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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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장기출장 그리고 로맨스 #12편

호치민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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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로맨스

그렇게 신지녀와 이승희녀 가운데 앉아 있다 술을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흘러가는 분위기로 볼때나, 내가 알던 베트남애들의 성향으로 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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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술을 많이 먹게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의식적으로 술을 줄이며 갈증이 나면 음료수나 물로 대신했다.  

 

음료수를 벌컬벌컥 마시고 나면, 오른편의 신지녀가 잔을 다시 채워줬고, 배가 고파 안주를 먹다가 원하는 안주가 멀리 있어 내가 집기 곤란하면 왼편의 이승희녀가 안주를 가지고와 내앞에 놓아 주었다.  

 

이승희녀가 오징어냉채처럼 생긴 안주를 집어 내앞에 놔두며 권하길래 그냥 집어먹으려다 난 말없이 이승희녀를 바라본채,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내가 의도하는바를 금방 알아채지 못한듯 보여 손짓으로 입을 가리키기도 했다.  그모습이 웃긴지 이승희녀와 신지녀는 깔깔대고 웃다가 곧 오징어냉채를 집어 내입에 넣어주었다.

 

신지녀와 이승희녀가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기도 하고, 둘이 얘기하는걸 구경도 하다가, 둘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물어봤다.  사실 나의 관심은 이승희녀였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긴 싫어 일부러 신지녀에게 먼저 물어봤다.  예상대로 없다고 하더라.  좋아하는 사람은 있지 않냐고도 물어봤는데, 그것도 없다고 했다.  

 

쐐기를 박고 싶어서, 남자애들을 가리키며 쟤네중엔 없냐고 물어봤는데, 경기를 일으키며 없다고 했다.  그 질문이 웃긴지 둘이서 깔깔대며 웃기도 하고..

 

이윽고 애당초 타겟이었던 이승희녀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얘도 남자친구도, 좋아하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초반에 래퍼랑 둘이 끈적끈적하게 앉아 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난 쟤가 너 남자친구인지 알았다고 했더니, 얘도 경기를 일으키며 웃더라.  얘는 한술 더떠서 래퍼를 큰소리를 불러서는 뭐라뭐라 말도 했다.  

 

눈치상, 래퍼한테 얘가 너랑 나랑 사귀는줄 알았다고 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자스민녀와 얘길하던 래퍼는 그소리를 듣고는 연신 고개와 손을 가로저으며 아니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이승희녀는 모르겠지만, 래퍼남은 이승희녀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 있어 보였다.  지도 남잔데 이정도 여자면 함 어찌 해보고 싶겠지.  나도 똑같은 마음이라 이해는 했다.

 

뭐 그건그거고 표면적으로는 서로간의 관계를 명백하게 부정한터라 안심이 됐다.  난 그냥 임자없는 여자와 자연스런 대화를 하는것으로 포장한채, 조심스레 기회를 엿봤다.  중간에 이승희녀가 연락처를 물어서 연락처도 교환하고 서로 페이스북 친구도 맺었다.

 

애들이랑 대화하는 와중에 주위를 슬쩍 살펴보니, 알아서들 잘 놀더라.  돌아가며 나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남자애들은 폭탄주 이후에 흥분했는지 지네들끼리 서로 부어라 마셔라 하고 있었고,

 

여자애들은 음료수를 마시거나 약간의 맥주정도를 마시며 있었다.  주변 남자애들 술잔이 비면 술을 따라주기도 하면서..  간혹 나한테 건배를 하자는 애들도 있었는데, 그럴땐 군말않고 존나 신난다는듯 나도 위스키를 마셨다.

 

나한테도 관심이 많은지 이것저것 물어봤다.  베트남엔 왜 온거냐?  얼마나 있을거냐?   한국에선 서울에 사냐?  등등..  여자친구 있는지도 묻길래, 없다고 했더니 베트남 여자 어떠냐고 물어보더라.  

