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멕시코 마약전쟁사 (2) - 키키 요원 살해사건

https://wolfkorea.com/issue/1951981

 

 

과달라하라 카르텔은 통일된 하나의 집합체가 아니라, 여러 작은 플라자들의 느슨한 연합이었다.

 

1980년대 가야르도 밑에서 2인자 경쟁을 하던 두 인물은 시날로아 플라자 소속 라파엘 카로 퀸타로(통칭 라파)와,

 

후아레즈 플라자의 보스 '파블로 아스코타 비야레알'의 오른팔이자 에르네스토 폰세카 카리요의 조카 '아마도 카리요 푸엔테스'다.

 

 

라파와 아마도는 정통 마리화나 사업 vs 남미의 카르텔과 연계한 코카인 사업의 대결 구도를 가지고 있었다.

 

라파는 전자의 대표였고 아마도는 후자의 대표였다.

 

1984년, 라파가 소유한 대규모 마리화나 농장 '란초 버팔로(Rancho Búfalo)'가 누군가에게 발각된다.

 

치와와 주의 사막에 위치한 란초 버팔로는 미국에서 개량한 '신세말라(씨 없는 대마초)'를 아마도가 들여와 조성한 것인데, 

 

무려 미국으로 공급되는 마리화나 공급량의 1/3을 란초 버팔로가 담당했다.

 

아마도가 란초 버팔로에서 벌어들이는 돈만 연간 8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런데 그 귀한 란초 버팔로가 멕시코군에게 싸그리 불타버린 것이다.

 

 

 

 

친애하는 약쟁이들, Dollar 벌기 위해 Marijuana 필요해요?

 

 

 

 

당신의 Marijuana 있었다가 없어졌다. like 당신의 어머니

 

항상 감사하십시오, 약쟁이들.

 

 

여기에는 멕시코 출신 DEA 요원 엔리케 "키키" 카마레나 살라자르의 공이 컸다.

 

키키는 1980년에 미국에서 DEA 과달라하라 지부로 배정받게 되는데,

 

그의 임무는 최근 폭증하던 과달라하라의 마약 생산량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당시 멕시코 정부는 헬기를 이용해 마리화나 밭에 고엽제를 살포하는 '트리조 작전'이나

 

마약왕들을 추적해 잡아넣는 '콘도르 작전'을 수행하면서 겉으로는 마약 카르텔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70년대 남미 정부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콘도르 작전과는 이름만 같은 다른 작전이다.)

 

1978년에는 마약 퇴치를 위한 미국과 주 정부의 합동작전을 금지하고, 미국의 항공정찰을 막는 등 뒤에서는 그들에게 은근히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이처럼 마약 조직들을 비호하는 일을 맡았던 총책임자는 연방보안국(DFS)의 국장 '미겔 나사르 하로'였다.

 

이 당시 DFS는 군사정권 시절 안기부처럼 제도혁명당과 정부에 반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는 일을 주로 수행했고 

 

미겔 나사르는 멕시코 정부에 반항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잔혹하게 고문하고 살해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는 멕시코 여러 카르텔의 조정자였으며, 라파에게서 막대한 뇌물을 받고 그의 농장까지 관개 수로를 뚫어주었고, 

 

과달라하라 카르텔에 각종 정보를 유출해 DEA의 수사를 방해했다.

 

 

유능하고 명석한 요원이었던 키키는 25명의 정예 요원들과 함께 DFS의 수사 방해를 뚫고 라파의 마약 밭을 찾아냈으며,

 

미국 정부는 멕시코 정부에 압력을 가해 라파의 밭을 불태우라고 지시했다.

 

 

뭐야 시발 내 마리화나 어디갔어 돌려줘요

 

("천공의 군주(El Señor de Los Cielos)", 아마도 카리요 푸엔테스)

 

엌ㅋㅋㅋ

 

거지따리 거지따~ 거지따리 거지따~

 

ㅄㅋㅋㅋ

 

자신의 마리화나 밭이 모조리 불탄 라파는 격분했고, 아마도를 내통자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1985년, 라파는 DFS에게서 키키에 대한 정보를 넘겨받아 그를 납치해 감금하고,

 

아마도가 배후라는 증언을 듣기 위해 의사까지 동원해 억지로 살려놓으며 28시간에 달하는 잔혹한 고문을 가해 살해한다.

 

 

이틀 뒤 키키의 시신이 시 외곽에서 발견되었다.

 

키키의 시신은 다리의 가죽이 벗겨져 근육이 드러나 있었고 온갖 구타와 고문으로 내부 장기가 손상되고 갈비뼈가 다 부러져있었다.

 

두개골에는 드릴로 여러 군데를 조금씩 뚫으며 고문한 흔적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의 정계와 여론이 발칵 뒤집힌다.

 

미국 국민들은 이 사건에 관련된 모든 인물들에 대한 잔혹한 보복을 바랬으며,

 

곧이어 DEA 창설 이래 사상 최대규모의 작전인 '레옌다' 작전이 실행된다.

 

DFS는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고 DEA를 저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미국은 멕시코의 마드리드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해 DFS를 해체시키버리는 것으로 대답한다.

 

 

미국은 펠릭스 가야르도, 에르네스토 카리요, 카로 퀸테로 3인방을 주범으로 지정해 추적했고,

 

온두라스의 밀매업자 후안 라몬 마타 벨라스트로즈 같은 조력자들 또한 잡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멕시코의 주권과 국익은 완전히 무시되었다.

 

미국은 멕시코 정부의 동의 없이 군사작전을 펼쳤으며, 용의자들에 대해 각종 불법적인 심문을 자행했고

 

키키의 고문에 참가한 의사 알바레즈를 합법적인 인도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납치해 미국의 재판정에 세웠다.

 

멕시코 정부는 반발했지만, 미국 대법원은 적법한 범죄인 인도 조약 없이 이송된 피고인도 재판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린다.

 

 

때문에 레옌다 작전 자체는 몹시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막가파식 일처리에 멕시코 정부와 국민들은 엄청난 반감을 가지게 되었고,

 

멕시코 내에서 DEA의 지속적인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지금도 멕시코인이라면 마약 카르텔에 관련되었건, 그렇지 않건 DEA는 극도의 혐오대상이다.

 

역시 씹창난 현지민심은 미국 군사작전의 전통인가보다...

 

여하간 레옌다 작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파와 폰세카가 체포된다.

 

그러나 가야르도만큼은 끝까지 정부의 비호를 받았는데, 그 전말은 이렇다.

 

 

 

님아, 여기 서류들 보이심?

 

 

 

이게 뭔데요?

 

 

 

제도혁명당 대통령 후보 '카를로스 살라나스'에 관한 자료임

 

사실 걔 형이 '걸프 카르텔'의 정치적 배후거든ㅋㅋ

 

알아서 잘 써보셈 ㅂㅂ

 

 

DFS가 사라지고 백수가 된 미겔 나사르는 가야르도에게 접촉해 '카를로스 살라나스'의 형 '라울 살라나스'에 대한 자료를 넘겨준다.

 

라울 살라나스가 멕시코 서부의 또 다른 카르텔 '걸프 카르텔'을 이용해 돈세탁을 하고, 그들이 편의를 봐주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가야르도는 이 자료를 들고 제도혁명당에게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모든걸 다 불어버리겠다며 정치적 보호를 요구하는 딜을 했고,

 

이후 몇년간 정부의 조력을 받아 음지에 은신하면서 과달라하라 카르텔을 관리한다.

 

그러나 그에게도 끝이 다가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