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기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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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41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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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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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즈녀에게 혹시 너 임신했을까봐 술 못마시게 하는거라고 다시 솔직하게 얘기하자 고메즈녀는 어이없게도 실실 웃기시작했다.  

 

난 고메즈녀의 웃음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씨바 당했구나.. 어제밤에 내가 ㅈㄴㅅㅈ했다는거 뻥이구나.. 등등..

 

예상대로 고메즈녀는 날 한껏 비웃더니 그걸 아직도 믿고 있냐고 하며 오빠 보기보다 디게 순진하다고 날 놀렸다.  속았다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가운데서도,

 

그래도 임신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면서 다행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고메즈녀는 어젯밤 있었던 일들을 다시 설명해주면서 당시 찍었던 사진들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처음엔 나도 기억하고 있는 사진들이었지만 곧 내 기억엔 전혀 없는 처음보는 사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왠 처음보는 중국애들과 존나 친하다는듯 술잔을 기울이는 사진도 있었고, 그녀석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도 있었다.

 

기억에도 없는 사진들을 보며 쪽팔리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고 있는데 그모습을 본 고메즈녀는 너무 재밌다는듯 다른 사진들도 넘겨가며 내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곧 소파에 뻗어 잠든 나의 모습이 보였다.  잔뜩 승리감에 취한 효종남이 눈이 풀린채 바람잡이 아재와 실실쪼개가며 뻗어있는 날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찍은 사진도 있었다.  

 

가만히 사진을 보기 힘들정도로 쪽팔렸지만 잔뜩 신난 고메즈녀가 코앞에 핸드폰을 들이밀며 보여주는 바람에 안볼수도 없었다.

 

해변도로를 따라 내가 호텔쪽으로 걸어가는 사진들이 나오더니 곧 호텔방안에서 찍은 사진들이 보였다.  정말 고메즈녀의 말대로 난 침대에 뻗어 자고 있었다.  

 

고메즈녀는 그런 내 모습이 재밌었는지 당시 찍어놓은 동영상도 보여줬는데 잠들어 있는 날 이리저리 간지럽히고 찔러가며 괴롭히는 영상이었다.  

 

영상속의 난 못난이 인형처럼 인상을 구긴채 가만좀 냅두라고 징징대고 있었고, 영상을 찍는 고메즈녀의 킥킥대는 웃음소리도 들렸다.

 

뭐니뭐니해도 내가 가장 쪽팔렸던 것은 의외로 내기억에도 남아있는 춤추는 동영상이었는데, 핸드폰을 던져 부숴버리고 싶을정도로 쪽팔렸다.  

 

분명 내가 기억하던 나의 춤추던 모습은 그럴듯한 모습이었는데, 영상속에 담긴 내 모습은 존나 등신같은 모습이었다.  

 

꼴에 효종남에게서 손짓과 스텝좀 배웠다고 나름 시크한 표정을 지어가며 춤을 춰대고 있었는데, 내모습인데도 존나 꼴보기가 싫었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괴롭게 한것은 영상속의 내표정이 나름 자신감에 찬 모습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때 이정도면 잘추지?’하는 표정이랄까?  내모습인데도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꼴보기가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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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즈녀는 오빠 표정좀 보라며 뒤집어져선 낄낄거리고 있었고, 더이상 영상을 볼수 없었던 난 쇼파에 엎어진채 얼굴을 흔들어대며 귀를 막아 들려오는 소리를 차단했는데,

 

머릿속에 영상이 무한 반복재생 되다보니 도저히 기억을 떨쳐낼수가 없었다.

 

그간 술먹고 큰사고 친 적은 없지만, 쪽팔린 기억은 남부럽지 않게 갖고 있는 편인데, 그 리스트에 또하나 추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영상을 안지웠다간 평생 고메즈녀한테서 놀림받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빼앗아 지우려했지만, 락이 걸려있어 뜻을 이루진 못했다.  