 

예전에 베트남 여자친구 사귄적이 있어서 좋다고 말하니, 흥미가 돋는듯 거기에 대해 자세하게 물어보더라.  왜 헤어졌냐?  그여자는 지금 뭐하냐?  등등..  뭐 숨길일도 아니라 솔직하게 대답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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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멀리 떨어져서 자연스레 헤어졌고, 그 아가씬 작년에 베트남남자와 결혼했다 등등..  말하고 나니 울컥하는게 내가 디게 구질구질해보이더라.  옆에있던 신지녀와 이승희녀도 불쌍하다는듯 나를 쳐다봤고..

 

그러다 이승희녀가 한국에선 술마실때 게임을 한다고 하던데 진짜냐고 물어봤다.  술게임을 말하는것 같아서,

 

보통 젊은 사람들끼리 술마실때 많이 한다고 하니까 자기들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딴애들도 소식을 전해들었는지 우르르 내주위로 몰려와 조르기 시작했고..

 

뭐 못가르쳐 줄것도 없었고, 술게임을 시작하기도 적당한 시점이었으나, 무슨 게임을 가르쳐줘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히더라.  내가 게임을 많이 아는것도 아니고, 갖춰야할 조건이 많아 선뜻 게임을 선택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룰이 단순해야 하고, 회전속도가 빨라야 하며, 베트남어로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는 게임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았다.  공공칠빵을 하기도 그랬고, 아이엠그라운드를 할수도 없었다.  

 

그러다 결국 최종후보에 오른것이 삼육구와 눈치게임이었다.  두게임 모두 앞서 말한 조건들에 부합하는듯 해서 어떤게 재밌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눈치게임을 가르쳐주기로 했다.

 

애들을 모아놓고는 눈치게임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시작하면, 눈치를 보다가 한명씩 일어서면서 못-하이-바-본-남... 이런순서대로 숫자를 외치며 일어서는 게임인데,

 

두명이상이 함께 일어서거나 숫자를 잘못말하면서 일어서면 지는거다 등등.. 워낙 간단한 룰이라서 그런지 애들이 센스가 있어서 그런지 금방 이해를 했다.  질문도 하더라.  지면 어떻게 되는거냐고..

 

난 잠시 벌칙을 뭘할지 고민을 했다.  처음엔 인디안밥을 할까 생각을 했다.  근데, 그러면 처음엔 재미있겠지만, 금방 식상해할 것 같아서, 술자리 게임에 걸맞게 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애들은 환호했고, 여자애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여자애들의 반발은 어느정도 예상을 한터라, 어드밴티지를 주기로 했다.  현실적으로 베트남여자들은 워낙 술을 안 마셔서 술을 강요하기가 쉽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남자들은 1/2잔, 여자들은 1/4잔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술게임의 무서움을 모르는 순진한 여자애들은 찜찜하긴 했지만, 그정도면 수긍할수 있다는듯 동의를 했다.

 

덧붙여서 흑기사와 흑장미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  술을 마시기 싫으면, 남자는 대신 술마실수 있는 여자를 부를수 있고, 여자는 남자에게 부탁할수 있다고 설명을 했다.  

 

대신 상대방이 부탁을 거절하면 거절당한 사람은 술을 두배로 마셔야 하고, 술을 대신 마셔주면 입술에 뽀뽀를 해야 한다고도 알려줬다.

 

사실 흑장미와 흑기사를 설명하면서 벌칙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고 할까 했는데, 그러면 잼없게 노는 베트남애들의 특성상 엉덩이로 이름쓰기같은 각종 재미도 보람도 없는 소원들이 난무할 것 같아 그만뒀다.

 

 볼에 뽀뽀하는걸로 할까도 했는데, 애들이 이미 술이 어느정도 들어간 상태고 게임하면서 술이 더 들어가고 나면 금방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를수 있을것 같아서 최종적으로 입술에 뽀뽀하는 걸로 아이들에게 말해줬다.

 

다소간의 반발이 있었으나, 남자애들의 강력한 지지와 여자애들의 소극적인 반대로 결국 입술에 뽀뽀를 하는걸로 합의를 봤다.  

