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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우동순재
8708 0 0

시나리오 작법이란 무엇인가

 

스토리를 스토리답게 만들기 위해선 일정한 '구조'가 필요합니다.

가장 유명한 시나리오 구조로는

 

[3막구조], [기승전결], [영웅의 여정 12단계] 등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영웅의 여정 12단계]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말 그대로 주인공의 이야기를 12단계로 쪼개어 스토리 속에 녹여내는 방식입니다.

 

각 12단계를 요약하자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자세히 안봐도 됩니당. 대충 흘겨보고 <아이언맨1> 설명파트로 ㄱㄱ)

 

 

 

1.jp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아이언맨(2008)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주의! 영화 아이언맨1 의 강력한 스포가 들어있으니 

스포를 원치 않으시는 분께서는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1막

1단계 일상세계: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평소처럼 무기판매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jpe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2단계 일상파괴: 토니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되어 일상이 파괴됩니다.

 

2.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3단계 소명발생: 토니는 이 테러리스트들을 혼쭐내주고 탈출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자신의 무기사업이 세상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두 눈으로 확인한 건 덤)

 

3.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4단계 스승조우: 자비로운 의사 잉센을 만나 같이 탈출을 도모합니다.

보통 스승을 조우하면서 주인공은 권능을 획득합니다.

 

 

 

토니 스타크는 잉센을 만나 MK1 슈트를 얻고

루크 스카이워커는 오비완 케노비를 만나 광선검을 얻고

몽키D루피는 샹크스를 만나 고무고무열매를 얻습니다.

 

4.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s.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5단계 관문통과: 토니는 관문을 통과하여 탈출에 성공합니다.

 

5.jp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영웅의 여정 12단계를 3막구조로 해석한다면, 이 대목을 1막의 마무리로 볼 수 있습니다. 

 

 

 

 

 

2막 시작

6단계: 협력자(or 적) 조우: 토니가 피랍당하고 있는 동안 오베디아 스탠은 토니의 회사를 꿀꺽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6.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7단계 수련돌입: 토니는 세상의 악을 징벌하기 위해 슈트를 더욱 강화하고 힘을 기르기 위한 훈련을 시작합니다.

 

7.jp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8단계 시련직면: 토니는 가장 큰 흑막인 오베디아와 조우하지만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패배합니다.

 

8.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9단계 보상얻기: 주인공은 최종보스로부터 가까스로 살아나 힘을 회복합니다.

 

9.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3막구조로 치환한다면 여기까지가 2막입니다.

 

 

 

 

 

3막

10단계 주인공 귀환: 토니가 조용히 힘을 회복하고 있을 때 오베디아는 본격적으로 깽판을 치려고 합니다.

 

10.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11단계 적 부활: 토니가 나타나 적을 해치우지만 적은 죽지 않고 부활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해치웠나?" 클리셰 입니다.)

11.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12단계 고향귀환: 토니는 온 기지를 발휘해 오베디아를 물리치고, 보상을 갖고 고향으로 귀환합니다.

 

12.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최근 시나리오의 변화

 

최근 이런 논란이 있습니다. 

"요즘 만화들은 주인공이 성장형이 아닌 완성형으로 등장한다"

시나리오 작법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이 문장이 꼬집고자 하는 문제점을 쉽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바로 "영웅 여정의 초반 단계가 생략되었다"라는 점입니다.

첫 1~2단계, 즉 [일상세계 소개]와 [일상의 파괴] 파트가 생략된 것을 꼬집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급진적인 전개의 작품이 우후죽순 늘어난 것은 시나리오적인 요소 외에도 많은 요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지극히 시나리오적인 부분만 파헤쳐보겠습니다.)

 

 

 

 

영화 <존윅1>은 이런 초반 전개를 매우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21.pn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대충 존윅이 아내가 남긴 개를 선물받는 장면)

 

 

 

 

 

22.webp.ren.jpg 시나리오 작법에 대하여(feat 아이언맨1)
(대충 존윅이 강도들한테 흠씬 두들겨 맞고 개도 잃는 장면)

 

 

 

 

 

하지만 이 첫 두 단계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너무나도 뻔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일상을 표현하는 장면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고, 예측도 쉽습니다.

 

요즘 만화들이 초반 부분 급진적으로 전개되는 이유는

이런 뻔한 스토리 구조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한 흔적의 결과물인지도 모릅니다.

 

만화 <원펀맨>이 좋은 예시입니다.

<원펀맨>의 주인공 사이타마에겐 '평범한 일상'이란 게 없습니다. 

애초에 평범한 인간이 아닌 채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첫 등장부터 특별한 권능(=최강의 힘)을 획득한 상태입니다.

 

평범한 일상 같은 지루한 것들은 깔끔하게 생략되었습니다. 

그렇게 만화 <원펀맨>은 1~2단계를 깔끔하게 스킵한 채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만화는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작가 ONE의 천재적인 시나리오 작법능력과 연출이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뜬금없는 전개" 또는 "완성된 주인공" 자체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런 뜬금없는 전개로 성공한 작품들을 너도나도 무지성으로 카피해대는 지금의 작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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