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심심해서 만들어본 베트남 쌀국수 매뉴얼

 

 

 

베트남 국수

우리가 알고 있는 베트남 쌀국수는 베트남에서 "PHO"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온 베트남 음식점들도 포바이. 포뭐뭐 이런식의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퍼 Pho'라고 하는 쌀국수가 워낙 유명해서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쌀국수도 면의 굵기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고 함께 하는 고기나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한데 거기에 특정 지역의 스타일까지 더해져 그 종류가 한없이 늘어납니다. 

 

우리가 아는 퍼(쌀국수)는 베트남 국수의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대표성을 띠는 것은 맞지만 그것은 베트남 국수의 시작입니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 쌀국수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정말 무궁무진한 변화의 묘리가 숨어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매료케 하는 베트남의 쌀국수들. 앞으로 베트남 쌀국수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은 꿈을 꾸네요.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퍼(PHO) 면은 라이스 페이퍼를 칼로 칼국수 처럼 잘라서 데쳐서 국에 넣어 먹는 음식

- 면은 납작하게 생겨 단면은 직사각형에 가까운 모양 

 

분(BUN) 면은 쌀의 전분으로 압착식으로 만드는 면을 의미합니다.

- 납작한 모양의 퍼와는 다르게 가늘고 동그 란 모양

 

미(MY) 면은 밀가루가 가미된 면을 의미합니다..

- 계란 노란자를 넣어 만들어서 노란색 나는 면이 많습니다. 퍼처럼 납작하게 생긴 비슷합니다.

 

대략 3가지로 압축해서 정리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베트남 쌀국수를 말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일본라멘이 다양한 종류와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는것처럼 베트남 쌀국수 또한 지금도 계속 새롭게 발전되고 업데이트 되고 있으니까요. 한국의 칼국수와 수제비도 좀 더 많은 발전이 있으면 어떨까 안타깝네요. 

 

 

1. 퍼 (PHO)

 

퍼는 하노이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지역음식에 불과했던 퍼가 베트남 전역으로 퍼진 것은 1954년 제네바 협약으로 북부에 월맹 공산정권이 수립된 이후부터입니다. 그 때 많은 북부 사람들이 남부로 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퍼도 함께 퍼져나간 것입니다. 퍼가 세계로 퍼져나간 것도 베트남 사람들의 이주와 관련이 있습니다. 공산 통일 이후 전 세계에 피난민들이 퍼져나가면서 생계수단으로 국수집을 많이 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국수와의 차이점은 '깔끔하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국수들이 더 자유롭게 변형을 추구하는 반면 퍼는 원래의 전통을 지키려는 성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재료나 모양이 다른 국수에 비해 통일성이 있어보입니다. 보기에도 그렇고 먹는 느낌도 더 깔끔한 것 같습니다. 

 

면은 납작하게 생겨 단면은 직사각형에 가깝습니다. 맛도 다르지만 일단 납작한 면 모양으로 다른 면과 구별이 됩니다. 다른 면에 비해 부드럽고 잘 넘어갑니다. 그래서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소고기 쌀국수(Pho Bo)는 소와 돼지의 뼈로 국물을 내고, 닭고기 쌀국수(Pho Ga)는 돼지와 닭의 뼈로 국물을 낸다. 이 기본 국물에 가게 주인장의 손맛(?)과 향채들로 각기 다른 퍼가 탄생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고기 퍼(Pho Bo), 닭고기 퍼(Pho Ga) 외에도 살짝 익힌 소고기 퍼(Pho Bo Tai Nam) 그리고 소고기 토마토 퍼(Pho sot Vang) 등...

 

 

 

 

2. 분 (BUN)

 

분(Bun)은 퍼와 비슷한 종류의 쌀국수 이지만 납작한 모양의 퍼와는 다르게 가늘고 동그 란 모양이다. 이 분(Bun)은 국물요리 및 비빔요리 등 굉장히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한국 인 입맛에 참 잘 맞는 분짜(Bun Cha: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야채와 국수를 소스에 같이 먹는다), 분지우(Bun Rieu: 게살 수프와 국수), 분까(Bun Ca: 생선 스프와 국수), 분옥(Bun Oc: 소라 국수), 분보(Bun Bo: 소고기 국수) 등이 있다.