 

뭐 사실 내가 보기엔 여자애들도 반대를 하긴 했지만, 기대심이 더 커보였다.  그런 대중의 흐름을 읽다 보니, 나도 점점 더 기대가 됐고 그렇게 게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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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행자처럼 되어서 ‘시작’을 외쳤다.  난 ‘시작’을 외치자마자 곧바로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서며 ‘못’을 외쳤고, 아이들은 나의 꼼수에 당황한듯 보였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일어나 누구도 선뜻 일어나지 못하고 몇초간 시간이 흐르나 싶었지만, 결국 성질 급한 남자애 두명이 동시에 ‘하이’를 외치며 일어섰다.  그렇게 첫 벌칙자가 정해졌고 둘은 군말없이 맥주를 원샷했다.

 

그렇게 몇게임이 돌았다.  아이들은 재미가 있는지 점점 열기가 고조됐고,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게임엔 필승법이 있다.  

 

걍 가만히 있으면 된다.  11명의 인원이라 웬만하면 므이못까지 외칠일이 없다고 보면 된다.  게임에 단련된 한국인들은 이사실을 잘 알고 있겠지만, 이 아이들은 이런 게임이 처음이라 그런지 2~4명씩 동시에 일어나곤 했다.  

 

남자애들도 걸리고, 여자애들도 걸렸지만, 확실히 남자애들이 눈치가 없고, 성질이 급해서 그런지 남자애들이 걸리는 빈도가 조금이나마 더 잦았다.

 

그래도 남자애들은 술이 세서 그런지 별다른 문제없이 맥주를 원샷했다.  그렇게 또 몇게임이 흘렀다.  이번엔 서예지녀가 걸렸는데, 얼마 마시지도 않았는데 술마시기가 더이상 힘든지 흑기사를 부르겠다고 했다.  

 

누구한테 흑기사를 부탁할거냐고 물으니, 좀 쑥스러운지 망설이다가 같이 오랜시간 얘기했던 경찰남을 지목했다.  그동안 지켜본 바로는 서로는 서로의 관계를 부정하지만,

 

뭔가 감정의 교류가 약하게나마 시작된 한쌍인 것으로 보였다.  경찰남은 흔쾌히 수락을 하곤, 시원하게 1/4이 들어있는 맥주를 원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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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첫 뽀뽀를 할 타이밍이 왔고, 분위기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서예지녀는 쑥스러운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뽀뽀를 했다.  

주변의 아이들은 모두 야유를 보냈고, 서예지녀는 쑥스러운지 연신 얼굴을 숙이고 있었다.  경찰남은 쑥스러움 반, 만족감 반인듯 함박웃음을 짓고 있엇다.  보고 있는데, 둘다 디게 귀엽더라.

 

그렇게 첫뽀뽀가 이뤄지자 아이들의 몰입도는 증대되기 시작했다.  몇게임이 더 진행됐고, 몇년놈들이 더 맥주를 마셨다.  슬슬 한계점이 다가오기 시작한듯 보였다.

 

사실 이게임의 묘미는 여자애들의 한계점이 언제 오느냐에 달렸다.  남자애들이 취해서 아무리 흑장미 불러봤자 여자애들이 오케이할일도 없을거고, 결국은 여자애들이 더이상 못마시게되는 시점이 이게임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그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베트남 여자애들은 대개 술경험이 별로 없어서 술을 잘 못받아들인다.  취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걍 못마신다.  서예지녀는 벌써 그 한계점이 왔고, 자스민녀, 신지녀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며 보고 있는데, 남자애 하나와 신지녀가 걸렸다.  남자애는 당연히 원샷했고, 신지녀는 흑기사로 날 지목해 가볍게 원샷해줬다.  

 

난 신지녀 앞에 서서는 일부러 오버해가며 입술을 쭉 빼고 있었는데, 애들은 그게 웃긴지 지들끼리 웃고 난리가 나더라.  신지녀는 쪽팔린지 안절부절..