 

결국 난 영상과 사진좀 지워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는데, 고메즈녀는 이 재미난걸 왜지우냐고 거부해 뜻을 이루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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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으론 못있겠다는 생각에 옆에 있던 컵라면을 먹으며 소주를 한잔 했는데, 그와중에도 오랜만에 먹는 오징어짬뽕 맛이 기똥차단 생각이 들었다.  

 

얼큰한 오징어짬뽕 국물을 들이키자 명치께에 막혀있던 뭔가가 뻥하고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내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오징어짬뽕에 소주를 걸치자 그런 허황된 다짐은 말끔하게 사라져버렸다.

 

고메즈녀와 사이좋게 소주 한팩을 비우고 나니 얼큰한 오징어짬뽕 때문인지 땀이 삐질삐질 나는게 기분이 좋았다.  분명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어젯밤 여파로 컨디션이 안좋았는데 언제그랬냐는듯 몸에서 힘이 넘쳤고, 간이 알콜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샤워부터하자는 생각에 고메즈녀와 번갈아가며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몸을 닦고 있는데 고메즈녀가 맥주 땡기지 않냐고 말을 걸어왔고 마침 나도 맥주생각이 났던터라 함께 방을 나설 준비를 했다.  

 

각자 옷을 챙겨 입는데 속옷을 걸친 고메즈녀가 자기 어떤옷 입었으면 좋겠냐고 내게 물어왔다.  

 

난 전날 치마바지에 농락당했던 기억에 무조건 치마를 외쳤는데 고메즈녀도 치마를 입을 생각이었는지 옷장에서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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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깊게 파여 가슴골이 보이는 원피스였는데 적당히 야시시한게 고메즈녀에게 잘 어울렸다.  내가 포니테일 머리하면 안되겠냐고 옆에서 연신 졸라대자 고메즈녀는 오빠취향 참 한결같다며 뾰투룽하게 말하더니

 

결국 포니테일 머리를 했는데, 내가 보기엔 내가 아무런 말을 안했어도 고메즈녀는 포니테일을 할 생각이었던 걸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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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손을 잡고 터덜터덜 해변도로를 따라 걸어가며 사람들 구경을 했다.  그냥 좀 걷고 싶다는 생각에 오토바이를 두고 걸어서 다녔는데 해변공원에 바글바글한 사람들 속에서도 뭔가 여유같은게 느껴져 좋았다.

 

몇분 지나지 않아 우린 어젯밤 사태의 현장이었던 지마클럽 앞을 지나게 되었다.  

 

어제 클럽안에서 봤었던 사자 두마리와 왕서방 인형이 클럽 앞에 나와 사자춤을 쳐대고 있었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어가며 구경을 하고 있었다.  

 

고메즈녀는 어젯잠 이클럽에서의 기억이 좋았던지 이따 밤에 여기 또 오자고 했는데 난 그닥 내키지가 않아 거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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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즈녀는 킵해둔 술이 남아있다고 했는데 얘길 들어보니 어젯밤 처음 주문했던 보드카 두병을 다마시고도 효종남이 또다시 위스키를 주문해 아마 반병정도 남아 있을거라고 했다.  

 

그말 듣는데 어제 필름끊긴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이서 나눠마시긴 했지만, 보드카 두병에 위스키 반병, 거기다 다량의 과일칵테일, B-52, 맥주까지 곁들였으니 충분히 필름이 끊길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자춤을 보며 고메즈녀와 이따 밤에 클럽에 가니 마니를 가지고 티격태격하고 있는데 어젯밤 우릴 안내해줬던 삐끼가 우릴 알아보고선 다가왔다.  

 

오늘은 안오냐고 물었는데 난 안올거라고 대답하고, 고메즈녀는 올거라고 대답하니 누구말을 믿어야할지 헷갈려 알쏭달쏭한 눈치였다.  

 

어제밤 클럽에 입장할때도 있었던 러시아 아가씨가 어제밤과 같이 하얀색 아오자이를 걸친채 입구앞에 앉아 있었는데, 흰피부에 파란눈과 하늘색 아오자이가 잘 어울려 여전히 신비스러운 느낌을 뿜어내고 있었다.

