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울 강남]내가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1

 

- 지금이야 강남에 더 이상 건물을 올릴 땅이 없어서 그린벨트까지 건드리려고 하는 실정이지만, 서울을 개발하던 시기, 강북에 비해 남는 땅이 많아 대규모 단지가 줄줄이 들어서던 시절이 있었다.

 

그 대단지를 중 가장 대표적인 아파트라 할 수 있는 은마아파트, 이 곳에는 오랜 세월을 간직한 종합 상가가 하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상가 안에 있는 식당들에 대해 다뤄볼까한다. 

 

 

 

 

1. 할아버지 돈까스 

 

 

- 1960년부터 이어진 엄청난 업력의 돈까스 전문점, 할아버지 돈까스. 지금은 따님께서 이어받아 운영하고 계신다. 
 

 

- 약간의 버섯이 들어가 있는 식전 스프, 맛은 연한 편

 

- 이 날 주문한 것은, 매운 돈까스와 스파게티 정식이다. 

 

- 돈까스가 나오고 미리 다 썰어뒀다. 소스가 돈까스 튀김옷 안에까지 스며들어 맛이 더 풍부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 곳의 소스는 맛이 연한 편이다. 과일과 야채만을 이용해 푹 끓인 소스라는데,

 

요즘 나오는 소스들의 자극적인 맛과는 거리가 정말 멀다. 소스를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부담이 가지 않을 정도.. 그래서 다른 곳에서 먹을 땐, 굳이 미리 잘라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이 곳에서는 꼭 이 작업을 먼저 하고 돈까스를 먹는다. 

 

 

- 맛은 옛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맛이 떠오른다. 솔직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맛의 트랜드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건강한 느낌의, 소화가 잘 될거같은 스파게티와 돈까스라니.. 맛이 상상이 가는가? 근데 그 건강한 느낌의 돈까스가 가끔씩 생각이 나는 날이 있다. 이 곳을 일부러라도 찾아오게 만드는 매력을 분명 가지고 있는 곳이다..

 

 

 

2. 오미 닭강정 

 

 

- 은마상가에서 치킨하면 두 곳이 있다. 한 곳은 마미치킨, 나머지 한 곳은 오미닭강정이다. 여기는 마미치킨보다 비교적 저렴해 학생들이 간식사러 많이 오는 곳이다. 

 

- 오징어나 새우도 있지만, 이 곳에서는 역시 닭강정이나 모래집을 주문하게된다. 

 

 

 

 

- 튀김옷이 보이는 것처럼 꽤 단단해서 소스를 머금어도 바삭했다. 소스를 여러 야채와 과일을 배합하여 만드셨다고 하는데, 공장제 기성품보다는 확실히 덜 자극적이고 매운 맛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을 정도.. 개인적으로 닭강정도 물론 맛있지만, 큼직큼직해서 씹는 맛이 일품인 모래집 때문에 이 가게를 종종 찾게 된다. 

 

 

 

3. 튀김아저씨

 

 

- 옛 숙명여고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서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해 유모차를 끌고 찾아온다는 분식집, 튀김아저씨네. 점심이나 퇴근 시간에 가면 포장하려는 분들이 꽤 줄 서 있는 가게이다. 

 

- 이 곳의 특징은 홀에서 주문하면, 주문 즉시, 그 자리에서 튀김을 튀겨 내어주신다는 점이다. 그래서 분식집임에도 불구, 음식을 다 받는데까지 시간이 살짝 걸리는 편이다. 

 

- 내가 주문한 것은 국물 떡볶이와 오징어튀김, 김말이

 

 

- 살짝 칼칼하고 달달한 옛날 스타일의 국물 떡볶이, 양배추가 들어가 있다. 살짝 퍼진 떡의 식감이 정말 옛날스타일이더라. 

 

 

-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오징어튀김, 갓 튀겨낸 튀김은 역시 정말 바삭하고 맛있다. 학창시절, 이런 튀김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서 먹었으니.. 오랫동안 이 맛을 잊지 못해 어른이 되어서까지 찾아 올 법도 하다싶다.

 

 

4. 만나분식 

 

 

- 은마상가 대표 분식집이라 할 수 있는 만나분식. 이 상가에 있는 식당치고 매장이 넓은 편이다. 

 

 

-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튀김들.. 항상 저 중에 어떤 튀김을 더 먹을지 고민하게 된다.. 마음 같아서는 종류별로 다 먹고 싶지만.. 

 

- 솔직히 뭐 특별한 맛이 있는건 아니다. 근데 획일화 된 맛의 프렌차이즈가 범람하고 있는 요즘, 씹기도 힘들 정도로 딱딱한 야끼만두를 팔고 있는,

 

싼 값에 분식을 양 껏 먹을 수 있는 이런 정감있는 동네 분식집이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오면 참 좋은 곳이다. 

 

- 다 먹고나서 입가심은 역시 뻥튀기 아이스크림으로...

 

5. 산월수제비 

 

 

- 점심시간에는 줄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수제비, 칼국수 전문점 산월 칼국수. 