 

뭐 난 이나이에 뽀뽀정도로 흥분할 것도 아니고, 가만히 웃으며 입을 내밀고 있었다.  한참 신지녀는 망설이다가 결국 쪽하고 뽀뽀를 하더라.  무슨 조카한테 뽀뽀 받는거 같아 흥분되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몇게임이 도니 이제 모든 여자애들은 약간씩 다 취기가 올랐고, 술은 더이상 못마시는 시점이 왔다.  이번엔 이승희녀와 자스민녀가 걸렸고, 이승희녀는 나를, 자스민녀는 래퍼남을 흑기사로 지목했다.  

 

나야 술도 얼마 안마신 상태라 가볍게 마시고선 또 뽀뽀를 받았다.  래퍼남도 마찬가지고..

 

어느덧 남자애들 모두 취기가 올랐고, 여자애들은 더이상 술을 못마시는 상태가 됐다.  분위기는 뜨거워질대로 뜨거워졌고..  이젠 게임자체보다 서로간에 뽀뽀에 더 관심을 가지는 상태가 됐길래 내가 벌칙을 변경하자고 제안을 했다.

 

아이들은 두려움을 가장한채 기대감을 내보였다.  난 뽀뽀를 하는데, 그냥하지 말고, 꼭 껴안고선 하자고 말했다.  여자애들이 너무하다는 듯이 야유를 퍼붓기도 했지만, 난 알고 있었다.  

 

저들 대부분은 기대하고 있다는걸..  이번에도 남자애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여자애들의 소극적인 반대로 결국 나의 제안이 받아들여졌고 이제부터는 꼬옥 껴안고 뽀뽀를 하기로 했다.

 

몇차례 더 게임이 돌았고, 몇쌍이 더 꼬옥 껴안은채 뽀뽀를 했다.  몇차례 이짓을 반복하다보니, 대충 커플이 정해지기 시작했다.  

 

서예지녀-경찰남, 타투이스트-블랑카녀, 래퍼-자스민녀, 연예기획사남-수영녀, 이승희녀/신지녀-나..  대충 이렇게 뽀뽀를 반복하게 됐다.  대부분 파트너로 함께 오래 앉아있던 애들에게 흑기사를 부탁하다보니 그렇게 된것 같았다.

 

남자애들은 점점더 취해갔고, 여자애들은 취기가 올랐는지 조금씩 뽀뽀가 자연스러워지고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난 다시 수위를 올릴 타이밍이란 생각이 들어 다시 아이들에게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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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여자애들이 남자 무릎에 앉은채로 뽀뽀를 해보자고 했다.  잠시 야유가 있기도 했지만, 다들 취했고, 지들도 내심 원했던 바인지 모두들 별다른 저항없이 찬성을 했다.

 

그렇게 뽀뽀의 대향연이 펼쳐졌다.  이젠 아무도 게임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 수준이 됐다.  누가 걸려서 뽀뽀를 하는지가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  1/4잔이긴 했지만,

 

수십차례 계속되는 음주에 남자애들은 한계점에 가까워진듯 보였고, 몇몇 커플은 단순한 뽀뽀가 아닌수준에 다다르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엔 세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걸렸다.  남자애 한명과 이승희녀, 수영녀..  사내녀석은 알아서 맥주를 원샷했고, 이승희녀는 나를, 수영녀는 연예기획사남을 흑기사로 소환했다.  

 

약속대로 이승희녀는 내무릎에 앉았고, 난 팔을 이승희녀 허리에 둘렀다.  날씬한 허리가 섹시하다고 생각했고, 오늘밤 이여자와 같이 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영녀는 영 쑥스러운지 망설이고 있었지만, 내가 보기엔 싫지는 않은듯 보였다.  구경하던 애들은 어서 무릎에 앉으라고 성화를 보냈고,

 

잠시 그렇게 뜸을 들이던 수영녀는 결국 연예기획사남의 무릅에 앉아 뽀뽀를 했다.  물론 나도 이승희녀와 뽀뽀를 했다.  뽀뽀도 아니고, 키스도 아닌 애매한 수준의 짧은 입맞춤이 오고 갔다.

