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저작권을 위해 지도에만 존재했던 유령 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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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만들어진 미국의 지도 회사 GENERAL DRAFTING 은
석유회사들과 손을 잡아 최고의 지도를 만들었고 193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미국의 빅3 지도업체 지위를 견고히 유지했었다.
게다가 라이벌 기업들이 자신들이 만든 지도 정보를 도용해 사용하는 것을 대비해
실제로 해당 위치엔 존재하지 않지만 지도에만 있는 가상의 마을들을 만들어 표시했는데
만약 라이벌 기업들이 신판 지도를 내면서 가상의 마을을 사용한다면
당연히 자신들의 지도를 베낀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도에만 있는 마을 중 가장 유명한 마을이 바로
미국 뉴욕 북서부에 위치한 페이퍼 타운 Agloe 이다.
GENERAL DRAFTING 의 임원 이름과 비서 이름의 이니셜을 써서 만든
가상의 마을 Agloe 는 실제로 방문해봐야 아무 것도 없던 곳이었다.
그러던 얼마 뒤, 라이벌 지도 업체인 RAND MCNALLY 측에서
새로 발매한 지도에 Agloe 가 있던 것이 밝혀졌다.
GENERAL DRAFTING 측에서는 이때다 하며
깔아놓은 함정카드를 발동!
저작권법 위반으로 RAND MCNALLY 를 고소했다.
누가봐도 제대로 함정에 걸린 것 같은 그 때, RAND MCNALLY 측은
"아닌데 우리 Agloe 에 직접 가서 지도 만들었는데" 로 대응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GENERAL DRAFTING 이 Agloe 라는 이름이 실린 지도를 배포하고 난 뒤,
해당 지역 인근의 한 주민이 잡화점을 개점하려고 했는데
뭐라고 이름을 지어야 할 지 모르던 그 때 지도를 펼쳐보니
"아, 여기가 Agloe 라는 곳이구나" 라며 Agloe 잡화점을 차린 것
RAND MCNALLY 측에서 지도를 베꼈는지,
아니면 실제로 Agloe 에 가서 지도를 만들었는지는
당사자만이 알 뿐이지만,
증거가 명백한 법정다툼에서는 결국 Agloe 잡화점 덕분에
RAND MCNALLY 측이 승리를 거두게 된다.
90년 가까이 지난 지금 Agloe 잡화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 곳엔 흥미로운 장소로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