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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귀포 새서울두루치기 (제주도 서귀포시)

동키삼춘 동키삼춘
3164 8 23

내돈내산.

여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저녁 식사이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발자취를 돌아보며 내일을 계획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제주 여행 첫날의 식사는 어디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주에 도착 전까지 고민을 했다.

첫날 저녁은 내가 거의 10년 동안 몇 번 찾았던 나만의 단골집으로 가보기로 했다.

 

새서울두루치기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태평로 406

문의전화 : 064-732-4211

영업시간 : 오전 8시 30분 ~ 오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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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근처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슬리퍼를 신고 움직일 수 있는 거리이다.

붉은 노을이 지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는 시간, 지금은 골든아워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이 시간을 골든아워, 매직아워라고 부른다.

그리고 더 유명한 말이 있다.

개와 늑대의 시간.

10여 년 전 방영했던 mbc 드라마 제목이기도 하다. 이준기 주연의 웰메이드 드라마였고 아직도 개늑시 팬들이 있을 정도.

노을과 어둠이 겹치는 시간이라서 멀리서 보았을 때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이 안 간다는 의미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시간을 정말 좋아한다.

한창 사진을 찍으러 다닐 때 부산 곳곳의 야경 명소를 다니면서 이 시간에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던 기억이 난다.

하루의 끝과 새로운 하루의 시작의 경계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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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이중섭거리가 있는데 우리는 거기까지 갈 시간이 부족하다.

너무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마침 이동 중에 작게나마 한쪽 벽에 이중섭에 대해 설명을 해놓았더라.

사실 이중섭거리는 제주 서귀포보다 부산 동구 범일동 일대의 이중섭거리를 가보기를 추천한다.

이중섭은 서귀포에 1년 거주했고 부산에서 가장 오래 거주한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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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으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다.

나에게는 특별한 여행 중 하루지만 그 누구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기록되었던 어느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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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볼 새서울두루치기이다.

3년 만에 방문이다.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략 10년 전쯤이다.

당시 회사일로 너무 힘들고 바빴는데 여름휴가를 하루도 제대로 못 쓰고 그 다음 해 3월 초에 썼던 일이 있었다.

그때 휴가를 쓰고 무작정 제주도로 왔고 둘째 날인가 한라산 등산을 마치고 성판악으로 하산하면서 숙소를 근처에 예약했고

3월에 어울리지 않는 미친 듯이 퍼붓는 폭우에 와이퍼를 풀로 돌리고도 앞이 안 보여서 겨우 중산간 도로를 탈출했던 날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내려와서 숙소에서 짐 풀고 식당을 찾으려고 당시 활동하던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마침 서귀포 현지 주민인 회원이 가보라고 추천해 준 맛집이다.

당시에는 정말 손님들이 현지 주민들이 대부분이었고 오늘 갔을 때도 역시 대부분 현지인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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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가격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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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찍어보았다. 가격이 저렴하다.

흑돼지 두루치기가 1인분 150g에 6천 원이다.

먼저 흑돼지 두루치기 3인분과 한라산 순한 것 한 병을 주문했다.

하루의 피로가 어떻게 정리될지 기대가 되는 식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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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표시를 자세히 찍어보았다.

김치는 아쉽지만 돼지고기는 제주산 흑돼지다.

앞서 말했듯이 한라산 산행 후 이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생각난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자리는 꽉 차있고 한자리 남았는데 앉아서 주문을 하려고 하니 주위에서 쳐다보더라.

아마 내 사투리를 듣고 쳐다본 것 같다.

2인분을 주문하니 양이 많을 것 같은데 괜찮냐길래 괜찮다고 말했고

결국 그날 혼자서 총 3인분에 소주 2병에 맥주 2병을 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마, 숙소에 가서 500ml 맥주 3캔을 마시고 잤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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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깔리는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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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3인분이다.

양이 적어 보이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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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도짜리가 아닌 17도짜리 순한 한라산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라산 올레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던 술인데 바뀐지 좀 됐나 보다.

이 술 상당히 괜찮다. 부산 남포동에도 취급하는 술집이 몇 군데 있다.

가끔 제주도가 그리울 때 가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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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라 병에는 제주 4.3항쟁에 대해 적혀있다. 이름하여 동백 에디션.

4.3항쟁을 기념하는 기념품이나 배지가 동백꽃 모양이다. 나는 백팩에도 하나 달고 다닌다.

혹시 제주 4.3항쟁에 대해 모른다면 꼭 찾아보기를 바란다. 슬픈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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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이라 아쉬운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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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물을 들인 무 절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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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장이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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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편 썰어 놓은 마늘도 같이 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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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가 상당히 싱싱하다.

내가 앞 베란다 텃밭에 키우는 상추 말고 식당에서 이렇게 신선한 상추는 정말 오래간만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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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불판이 달아오른다.

소주를 한잔해서 내 얼굴도 달아오른다.

창밖에 떠있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달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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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익어간다.

이쯤 되면 직원분이 행동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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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이다.

파재래기와 콩나물, 그리고 무생채가 포인트이다.

대파가 금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아낌없이 올려준다.

모자라면 더 달라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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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따로 시키지 않아도 기본으로 나오는 시락국이다. 시래깃국.

시원한 게 목을 축이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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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차려진 한상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맛도 있으니 너무 좋다.

글 쓰면서 또 생각나네. 경상남도 거창군의 거창한 맛은 아니지만 자꾸 손이 가요 손이가 새우깡처럼 손이 가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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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짝 보글짝 지글보글 짝짝~ 신나는 리듬에 맞춰서 부르는 동요가 생각난다.