 

몇차례 더 게임을 했고, 분위기도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이대로 조금만 더 있으면, 룸안에서 떼십을 하는것도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겠다는 생각마저 들무렵, 난 이쯤에서 헤어질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정도면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이 이상을 바라는 년놈들은 알아서 각개전투를 이어가면 될거라 생각을 했다.  물론 나도 이승희녀와 함께 각개전투를 시도해 볼 생각이었고..  마침 예약된 시간도 거의 다된 시점이라 자연스레 자리가 마무리되었다.

 

남자애들끼리 나눠서 계산하려는 것 같아, 나도 함께 계산을 하겠다고 했으나, 역시나 베트남답게 나를 제외하고 지들끼리 알아서 계산을 했다.  

 

술과 음식들을 먹은 양이나, 시간을 고려할때 대충 30만원 정도되는 돈이 나왔을텐데, 돈많은 녀석들인지 지들끼리 아무렇지 않은듯 계산을 했다.

 

고맙다고 얘길하곤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가 다시 나오니, 이미 몇몇 아이들은 이리저리 떠나고 있었다.  술을 그렇게 먹고도 오토바이를 몰고 떠나는 년놈들도 있었고, 아예 술마시는 날이라 오토바이를 두고 왔는지 택시를 불러 떠나는 애들도 있었다.  

 

몇몇 놈들은 같이 게임하며 감정의 교류가 있었던 여자애들을 데리고선 함께 떠나기도 했는데, 그날밤 무슨일이 있을지 안봐도 훤하다는 생각을 했다.  

 

남자애들도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여자애들은 술을 이렇게 마신게 처음인지 거의 대부분 상태가 안좋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승희녀는 여전히 내옆에 핸드백든채 서있었고, 신지녀는 벌써 떠났는지 보이질 않았다.  

 

대신 옆쪽엔 그나마 상태가 괜찮아 보이던 수영녀와 연예기획사남이 서있었다.  이승희녀는 상태가 썩 좋지 않아 보여, 나한테 반쯤 안겨서 있었고, 수영녀도 연예기획사남에게 상당히 밀착되어 있었다.

 

그대로 각자 파트너 델고선 각자 갈길을 가자고 하고 싶었으나, 수영녀와 이승희녀가 집이 같은 방향이라 함께 택시를 타고 간다고 했다.  

 

난 이승희녀를 델고 숙소로 가고 싶었지만, 거기서 내가 숙소에 델고 가겠다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쿨한척 보내주었다.  

 

얍실한 연예기획사남도 같이 택시를 타고선 그렇게 남은 애들이 모두 떠났다.  그렇게 난 홀로 남겨졌고,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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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불러 나도 슬슬 숙소로 돌아가려하고 있는데, 우리가 놀았던 가라오케에서 신지녀가 걸어 내려오는게 보였다.  상태가 상당히 안좋아 보였다.  

 

좀 걱정이 돼서 가까이 다가가보니, 날 알아보고선 아직 안갔냐고 묻더라.  괜찮은지 물어보니, 말로는 괜찮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닥 상태가 좋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게 많이 마시진 않았던거 같은데, 평소에 술을 정말 거의 안하던 애인지 다리도 휘청휘청대는게 불안해 보였다.

 

혹시 오토바이를 가져왔나 싶어서 물어봤는데, 그나마 다행으로 아니라고 했다.  택시를 태워 집으로 보낼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친한애는 아니지만, 이렇게 인사불성이 된 애를 혼자 택시태워 보내기가 좀 뭐하더라.  

 

그래서 결국 택시로 신지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맘을 먹은채 택시를 불렀다.

 

택시가 도착했고, 난 휘청대는 신지녀를 택시 뒷자석 태우고는 나도 신지녀 옆에 탔다.  다행히 신지녀는 집주소를 기사에게 알려줄 정도의 상태는 돼서 바로 신지녀집쪽으로 출발을 했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가는데, 신지녀 상태가 영 좋지가 않아서 옆에 앉아서 불안불안했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는데, 표정을 딱 보니까 오바이트가 쏠리는걸 겨우겨우 참고 있는듯한 표정이었다.