 

우린 아오자이 입은 러시아 아가씨와 사진을 한방 박고는 이따가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곤 다시 해변도로를 따라 이리저리 배회했다.  

 

여기저기 사람구경을 하다가 멍하니 깜깜해진 나짱 바다를 구경하는데 파도가 거칠어져서 입수금지 팻말이 걸린채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고메즈녀는 거칠어진 바다를 보자 서핑 생각이 나는지 내일 오전에 꼭 서핑하러 가자고 했는데 어제처럼 술마시면 오늘처럼 못갈걸이라는 냉소적인 내 반응에 연신 내 옆구릴 찔러대며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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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 슬슬 허기가 느껴져 뭘 먹을지 잠시 고민하다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갈랑갈이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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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랑갈은 트립어드바이저 상위권 랭크를 놓치지 않는 곳이라 언제나 관광객들도 북적였는데 그날도 사람이 많았다.  안내해주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의 사진을 보며 이것저것 음식들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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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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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보싸오)

 

하루종일 쌀밥을 먹은 기억이 없어 볶음밥도 하나 시키고 분보싸오(고기비빔쌀국수), 새우튀김, 굴요리 등과 함께 용과쥬스, 맥주도 시켰다.

 

주문을 마친뒤 맞은편에 앉은 고메즈녀를 바라보는데 확실히 고메즈녀는 포니테일이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표현하면 할수록 나에겐 득이란 생각이 들어, 넌 포니테일이 젤 잘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고메즈녀는 그게 정말 이상한지 오빤 왜 그렇게 포니테일을 좋아하냐고 내게 물어왔다.  

 

이건 단순한 취향의 문제라 똑부러지는 대답을 못하고 머리를 굴려대고 있는데, 고메즈녀가 보통 남자들이 긴생머리 좋아하지 않냐고 다시 물어왔다.  

 

남자들이 보통 긴생머리 여자를 좋아하는건 내주변을 봐도 사실이라 그렇다고 하고 가만히 있는데,

 

고메즈녀는 포니테일에 집착하는 내가 영 이상한지 하나둘씩 상상의 나래를 펴며 질문을 해댔다.  첫사랑이 혹시 포니테일머리를 한 여자가 아니었냐 등등..

 

그렇게 시작한 질문이 가지가 뻗어 점점 더 확대되기 시작했다.  첫사랑이 누구냐?  첫키스가 언제냐?  첫경험이 언제냐? 등등..  

 

하나같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이었지만, 이런 질문들은 만난지 얼마안된 남녀사이에 흔히 나오는 질문들이라 난 능숙하게 준비된 모범답안을 그대로 읊었다.  하두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

 

고메즈녀는 기억이 안난다는 내말에 거짓말 말라며 들들 볶아대기 시작했는데 그러건 말건 내대답은 한결같았다.  난 정말 기억이 안나..  오래됐거든..  등등..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나서도 고메즈녀는 한동안 뻥치지 말라고하며 날 볶아댔는데 이런일 한두번 경험한 것도 아니고 난 잔뜩 억울하단 표정을 지은채 기존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  난 정말 기억이 안나..  너무 오래돼서..  등등..

 

한결같은 내대답에 고메즈녀는 반쯤 포기를 했는지 그럼 가장 최근에 사귀었던 여자 얘길 해보라고 했다.  어떻게 만났고.. 사진있으면 보여달라고도 했다.  

 

난 반년쯤 전에 헤어진 아가씨가 가장 최근에 사귄 아가씨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만났다고 얘길해줬다.

 

그얘길 들은 고메즈녀는 오빠 백화점 문화센터도 다니냐며 낄낄대고 놀렸는데 주말에 늦잠만 자고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는거 같아서 두달정도 문화센터 요리교실에 다녔다고 얘길해줬다.  

 

거기서 옆에 앉아 같이 요리배우던 아가씨랑 몇달정도 사귀었다고도 설명해줬고..

 

몇살이냐?  키가크냐?  예쁘냐?  그여자도 고양이상이냐?  포니테일했냐? 등등의 질문도 하길래 솔직하게 사실대로 얘길해줬다.  나이는 30대초반이었고 고양이상도 포니테일도 그렇다고 엄청난 미인도 아니었다고..