 

 

 

 

분(BUN)중에는 '분팃능 Bun Thit Nuong'인데요. 다진 돼지고기를 숯불 위에 구워서 분 위에 올려주는 국수입니다. 국물 없이 비벼서 먹는 스타일인데 고기와 야채, 그리고 약간 새콤한 소스가 어우러지면서 마치 한국에서 비빔국수를 먹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고추장이라도 있으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국수집인데 석쇠 위에 고기를 굽는 곳을 발견하시면 거의 분팃능을 파는 곳입니다.

 

 

 

 

"하노이 분짜" 말이 필요없죠 ㅎㅎㅎ 대성당 근처에 있어요~~

 

 

 

 

3. 후 티우 Hu Tieu

 

퍼가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의 음식이라면 후 티우는 호치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의 음식입니다. 캄보디아를 본고장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기원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당면 느낌 나는 얇고 둥근 쌀국수이며 퍼나 분에 비해서는 질기고 거친 느낌입니다. 그래서 보통 젊은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분처럼 다양한 재료와 함께 먹는 것 같습니다. 국물은 퍼와 분의 중간 정도라고 할까요. 퍼처럼 깔끔하지는 않고 분처럼 자극적이지도 않습니다. 역시 꽤나 인기 있는 국수입니다.

 

 

 

 

4. 미 Mi

 

미는 밀가루 면입니다. 계란 노란자를 넣어 만들어서 노란색 나는 면이 많습니다. 퍼처럼 납작하게 생긴 게 많구요. 태국에서 잘 먹는 국수중에 '바미' 아시죠? 노란색 나는. 같은 국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른 국수에 비해 중국에서 와서 그 색깔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중국식 누들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이나 식당도 많더군요. 국물이 있든 없든 꽤나 기름지게 보이는 것이 딱 봐도 중국식입니다. 다른 국수와 다른 점이구요. 

 

그렇다고 미가 다른 국수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거나 인기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국수와의 차별성으로 인해 매니아들이 많아보입니다. 분을 파는 국수집에서 미를 함께 취급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인스턴트 누들이나 스파게티도 미라고 표현합니다. 

 

미 환탄 Mi Hoanh Thanh은 중국식 만두가 들어간 국수로 태국에서 먹는 바미와 거의 비슷한 맛입니다. 먹고나면 입가에 기름기가 돌죠. 양은 태국보다 훨씬 많은 편입니다. 만두도 들어가고 야채도 더 많이 넣어서 먹습니다. 

 

 

 

 

 

5. 미 쾅 Mi Quang 

 

미 쾅 Mi Quang은 중부 다낭 근처의 쾅하이 라는 지역의 명물로 약간 비린듯한 국물(국물양이 적어서 비빔처럼 보이기도 합니다.)에 작은 새우, 고기, 뻥튀기처럼 생긴 얇은 과자를 올려서 먹는 특이한 국수입니다. 

 

미 쾅은 쌀국수의 일종으로 밀가루 국수인 미와는 다른 종류입니다. 전 이게 꼭 먹어보고싶어요...

 

 

 

 

6. 미엔 Mien

 

미엔은 당면처럼 얇고 투명한 국수입니다. 녹두 등으로 만들고 고사리로 국물을 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국수에 비해 소화도 잘 되고 더 고급으로 치는 것 같습니다. 가격도 조금 있는 편입니다. 인기도 상당해서 미엔만 파는 전문점이 성업을 이루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미엔은 보통 닭고기와 함께 먹습니다. 그래서 닭고기를 뜻하는 Ga를 붙여 '미엔 가 Mien Ga'라고 부릅니다. 다른 고기보다 닭고기와 궁합이 더 잘맞는다고 보는 것이겠죠. 닭고기의 부드럽고 기름짓 맛과 미엔의 담백함이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그 밖에 '까오 라우 Cao Lau'라고 해서 수제비 면발 비슷한 호이안 지역의 국수도 유명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