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울 강남]내가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2

- 삼성 SDS 본사 앞에 위치한, 점심에는 회사원, 저녁에는 주변 학생들의 끼니를 책임지고 있는 오래된 종합상가 장미상가.

대치동의 은마상가처럼,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간,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장소 중 하나이다. 이번 글은 이 장미상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볼까한다. 

1.정순함박 

- 장미상가하면 떠오르는 가게가 몇 군데있다. 그 중 하나인 정순함박. 튀긴함바그와 매운스파게티가 괜찮은 가게이다. 

- 내가 주문한 것은 튀긴함바그, 구성은 단출했다. 계란후라이가 올라간 함바그와 샐러드, 밥 한덩이..

튀긴 함바그는 지레 짐작할 수 있듯,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함바그였다. 맛도 꽤 묵직하고.. 괜찮았다. 역시 이름 걸고 하시는 곳은 어지간하면 평균 이상은 하는 듯하다.

2. 시부야

- 일식 돈카츠 전문점 시부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운영이 되고있는 어느덧 20여년 가까이 된 가게이다. 쫄라로 유명한 분식집들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 주문이 들어가면, 마스터가 주방에서 고기를 두드리고, 계란물 입히고, 빵가루 묻혀 튀기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요즘에야 일식 돈카츠 전문점에선 이런게 흔한 광경이 되었지만, 오래된 업장 중에서는 볼 수 있는 곳이 흔치가 않았다. 여기는 초기부터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오신 듯하여 믿음이 갔다. 

- 이 날 주문한 것은 안심카츠와 생선카츠가 제공되는 시부야 정식. 양이 제법 상당했다. 

- 서울 유수의 프리미엄 카츠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돈카츠를 먹을 수 있는 곳이였다. 당연한 소리이긴하지만,

안심의 고소함을 좀 더 살리기 위해 두께가 살짝만 더 두꺼웠으면 좋을거 같다. 그래도 잠실에서 이 가격에 이정도 양이면 뭐..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였다.

그리고 타르타르 소스를 듬뿍 올린 따끈따근한 생선카츠의 맛이야 뭐.. 말해 뭐하겠는가? 한끼 든든하게 잘 먹고 나왔다. 

3. 라멘쨩

- 이런 곳에 이 정도의 제대로 된 라멘가게가 있을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 내가 주문한 것은 돼지사골 육수의 하카타식 농후라멘이라 적혀 있던 라멘쨩 스페셜, 농도는 진하게. 

- 면 익힘 정도는 살짝 덜 익힌 정도인 카타면으로 주문했다. 처음에는 면 안에 심이 살짝 살아있지만, 어차피 면이 파스타면처럼 두꺼운 것도 아니라 먹다보면 딱 좋은 정도로 익더라. 

- 국물이 꽤 진했다. 이렇게 진한 농도임에도 불구하고 차슈에서나 국물에서나 돼지 잡내가 안났던걸로 기억한다.

굉장히 수준급의 라멘..안내해주신대로 갓절임과 함께 먹었더니 국물의 느끼함도 잡히고 맛있었다. 

- 사이드로 주문한 치킨난방은 그냥 평범했다. 내가 좋아하는 타르타르 소스는 저런 스타일보단 꾸덕하니 이것저것 들어간 소스인데, 아무래도 그렇게 만들면 단가가 안맞겠지.. 
 

4. 무궁화분식 

- 장미 상가에서 분식이라하면 보통 쫄라의 뽀빠이분식이나 환희분식을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물론 그 곳들도 맛있기는하지만 그냥 평범하게 떡볶이 소스에 버무린 튀김같은게 먹고 싶은 날이 있다. 

- 배고플 때, 눈 앞의 큼직하게 튀겨진 오징어를 그냥 지나치기란 쉽지가 않다. 이래서 아는 맛이 무섭다고 하는건가보다. 

- 이것저것 섞어서 떡볶이 국물에 버무려서 달라고 부탁드렸다. 

- 그리고 또 부탁드린 무궁화라면, 그냥 일반 라면이 아닌, 달달한 떡볶이 양념을 풀어 끓인 라면이다. 국물이 많다는 점에서 일반 라볶이와는 달랐다.

면만 건져 먹으면 좀 심심할 수 있는데, 국물 떡볶이마냥 면을 먹고 국물을 후루룩 떠먹으니 달달하니 맛있었다. 개인적으론 그냥 떡볶이소스보다 이 무궁화라면 국물이랑 같이 먹는 튀김이 더 맛있었다. 

5. 누렁국수

주소: 서울 강남구 일원동 624-7

- 대청역 근처, 마루 공원 앞에는 기사식당 거리가 있다. 점심시간만 되면 많은 기사님들이 잠시 차를 세워두고 이 곳에서 끼니를 해결하신다. 

- 그런 거리를 지나다 우연찮게 발견한 '맛있는 국수집' 이라는 현수막. 간판도 없이 현수막으로 만든 간이 간판을 걸어두고 장사하길래 궁금해서 들어가보았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꽤 사람이 붐볐다.
 

- 내가 주문한 것은 사골육수에  날계란이 올라가 고소한 맛이 특징이라는 진국수. 

- 받자마자 일단 가운데 계란을 살짝 풀어주었다. 뒤이어 참기름의 고소한 냄새가 살살 올라왔다. 

- 딱히 특별할게 없는 국수이긴했지만 양도 많고 맛도 깔끔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래서 사람들이 많은건가 싶었다.