 

대충 내얘긴 어느정도 한것 같아 고메즈녀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일단 가장 간단한 첫키스부터 물어봤는데, 고메즈녀가 대답을 할듯말듯 망설이더라.  

 

한참 뜸을 들이던 고메즈녀가 얘길 시작했는데, 얘는 첫키스했던 상대가 의외로 여자였다.  너 혹시 양성애자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했는데, 얘길 들어보니 상대방이 레즈비언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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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친했던 같은반 친구랑 집에서 놀다가 키스를 했다고 했다.  그얘길 듣는데 이게 묘하게 흥분이 되더라.  뭔가 레즈비언 커플과 2대1로 ㅅㅅ를 하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왜 안피했냐고 물으니 그땐 너무 놀라서 피하고 말고 아무생각도 안들었다고 했는데 듣고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경험 얘길 물어볼까 하다가 그건 그닥 궁금하지도 않고 묻는것도 실례라는 생각에 가장 최근에 사귄 남자에 대해 물어봤다.  

 

1년쯤 전에 헤어졌고 대학때부터 만났던 남자라고 했는데 술집에서 친구들이랑 술마시다 합석하게 되면서 처음 만났다고 했다.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고메즈녀가 사진을 보여줘서 전남친의 얼굴을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뭔가 모범생같은 이미지의 남자였다.  

 

머리스타일도 얌전하고 연경도 끼고..  예상했던 것보다 고메즈녀 전남친의 이미지가 너무 의외라는 생각에 왜 헤어졌냐고도 물어봤는데, 그 대답도 너무 의외더라.  

 

전남친이 게임도 너무 많이 했고 주식도 해서 헤어졌다고 했다.  들어보니 막판엔 고메즈녀한테 몇백정도 돈도 빌려간거 같던데 돈을 빌려간뒤엔 남자가 아예 잠수를 타서 자연스레 헤어졌다고 했다.  

 

고메즈녀는 그얘길 하면서도 분한지 눈물까지 글썽대며 씩씩댔는데 내가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에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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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니 뭔가 분위기가 썰렁한게 뭐라 말을 시작하기가 애매한 상황이었다.  걍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띄워볼까하는 생각을하다 그게 더 이상할거란 생각에 걍 나도 아무말 없이 서로 맥주를 따라주며 술잔을 기울였다.  

 

전남친 생각이 떠오르는지 한동안 씩씩대던 고메즈녀는 말없이 맥주와 안주만 먹더니 나보고 게임 좋아하냐고 물었다.  

 

난 게임엔 아무런 취미가 없어 게임은 전혀 안한다고 바로 대답을 해주었는데, 평소에도 내가 그흔한 모바일게임조차 안하다보니 금방 믿는 눈치였다.

 

고메즈녀가 오빤 절대 주식같은거 하지말라고도 했는데, 우리 아버지가 나 사회생활 시작할때 술사주시면서 당부하셨던 말씀중에 주식엔 절대 손도 대지 말라는 얘기가 있어서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난 주식도 안한다고 바로 고메즈녀에게 자랑스레 말하며 나의 매력을 뽐내볼까도 했지만 고메즈녀가 그닥 내대답이 필요해서 한말은 아닌거 같아 그냥 아무말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갑자기 썰렁해진 분위기에 둘이 말도 없이 술잔만 기울이고 있는데 갑자기 고메즈녀의 전화벨이 울렸다.  고메즈녀가 전화를 받아 통화를 하는데 소이녀였다.  

 

들어보니 효종님이 어젯밤 완전히 전사해 하루종일 한끼만 시켜먹고 방안에서 둘이 갤갤댔는데, 저녁이 되니 얘들도 컨디션이 회복되었는지 우리에게 뭐하냐고 물어보는 전화였다.  

 

안그래도 고메즈녀와 둘이 썰렁하게 앉아있기가 좀 그랬는데 마침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린 썰렁했던 저녁식사 자리를 떠나 효종남 커플과 약속한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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