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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상 내 인생 고난은 집이 망했을 때?

코코 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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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본인의 의견이나 생각이 담긴 글입니다.
분류 잡담

하이 브로들.

오늘의 주제는 오랜만에 좀 생각을 많이하게 되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난의 순간들을 많이 겪어 왔고 또 앞으로도 많이 겪어가겠지만 고난이 의미있는 건 언제나 고난이 지나간 후 얻게되는 교훈들 덕인것 같아.

한가지 재밌는건 당시에는 크게만 느껴졌던 고난의 무게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옅어지는 것 같다는거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루하루를 걱정보다 기대로 채워가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나 싶어.

 

여러가지 떠오르는 고난의 순간들 중 하나를 공유하자면 성인이 되고 집이 어려워졌던 시기였어.

아버지께서 오랫동안 운영하시던 사업이 거래처들의 연이은 부도로 인해 망하고 강남 부근에 위치했던 집까지도 경매에 넘어가게 됐었어.

모든 짐을 다 버리다시피 하고 아파트에서 산비탈에 위치한 다가구주택으로 이사가게 됐고 사실 나보다 부모님께서 훨씬 더 힘든 시간을 보냈겠지만 자식으로써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는게 마음이 많이 힘들었어.

 

그 무렵 나는 군대 전역을 앞둔 시기였는데 돈이 너무너무 없어서 휴가나와서 택배상하차 알바해서 부대 복귀할 차비를 벌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추억이네ㅋㅋ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다름아닌 이후 취업 준비를 하던 시기였어.

취업 준비를 해야하는데 생활비가 없어서 오후부터 밤까지 학원강사로 일하고 퇴근하고 집에오면 밤부터 새벽 5시까지 대기업들 공채 준비를 하면서 자기소개서 쓰고 면접 준비하던 생활을 수개월간 지속했었는데 정말 몸도 멘탈도 탈탈 털렸던 기억이나.

 

서류통과를 하더라도 필기시험도 보고 면접준비를 해야하는데 스터디는 일때문에 생각도 못하고 혼자서 셀프로 준비하다 여러번 망해보니 나는 취업을 할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라고 좌절하게 됐었어.

그렇게 취업시즌이 끝날때까지 여러번 실패를 거듭하다 결국 대기업은 모조리 떨어지고 딱하나 붙은 작은 외국계 기업에 입사를 하게 됐지.

당시에는 가고싶지 않은 회사였지만 당장 생활비를 벌어 집에 보탬이 되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입사를 결정했고 난 그 회사에 5년을 넘게 다녔었어.

 

지금은 이직을 거듭해 다른 직종 다른 직무에 정착했지만 당시 그 결정은 내가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배워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

내 현실적인 집안상황은 어려웠지만 나는 나름 괜찮은 대학도 졸업하고 화이트칼라 직종으로 일을 시작하게 될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도 마음 한켠에 있었는데 실제 첫직장에서 입사한 첫날 정장을 차려입고 출근한 내가 했던일은 빗자루에 쓰레받이를 들고 더러운 창고를 청소하는 일이였어.

이후로는 정말 말그대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일하는 나날들의 연속이였지. 당시에는 자괴감도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사회생활을 밑바닥부터 경험하고 나니 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됐고 또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제대로 깨닫게 되었던 것 같아.

무엇보다 이후 입사한 회사들에서는 어떤 경험을 하게되더라도 뭐 이정도면 감지덕지지 하며 쿨하게 넘길 수 있는 자세가 자동적으로 갖춰졌었던게 내 큰 장점이 되었어.

 

그런데 취업준비 당시 면접에서 떨어졌던 대기업들이 이후 코로나로 엄청난 영향을 받았던 것을 보면서 어떤 결과던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

 

적고보니 별거 아닌것 같긴하지만 그래도 그 당시엔 내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는거ㅋㅋㅋ

새삼 지금 이 순간이 참 감사해지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브로들이 있다면 이 또한 결국 지나간다는 것을 믿고 나아가면 좋겠어.

모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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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lee Madlee Bro 포함 7명이 추천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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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브라이언 23.09.23. 23:29
전혀 작지 않은 고난인데? 다른 사람의 고난은 내가 어떻다고 평가할수도 없지.
그 고난을 통해서 코코 브로가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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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헤오 23.09.23. 23:34
좌절하지 않고 어케든 그걸 해결해가는 브로 너무 멋져.

맞아. 고난은 힘들지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그걸 극복하려고 노력하느냐. 거기에 좌절하느냐 그 차이인 것 같아.

브로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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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그랜드슬래머 23.09.24. 00:09
나랑 비슷하네
우리집은 IMF를 직격으로 맞아서 집안 사정이 순식간에 어려워졌지
돈으로 인해 생기는 불화가 정말 싫었던 시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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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정원사 23.09.24. 01:40
모든 물감들이 시간이 지나면 다 옅어지지만
그림을 그릴때 만큼은 본인의 명료하게 색깔을 뿜어내는 것 처럼
그때만큼은 절대 작은 고난이 아니었을텐데ㅜ
너무 크고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구나!

한층 더 성숙해진 만큼 더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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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WICK 23.09.24. 10:42
가세가 기울면 집안모두 힘들기 마련이지

힘든일 격은일을 발판삼아 앞으로는 행복한 날만 오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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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23.09.25. 13:09
IMF 가 진짜 사람들 힘들게 했던 시절 같아.
브로가 이렇게 어려운 일들을 겪고 이겨내고 살아오면서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졌다는걸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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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lee 23.09.26. 03:37
역시 택배 상하차지..나도 한달가까이 일했지만

그어떤일보다 제일 힘들었던거 같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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