- 그리고 국수만으론 뭔가 허전해서 시킨 충무김밥. 내돈주고 충무김밥을 먹어본게..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살얼음이 꼈을 정도로 시원하고 달달한 석박지와 후추맛이 도드라지는 오징어, 어묵 무침과 함께 먹는 충무김밥은 꽤 괜찮았다.

가성비로 항상 욕을 먹는 음식이긴하지만.. 가끔씩은 먹을만한거같다. 정말 가끔..? 

6. 단디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파동 45-5 단디 (송리단길)

- 대창덮밥의 원조로 송리단길에서 손꼽히게 유명한 가게 중 하나인 단디, 

- ' 제대로 만든 한끼 덮밥 ' 이라는 슬로건을 건 가게답게 주방에선 분주하게 덮밥 그릇을 하나하나 채워가고 있었다. 

- 구경하며 기다리다보니 주문한 특대창덮밥이 나왔다. 야채로 꽈리고추, 버섯, 양파가 올라가 있고 양념에 잘 구워진 대창과 신선한 계란 노른자가 올라가 있었다.

하나씩 떠서 올려먹으라고 알려주시긴 했는데, 그냥 대충 비벼먹었다. 그냥 요즘 세대라면 싫어하기 힘든 맛이다. 달고 짭짤하고, 약간 매콤하고, 고소하고.. 

7. 다케오 호르몬 데판야끼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파동 백제고분로45길 8

- 을지로에 본점을 두고 있는 철판구이 전문점 다케오. 

- 일본식 철판요리 전문점이다. 

- 이 곳을 찾아간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전 날 밤에 고독한 미식가를 보다가 이런 장면을 봐버려서.. 전에 일본에서 먹었던 호르몬 테판야끼가 생각나 먹고싶어졌다.

- 이런 철판 요리집을 가게 되는 이유 중 하나,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다. 치이익.. 소리가 나며 익어가는 음식들을 보며 기다리다보면 어느새 한 접시 담겨서 내 앞으로 온다.

- 고로상이 그랬던것처럼, 약간의 야채와 고기를 먼저, 그리고 흰 쌀밥을 잔뜩 집었다. 달고짭짤한 타레를 뿌려 볶은 호르몬과 철판 위에서 볶은 숙주는 이미 검증이 끝난 조합.

속으로 '역시 맛있네' 라고 몇 번을 말한지 모르겠다. 타레가 너무 진해 밥을 고봉으로 쌓아 먹어야 할 정도의 본토스러운 느낌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역시 찾아오기를 잘한거같다. 

8. 야끼소바 니주마루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파동 13-18 1층

- 서울에서 직접 제면까지 하는 야끼소바 전문점이라니.. 이런 류는 일본에서도 아직 먹어본 적이 없기에 큰 기대를 안고 찾아갔다.

거의 오픈 시간에 찾아갔는데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었다. 소문이 많이 난 모양이다. 

-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만드시는 과정을 구경했다. 두 분의 손놀림이 예사롭지가 않더라. 역시 철판 요리는 보는 맛에서 오는 즐거움이 꽤 크다. 

- 정신없이 볶아낸 소바를 그릇에 잘 담아, 후추를 살짝 뿌려주는 걸로 마무리.. 

- 그렇게 완성된 소바가 내 앞으로 왔다. 내가 주문한 것은 시오 야끼소바. 소금으로만 간을 한 담백한 느낌의 야끼소바이다. 굉장히 맛있었다.

야끼소바를 굉장히 좋아하는 나로썬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맛. 일단 면이 쫄깃하고 일반적인 야끼소바보다 두툼해서 씹는 맛이 있었다.

마스터의 야끼소바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신건지 이 한 그릇에서 느껴졌다.

- 먹다보면 마스터가 겨자 마요네즈를 뿌려먹어보라고 권해주신다. 야끼소바에는 역시 마요네즈 듬뿍 뿌려 먹는게 제대로지... 
 

9. 오레노라멘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송파동 42-6

- 토리파이탄 매니아, 아니  한국의 라멘 매니아라면 아마도 반드시 먹어본 경험이 있을듯한 라멘전문점 오레노라멘. 합정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가게 중 하나이다. 

- 가게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가게를 이렇게 깔끔하게 유지하는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닐텐데.. 

- 잠시 앉아 기다리니, 주문한 라멘이 금방 나왔다. 내가 주문한 것은 토리파이탄 라멘. 진하고 깔끔한 닭육수에 각종 재료들을 정갈하게 담아낸 라멘이다. 

- 깊고 진한 육수의 토리파이탄, 튀긴 양파 고명에서 오는 은은한 양파향이 좋았다. 후추향이 입혀진 수비드 닭가슴살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아주 무거운 맛은 아니라서 누구라도 좋아할만한 라멘이라고 느꼈다. 괜히 라멘 격전지 합정에서 시작해 서울 곳곳에 지점이 생기고 있는 가게가 아닌듯

10. 포나타이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sh 공사 b109 호

- SH공사 지하 식당가에 위치하고 있는 태국음식 전문점, 포나타이. 세계 3대 스프인 똠양꿍을 꽤 제대로하는 집이라기에 궁금해서 찾아가보았다. 

- 굳이 찾아올 위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유명인들도 다녀간듯했다. 

- 굉장히 이국적인 향이 난다. 토마토의 새콤함과 레몬그라스의 상큼함, 고수의 향 그리고 각종 향신료가 어우러져 매콤하고 부드러운 고소한 맛이 난다.

뭐 한두가지맛이 올라오는게 아니라서 맛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동남아 향신료(ex.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이면 입에 안맞을 듯한 향이였다.

나는 고수를 즐기진 않지만 못먹는 정도는 아니여서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