 

 

- 수제비는 쫀득하고 칼국수 면은 부드럽게 툭툭 끊긴다. 어르신들 취향에 딱 맞는 멸치 육수의 옛날 스타일 칼국수이다. 여기는 양이 정말 많아서 여성 단골들은 양을 적게 달라고 말할 정도..

 

주문 할 때 양 많이 부탁드린다고하면 이것보다 더 많이 주시는데, 굳이 양 많이를 외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아, 김치랑 함께라면 쭉쭉 들어가긴 한다. 근데 어우.. 너무 배불렀다. 정이 넘치시는 곳.. 

 

 

 

6. 미러 칼국수 

 

- 산월 칼국수와 더불어 인기 있는 칼국수 가게인 미러칼국수. 산월에는 여자 손님이 많은 반면, 이 곳은 남자 손님이 많은 느낌이다. 

 

- 여기는 칼국수도 맛있지만 더운 여름에 퇴근길에 먹는 비빔 국수 한 그릇이 끝내주는 곳이다. 새콤한 김치, 매콤달콤한 양념장, 고소한 참기름.. 들어가는거 별거 없어보이는데, 왜 집에서는 이 맛이 안나는걸까..

 

- 진한 수제비 국물이 제공되는건 덤이다. 개인적으로 산월칼국수의 국물보다 미러칼국수 국물을 더 좋아한다. 시원칼칼한 국물을 한 번 들이켜보면 크으.. 소리가 절로 나온다. 

7. 32호 식당

 

 

- 점심 시간에만 운영하는 이름 없는 백반 식당.. 여기도 점심 시간만 되면 금방 자리가 만석이 되어 버린다. 

 

- 가운데에서 이모님들이 정신없이 밥과 반찬을 퍼다가 상차림을 준비해주신다. 전체적으로 붉은 양념의 음식들이 많다. 

 

- 한 상 준비된 백반 정식,  꽁치조림, 5가지 나물, 파래김, 양파무침, 각종 김치들, 그리고 백반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오뎅 볶음까지.. 그냥 집 밥 먹는 느낌이다. 먹고나면 든든하다. 여기는 방문하시는 분들 연령대가 좀 높은 편. 

 

8. 제일 보쌈

 

 

- 또 하나의 가정식 백반집인 제일보쌈, 이 곳은 가성비 좋은 메뉴들이 많은 곳이라 근처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 보쌈 정식을 시키면 나오는 된장찌개와 보쌈, 그리고 각종 반찬들. 여기가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는 저 삶은 양배추를 내어주신다는 점이다. 

 

- 7천원짜리 보쌈 정식에 곁들이로 나오는 된장 찌개인데 내용물이 정말 알찼다. 대체적으로 은마상가 밥집들은 오랫동안 한 자리에서 해오신 분들이라 그런지 정들이 넘친다. 

 

-  잡내 없이 잘 삶아진 보쌈을 삶은 양배추에 싸서 쌈장 올려 먹으면 뭐... 굳이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가격 대비 만족도가 최고였다. 

 

 

9. 산들섬

 

 

- 정말 여러가지 종류의 비빔밥이 준비되어 있는 비빔밥 전문점, 산들섬 팔도비빔밥. 

 

- 무뚝뚝해보이시지만, 또 은근 친절하신 조리장님이 운영하고 계시는 가게이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여러가지 비빔밥을 운영하고 계신다

 

- 내가 주문한 것은 백령꽃게비빔밥. 참기름 냄새가 기분좋게 코 끝을 찌른다.

 

- 비빔밥에는 각종 나물이 정갈하게 올라가 있었고 간장게장에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고추장은 두르지말고 먹으라고 설명해주셨다. 게가 비리지도 않고 참 맛있었다. 

 

 

10. 은마 꽈배기

 

 

- 따끈따끈한 꽈배기... 쫄깃 달콤해질 거예요...참 지나갈 때마다 이런 시도 있구나 하고 쳐다보게 되는 곳이다. 1층에 경성 꽈배기도 있긴한데, 보통은 여기를 찾는 편이다.

 

메뉴가 좀 더 다양하다고 해야할까.. 밥 먹고나서 간단하게 군것질하고 싶으면 오는 곳이다. 

 

 

- 이 곳에 오면 꼭 먹는 인절미 꽈배기, 설탕대신 콩고물을 묻혀주는 방식이다. 근데 콩고물이 꽤 많이 묻어서 마실거 없이 먹기엔 좀 텁텁할 수도 있다. 가루를 털어서 먹으면 되겠다만, 이거는 고소한 콩고물 맛에 먹는거니까.. 털지 않는다.

 

 

 

- 그리고 팥앙금에 딸기쨈이 섞인 맛이 나는 딸기도넛, 나는 이런 도넛을 여기에서 밖에 본 적이 없다. 이거는 달달해서 밥 먹고 하나만 디저트로 먹기에 딱 좋다. 

 

- 그 외에도 은마상가에는 탕마을이라던지 은마전, 반찬가게, 죽 등등 여러가지 명물들이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재건축이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재건축들어가면 많이 그리울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