 

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기사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부탁을 했다.  근데, 주변에 오토바이들이 많아 도로가에 정차할때까지 시간이 약간 지체됐다.  결국 신지녀는 더이상 참기 힘들었는지 열려있는 창문밖으로 ‘꾸~~~~~~웩’하며 오바이트를 했다.

 

존나 가관이었다.  마침 재수없게도 옆을 지나던 오토바이 한대는 고스란히 신지녀의 오바이트를 뒤집어 썼다.  그나마 다행인건 신지녀가 창문밖으로 오바이트를 쏴댄 덕분에 택시안은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았다.

 

놀란 기사가 허겁지겁 차를 길가에 댔고, 난 차안에서 신지녀를 다독거리다가 겨우겨우 달래서 차밖으로 끌어냈다.  내려서 보니까 신지녀가 오바이트한 차문쪽은 바깥쪽이 오바이트 범벅이었고,

 

택시 내부도 약간이지만 묻어있었다.  뭐 신지녀도 오바이트 여파에 무사하진 못해서 턱이랑 상체쪽에 오바이트 조각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우리가 내리니 기사도 내려서 황당한듯 우릴 바라보고 있었고, 오토바이타고 지나가다 오바이트 폭탄을 뒤집어쓴 아저씨도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신지녀는 길가에 앉아 몸을 추스리고 있었고, 오바이트 폭탄 맞은 아저씨는 우리쪽으로 와서 뭐라뭐라 존나 지랄지잘댔다.  베트남어였지만, 뭔말인지 충분히 짐작이 되더라.  

 

신지녀는 지몸도 못추스리는 상태라 다들 나한테 지랄지랄대는데, 존나 난감했다.  뭐 별다른 방법이 없어 난 연신 사람들에게 사과를 했다.

 

몇분간 그러고 있다가 사과는 할만큼 한것 같아서 택시기사한테서 수건같이 생긴 헝겊쪼가리와 휴지를 받아 신지녀부터 정리를 하려 했으나, 그새 신지녀는 한쪽 귀퉁이에서 또 오바이트를 하고 있더라.

 

내가 오바이트했던때 기억을 돌이켜 보면 대개는 색깔이 주황색인 경우가 많았는데, 신지녀는 신기하게도 초록색이었다.  그렇게 히드라도 아닌것이 초록색 액체를 마구마구 뿜어댔다.

 

난 신지녀가 창피할것 같아서 약간 떨어진채 있다가 어느정도 진정된거 같을때, 신지녀에게 다가가 헝겊쪼가리와 휴지를 전해줬다.

 

기사랑 오바이트폭탄 맞은 아저씨도 일단 정리해야 할것 같아서 다시한번 죄송하다고 하면서 50만동씩 전해줬다.  원래는 20만동씩 주고 싶었지만,

 

지갑안에 잔돈이 별로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돈을 뿌렸다.  생각보다 배상액이 만족스러웠는지 기사와 오토바이 아저씨도 군말않고 갈길을 갔다.

 

몇몇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상황도 어느정도 정리가 됐고, 내가 나서서 공손히 갈길 가라고 열심히 얘길하니, 사람들도 대부분 떠났다.

 

뭐 주변상황은 이제 다 정리됐지만, 이제부터가 정말 문제였다.  신지녀는 오바이트를 너무했는지 여전히 구석탱이에서 몸을 숙인채 헛구역질만 하고 있었는데,

 

뭘 어찌해야하는지 갑갑하더라.  잠시나마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어쨌든 나한테 호의를 베풀어준 아이인데 도저히 그럴순 없었다.

 

어느정도 속에 있는걸 다 게워낸것 같은 눈치길래, 다가가서 괜찮은지 물어보니 또 괜찮다고 했다.  좀전에 저렇게 얘길했었는데, 바로 오바이트를 했었지..  

 

뭐 이런생각을 했다.  쪽팔린지 고개를 안들려고 하는데, 억지로 고개를 들게해서 살펴보니 여기저리 오바이트 조각들이 많이 묻었더라.  

