울도 남기면 안돼! 남자든 여자든 다 마셔야돼!’

 

지들끼리 분란이 났다.  남자들은 당연히 찬성을 했고, 여자애들은 의견이 갈리더라.  마셔야 한다는 애들도 있었고, 안된다고 하는 애들도 있었다.  

 

그래도 찬성파가 압도적 다수라 결국 모두 함께 마시기로 약속을 하고선 폭탄주를 만들 준비를 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나 해외영업하면서, 미친듯이 룸살롱 드나들었던 사람이다.  그것도 막내생활만 3년도 넘게 했다.  이게 뭔뜻이냐면 3년동안 폭탄주 미친듯이 말았다는 뜻이다.  그때 습관이 남아 요새도 룸에 가면 내가 폭탄주 만들어 돌리곤 한다.

 

애들에게 폭탄주를 만들려면 음료수잔 11개와 샷잔 11개, 다량의 냅킨, 물수건이 필요하다고 하니, 흥분한 애들이 웨이터를 불러선 당장 가져오라고 하더라.  잠시 기다리니 웨이터가 낑낑대며 주문한 물품들을 가지고 들어와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었다.

 

난 테이블앞에 서서는 폭탄주를 만들기 위한 세팅을 했다.  11개의 음료수잔을 가지런히 테이블위에 일렬로 배치해 두고선 각 음료수잔마다 절반정도만 맥주를 따랐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절반씩만..  고도의 집중을 한채 맥주를 따르고선 애들을 보니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날바라보며 지들끼리 쑥떡대고 있더라.

 

그러고선 음료수잔 사이사이에 샷잔 10개을 올려 두었다.  음료수잔 사이의 간격을 잘 맞춰야 샷잔이 안떨어지기 때문에 아주 정밀한 작업이었다.  어느덧 아이들은 숨소리조차 죽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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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샷잔이 11개의 음료수잔 사이사이에 올라가 있으니, 시각적 효과는 대단했다.  더불어 아이들의 기대도 점점 고조되고 있는게, 공기중에 섞인 긴장감에서 느껴쪘다.

 

조심스레 10개의 샷잔에 위스키를 따르기 시작했다.  너무 세게 다르면 샷잔이 음료수잔에서 떨어질수도 있어서 최대한 조심스레 살살 따랐다.  샷잔에 따르는 위스키의 양은 차별화를 뒀다.  

 

앞의 3개의 잔엔 2/3정도, 나머지 7개의 잔엔 1/5정도…  7개의 잔은 나와 여자애들이 마실거였고, 3개의 잔과 손에쥔 1개의 잔은 남자애들이 마실 거였다.  마지막으로 손에 들고 있던 마지막 한개의 잔에도 2/3정도 위스키를 따르고 나니 세팅이 완료가 됐다.

 

세팅이 완료되니 긴장감도 최고조의 이르더라.  잠시 시작하기 전에 세팅된 잔들 앞에 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초롱초롱 빛나는 20개의 눈이 보였다.  실망시켜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약간 긴장이 되기도 했고…

 

시작에 앞서서 다시한번 세팅된 잔들을 체크했다.  세팅이 잘못되면 샷잔이 옆으로 샐수도 있어서 꼼꼼이 마지막 체크를 했다.  완벽한 세팅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렇게 난 손에 들고 있던 첫샷잔을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음료수잔에 밀어넣었다.

 

‘촤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마치 도미노처럼 샷잔들이 서로 부딪히며 맥주가 담겨있는 음료수잔속으로 빨려 들었고, 그 충격으로 맥주거품이 솟구쳐 올랐다.

 

‘우~~~~~~~~~와~~~~~~~~~~!!’

 

아이들이 미친듯한 환호성을 질러댔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냅킨을 거품가득한 음수잔 위에 올린채 오른손으로 감싸쥐고는 손목에 스냅을 주어 한바퀴 돌렸다.

 

‘촤르륵~~!’

 

음료수잔 안에 있던 샷잔이 도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선 난 음료수잔을 테이블위에 딱소리가 나게 내리치며 내려놓았다.  자칫잘못하면 잔이 깨질수 있어 적당한 힘조절이 필수였다.

 

음료수잔이 테이블에 부딪히며 올라오는 반탄력 때문인지 맥주거품이 뿜어져 올라와 내손과 냅킨을 흠뻑 젹셨다.

 

‘우~~~~~~~~~~와~~~~~~~~~~~!’

 

감동의 도가니였고 환호성의 도가니였다.  2002년 월드컵 못지 않은 분위기였다.

 

그런 함성을 뒤로한채 난 마무리를 했다.  몸을 돌려 아이들을 뒤로한채 손에 젖은채 붙어있던 냅킨을 냅다 TV를 향해 던졌다.

 

‘철썩!’

 

아이들은 나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잠시 함성을 멈춘채 있다가 화면 가운데 붙어 있는 냅킨을 확인하고선 다시한번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우~~~~~~~~와~~~~~~~~~~~!’

 

난 이작업을 11번 반복했고, 모든 작업을 마쳤을때, 화면가득 냅킨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몇개의 냅킨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아이들은 거기까지 신경쓰진 않더라.

 

열광에 휩싸인 아이들에게 난 폭탄주를 나눠줬다.  위스키를 많이 담았던 첫 4잔은 남자애들에게 돌렸고, 나머지는 나와 여자애들이 나눠가졌다.  

 

모두 앞에 나와선 잔을 들고선 또 ‘못! 하이! 바! 요~~!’를 외치며 폭탄주를 원샷했다.  여자애들중 일부는 다 마시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기도 했는데, 어째뜬 약속은 약속이라 다들 마셨다.

 

어느덧 내 옆에는 신지녀와 이승희녀가 앉아있었다.  진짜 딱 룸살롱에서 노는 기분이더라.  홀복입은 여자애들 양쪽에 앉아 있고,

 

팔짱낀채 술마시다가 내술 떨어지면 여자애들이 다소곳이 따라주고..  물빨만 없지 딱 룸살롱같은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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