늦은 새벽에 이 글을 쓰고 있으니 군침이 흐른다.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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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어가고 있다.

젓가락이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얼른 맛보고 싶은 마음에 소주잔만 홀짝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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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 익었다. 먹으면 된다.

미친 듯이 맛있는? 아니다. 하지만 자꾸 손이 가는 그런 두루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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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구워졌는지 맛보기 탐색용으로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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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점. 그리고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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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상추쌈을 싸서 쌈장 바른 마늘까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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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쌈, 그리고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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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맛보니 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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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가득 덜어서 또 한입, 그리고 한 잔~ 무한 도전~ 아니 무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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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분으로 아쉽더라.

1인분 추가요~

채소 3종 세트도 같이 얹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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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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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한 고기가 더 잘 구워진 듯 너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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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라산도 3병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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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안쪽을 자세히 보니 이렇게 적혀있다.

4.3항쟁 꼭 찾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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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없이 깔끔하게 비워버린 불판.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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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손님도 거의 다 빠진 상태이다.

이날 식당에서 조금 웃긴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한다.

아마 다음 새서울두루치기 포스팅 때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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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을 하나 가지고 왔다. 참고하기 바란다.

화려하고 거창한 맛은 아니다.

하지만 꼭 생각나고 한잔하면서 먹기 좋은 맛집이다.

적어도 나는 맛집이라고 부른다.

서귀포 현지 주민들이 많이 찾는 집이기도 하고 말이다.

여행 첫날 저녁 맛있게 잘 먹었다.

숙소에 가서 맥주 파티는 이어졌다.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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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신문 철원신문 Bro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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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선한망둥어 21.10.02. 21:43

와~~가격도 착하고~ㅎㅎ

브로가 "꼭 생각나고 한잔하면서 먹기 좋은 맛집"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사진만 봐도 꼭 가봐야 되는 맛집처럼 보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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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3. 18:38
선한망둥어

브로 여기 제주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집이야

한잔하기 딱 좋은 그런 곳이었어 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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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Madlee 21.10.02. 23:17

"나에게는 특별한 여행 중 하루지만 그 누구에게는 평범한 일상으로 기록되었던 어느 일요일"

 

멋진 멘트다 브로!

 

나도 나중에 여행후기에 써먹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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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3. 18:39
Madlee

오~ 매드리 브로 좋은 멘트로 봐줘서 너무 고마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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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불콩 21.10.02. 23:22

헉~~제주도에도 이렇게 착한 맛집이 있구나

흑돼지에 콩나물. 파절임을 같이 볶아 먹으면...그맛을 알겠다

쐬주가 ~~술술 잘 넘어 가겠다

브로~~상호가 왜 ? 새서울 두루치기야?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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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3. 18:40
불콩

모르겠어 상호는 서울인데 제주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그런 맛집이야

다음에 가면 상호를 물어볼께 브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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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랑 21.10.03. 11:06

제주는 많이는 못가보았지만 갈때마다 새로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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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3. 18:41
폭풍랑

갈때마다 맛집을 찾는 편인데 이 집은 거의 10년동안 다니는 집이야

엄청 맛집이라기 보다는 제주에서 한잔하고 있구나를 알게해주는 집이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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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kykim 21.10.03. 14:21

제구 서귀포에 있는 서울 식당에서 한라산 소주를 먹는다....

 

뭔가 혼란스럽지만.. 맛있어보인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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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3. 18:41
blueskykim

그러고보니 좀 우습다 그치? 브로 ㅎㅎ

한잔하는 느낌은 최고였어 제주에 와있구나 하는 느낌

당굴 21.10.04. 07:28

와우 ㄷㄷ 제주도 하면

바아로 흑돼지 아임니끄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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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6. 20:20
당굴

진짜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수 있는 흑돼지야 브로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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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신문 21.10.04. 15:29

제주도에 맛집이 많이 있군요

가볼때가 너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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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6. 20:21
철원신문

철원 브로 제주가시면 여기도 추천해요

흑돼지두루치기에 소주한잔하기 딱 좋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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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배우 21.10.06. 09:09

으. 진짜 맛있어보인다..제주도에 가면 여기도 꼭 들러야지. ㅎ

 

얼런 코로나가 종식되었으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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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6. 20:21
재연배우

그러게 11월에 제주 또 계획중인데 코로나 좀 가라앉았으면 해

여기 소주한잔하기 좋아

Alalskalsk 21.10.07. 14:36

오우 브로 진짜 맛있겠다 ㅠㅠ

밥알 하나 없이 먹은거 보면 얼마나 맛있을지 침 넘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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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07. 22:08
Alalskalsk

좀 많이 먹었는데 마지막 한톨까지 긁어먹었어 ㅎㅎ

소주 한잔 크~ 너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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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하디 21.10.10. 00:09

오우 맛있겠는데 한라산도 많이 마셨구나 ㅋㅋ 흑돼지두루치기에 무생채는 난 처음보는 조합이네 궁금하네 한번먹어보고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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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18. 00:22
톰하디

제주 갈때 이집 많이 갔어 너무 맛있더라

브로 다음에 서귀포 가면 꼭 맛보기를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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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하디 21.10.18. 01:00
동키삼춘

오 브로 많이갔다고 하니 더욱더 궁금해지는 곳이다 다음에 제주가면 방문리스트!! 추천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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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삼춘 작성자 21.10.19. 19:16
톰하디

엄청 큰 기대는 하지마 브로

동네사람들이 저녁먹으면서 소주 한잔하는 그런 곳이라 보면 될꺼같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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