 

헝겊쪼가리로 이리저리 얼굴과 상체에 묻은 오바이트 쪼가리들도 제거해 주고, 바닥에 튄 오바이트가 묻은 구두와 다리도 닦아줬다.  장비가 부족해서 그런지 완전복구엔 한계가 있었다.

 

난 신지녀에게 잠시 기다리라곤 하고, 편의점을 찾아 헤맸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편의점이 있었고, 난 물티슈와 휴지, 물을 사들고 신지녀에게 다시 갔다.

 

이제 오바이트는 완전히 멎은듯 보였고, 속도 편해진것 같았다.  물을 전해주며 입도 좀 행구게 했고, 물티슈로 몸 여기저기도 닦아줬다.  처음보다는 몰골이 많이 괜찮아졌지만, 뭐 여전히 엉망이긴 마찬가지였다.

 

이제 어째야하나 생각을 하는데, 난감했다.  저몰골로 택시를 타기는 불가능해 보였고, 집까지는 너무 걸어 걸어갈수도 없었고..  그나마 내숙소까지는 2~3블럭밖에 안떨어진 곳이라, 고민고민하다가 신지녀에게 내숙소에 가서 우선 씻으라고 했다.  

 

가만히 있는데, 눈치보니까 쪽팔리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남자집에 따라 들어가도 되나 걱정도 되고, 그렇다고 안따라가긴 다른 방도도 없어보이고.. 등등 복잡한 감정인듯 보였다.

 

신지녀가 길바닥에 쪼그린채 한동안 고민고민하길래, 결국 내가 손을 잡아 끌곤 숙소로 향했다.  술취해 상태가 안좋은 여자를 델고 밤에 걷기엔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였지만, 어찌어찌 반쯤 엎고선 델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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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델고 와선 우선 씻으라고 했다.  집에 있던 새칫솔도 꺼내주고, 수건도 챙겨서 욕실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는 난 신지녀가 갈아입을 옷을 찾는데, 갈아입을 옷이 마땅치가 않더라.  

 

장서희녀 옷이라도 우리집에 있었으면 입혀 보낼텐데 그럴리도 없었고..  결국 내가 입는 반바지 츄리닝과 그나마 작은 티셔츠를 꺼내 갈아 입으라고 욕실에 넣어줬다.

 

나도 옷을 갈아입고선 싱크대에서 대충 씻고 있는데, 헛웃음이 났다.  황당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베트남에서 별일 다생기는구나 그런생각도 들었다.  확실한건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었다.  이렇게 또 잊을수없는 추억이 하나 생기는구나 뭐 그런 생각?

 

지쳐서 쇼파에 앉아 콜라를 마셨다.  오바이트 냄새를 하도 맡아서 나도 속이 좀 내글내글한 상태라 콜라를 연신 들이켰다.  그러고 앉아 있으니, 몇분 지나지 않아 신지녀가 씻고 나오더라.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만, 정신도 어느정도는 돌아온것 같아 보였고..  뭐 예상대로 내옷들이 신지녀에게 맞지를 않아서 어리버리해 보이긴 했는데, 그럭저럭 입을만 해보였다.

 

그러고 서로 뻘쭘하게 마주보고 있는데, 이제 뭘 어째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만했으면 이제 집에 가라고 할수도 없었고, 자고 가라고 할수도 없었고..  난감했다.  

 

눈치보니 신지녀도 난감해하는 눈치길래 결국 내가 먼저 신지녀에게 말을 꺼냈다.  자고 내일 아침에 가도 난 상관없으니까 자고 가는게 편하면 자도 된다고..  신지녀는 잠시고민하더니 결국 엄청쪽팔려하며 자고 아침에 가겠다고 했다.

 

신지녀 부모님이 신경쓰여 혹시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니 자기가 연락을 하겠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넘겼다.  서로 피곤하기도 하고 자야될 시간이라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다 결국 신지녀에게 거실 쇼파에서 자라고 했다.  

 

처음엔 침실에서 얘를 재울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더 어색해할 것 같아서, 걍 쇼파에서 재웠다.  그렇게 파란만장했던 그날 하루도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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