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손에 쥐어준 생선, ’KBS 수신료’를 폐지하자는 하태경의 주장

 

 

하태) 고양이 손에 쥐어준 생선, ’KBS 수신료’를 폐지하자

 

1. KBS는 부족한 수신료가 아니라 방만한 경영이 문제입니다.

KBS가 수신료 인상요구안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국민들이 KBS의 수신료 인상에 반감을 표하는 이유는 ‘공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KBS 주장이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KBS는 올해 초, 1억 이상 연봉자가 전체 직원의 46.4%이고 이중 무보직자가 1,500명이라고 실토했습니다.

KBS 경영이 어려운 건 수신료가 작아서가 아니라 방만한 경영 때문입니다. 왜 국민들이 일도 하지 않는 KBS의 고액 연봉자들을 위해 수신료를 올려줘야 합니까?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비비 꼬인 실타래를 푸는 가장 간명한 방법은 가위로 싹둑 자르는 것입니다.

 

2. KBS는 수신료 징수권 자격이 없습니다.

현재 KBS가 독점하고 있는 수신료 제도는 몇 가지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첫째, KBS가 공영방송 수신료 징수권을 갖는 것부터가 잘못된 일입니다.

국민들이 매달 전기요금에 합산해서 납부하는 KBS 수신료는 정확하게 TV 수신료입니다. KBS는 이 수신료의 성격이 무엇인지 헌법재판소 판결을 근거로 자사 홈페이지에 명확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수신료는 시청료가 아니고,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경비조달에 충당하기 위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다.”

그렇습니다. 수신료는 시청료가 아니고, ‘공영방송사업’을 위한 온 국민 특별부담금입니다.

그렇다면 백번을 양보해 수신료 징수가 불가피하다 해도, 공영방송 가운데 하나인 KBS가 수신료 징수권을 갖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KBS 외에도 공영방송 MBC, EBS가 있습니다. 공영방송사업 지원이 목적이라면 공영방송 중 하나인 KBS가 아니라 별도의 공적기관에서 징수를 해야 마땅합니다.

둘째, 수신료 배분도 KBS 마음대로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수신료 징수권이 KBS에게 부당하게 주어졌기 때문에 배분도 엉망진창입니다.

KBS는 전체 TV 수신료에서 한국전력 징수대행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가운데 겨우 3%만 EBS에 나눠 주고 97%를 독식합니다. MBC에 배분되는 수신료는 한 푼도 없습니다.

수신료는 공영방송을 위한 공적 기금인데 KBS가 징수해 배분하도록 했으니 이런 불공정한 일이 40년간 벌어졌던 것입니다.

사태가 이런데도 KBS는 허구한 날 돈이 부족하다며 수신료 인상 타령을 하고 있습니다.

 

3. 수신료가 오르지 않았다는 KBS 주장은 거짓입니다. KBS 수신료 수입은 매년 100억씩 증가했습니다.

KBS는 월 2,500원 수신료가 40년간 동결되어 회사 경영이 어려우니 3,800원으로 52% 올려야 한다고 합니다.

제법 그럴싸한 주장입니다. 그러나 실상을 따져보면 KBS의 주장은 숫자 장난에 불과합니다. KBS 얘기만 듣고 있으면 마치 수신료 수입이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소리로 들리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수신료는 TV를 보유한 세대 단위로 부과됩니다. 세대당 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동결됐지만 그동안 세대수가 엄청난 규모로 증가해 KBS의 수신료 수입도 함께 폭등했습니다.

최근 10년만 보더라도 2011년 당시 5,700억 원이던 수신료 수입이 2020년에는 6800억 원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연평균 100억 이상 늘었습니다. 기록적인 수익 증가입니다.

따라서 KBS는 마치 수신료 수입이 40년간 동결된 것처럼 진실을 호도해선 안 됩니다.

 

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BS 수신료는 이쯤에서 폐지하고, 공영방송사업 재원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하태경은 KBS 수신료 폐지를 강력히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