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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미국 남북전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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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군 병사, 조니 레브

 

EdFraJem_Johnny_Reb.jpg 연방을 구하라 - 미국 남북전쟁(2)

 

남부와 북부의 일반 병사들을 비교하자면 최소한 전쟁 첫 2년 동안에는 남부 병사들이 더 잘 싸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평균 연령은 양쪽 모두 열여덟 살 정도였지만, 남부 병사들에게는 두 가지 이점이 있었다.

 

첫째, 지휘관이 더 뛰어났다. 전쟁 직전 미국 정규군의 거의 모든 장교가 남부 주들이 연방에서 탈퇴하자 남부 편을 들었다. 둘째, '조니 레브(Johnny Reb)'라는 별명으로 불린 남부 병사들은 전쟁 내내 고향 땅에서 싸웠다. 가장 강한 병사란, 훌륭한 지휘관 아래서 고향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병사들이다. 남부 보병 대부분은 평생 노예 한명 가져본 적이 없었으나 자신들의 땅, 자유, 생활 방식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남부맹방은 처음부터 북부와 비교해서 보급 체제가 훨씬 빈약했고, 병사들은 대체로 후줄근한 모습에 굉장히 굶주려 있었다. 어느 버지니아 여인은 전쟁을 시작하고 겨우 1년 반이 지난 1862년 늦여름에 자기 집 문 앞에 나타난 남군 병사들이 '굶주려서 수척한 모습에 눈은 움푹 패어 있었다'고 묘사했다.

 

그들은 음식을 구걸했다. "지는 6주 동안 걸어 댕기며 싸웠는디, 풋사과랑 풋옥수수 말고는 먹은 게 없구먼요." 그녀는 이 병사들이 싸울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전쟁 말기, 남군은 병사들이 너무 굶주려서 북부의 가게들을 약탈하느라 시간을 지연한 대가로 필립 셰리던 장군의 군대에 맥없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남부 보병은 기본 화기인 엔필드 소총으로 무장하고, 북군에 견줄 수 없을 만큼 우수한 기병대의 지원을 받으면서, 북군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을 이기고 용맹하게 싸웠다. 남군 병사들이 패배한 것은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물자와 병력이 부족한 탓이었다.

 

 

북군 병사, 빌리 양크

 

KakaoTalk_20210128_131543882.jpg 연방을 구하라 - 미국 남북전쟁(2)
 

북군 병사들이 산업화한 도시 출신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이들 대부분은 시골 출신이었다. '빌리 양크(Billy Yank)'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들은 군에 자원하거나 1864년 이후 징병되기 전까지 큰 도시라고는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남군보다는 북군 병사들이 전쟁 준비 면에서 좀 더 나았고, 이들에게 공급되는 식량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전쟁 초기 북군에는 이들을 제대로 이끌 장교가 없었다.

 

당시 북군 장군들은 전투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임명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용기가 부족하지는 않았기에 고위 장교들은 전쟁이 시작되자 차분하게 포화 앞에 나섰다. 응당 이들이 해야 할 일이기는 했지만, 이 때문에 양측 모두 지휘간의 사망률이 일반 병사보다 50% 이상 높았다.

 

하지만 전쟁을 용기만으로 치를 수는 없었다. 북군 장군들은 창조적인 전략을 사용할 줄 몰랐고, 앤티텀과 챈슬러스빌에서처럼 종종 남군을 과대평가했다. 그 덕택에 로버트 E. 리는 병력을 나누어 번개같이 공격하며 북군의 허를 찌를 수 있었다.

 

프로이센 장군 헬무트 폰 몰트케(大몰트케)는 남북전쟁의 병사들을 '시골에서 서로 쫓아다니는 무장한 폭도들'에 비유했다. 그러나 전쟁 중반이 되자 어리숙했던 북군 병사들은 어느덧 교활한 베테랑이 되어 있었다. 이들은 58구경 미니에 탄환을 사용하는 1861년식 스프링필드 소총으로 무장하고, 어떻게 엄폐하고, 엄폐물 뒤에서 어떻게 총을 쏘는지를 배웠다.

 

전쟁 초기 병사들은 하나같이 기수라는 보직을 탐냈다. 군대의 전투 깃발을 든 기수는 남군의 집중 사격을 받았기 때문에 영광으러운 죽음을 맞았던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종반으로 치닫자, 학살을 목격한 병사들에게서 영광에 대한 환상이 사라졌고 이들은 온 힘을 다해 기수 보직을 거부했다. 그들은 싸우고 싶어 하는 동시에 살아남고 싶어 했다.

 

 

전지전능한 미니에 탄환

 

 

NMAH-ET2012-13936_White.jpg 연방을 구하라 - 미국 남북전쟁(2)
남군의 1853년식 엔필드 강선머스킷

NMAH-ET2012-13949_White.jpg.png 연방을 구하라 - 미국 남북전쟁(2)
북군의 1861년식 스프링필드 소총
 

남북전쟁에 사용된 강선 머스킷과 연발 소총은 상대적으로 발사 속도가 빨라서 1861년에서 1865년까지 미국의 전장에서 어마어마한 살육을 일으켰다. 특히 미니에 탄환이라고 불리는 0.5인치(12.7mm)짜리 납 탄환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니에 탄환(Minié ball)이라는 이름은 발명자인 프랑스 육군 대령 클로드 미니에(Claude Minié)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이 탄환은 이전의 탄환과 달리 공(Ball) 모양이 아니라 원통형이었고, 끝 부분이 원추형으로 마무리되었다. 당시의 탄환은 대부분 꼬챙이로 머스킷 안에 찔러 넣어야 했는데, 미니에는 다른 탄환보다 더 작아서 훨씬 쉽고 빠르게 발사할 수 있었다.

 

또한, 하단에 납으로 만든 '치마' 같은 가장자리 장식이 있었는데, 총을 쏘면 뜨거운 화약 가스의 영향으로 납이 팽창해 탄환이 머스킷 총신 안의 강선에 맞게 꽉 채워졌다. 이 덕분에 탄환이 강선을 따라 정확히 회전해 사격 정확도가 매우 높아졌다.

 

게다가 미니에는 속이 비어 있고 구경이 커서 탄환이 인체에 박혔을 때 더욱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유효 사거리는 275~365m 정도였지만, 최대 800m까지도 위력이 있었고, 빠르게 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적을 살해할 수 있었다.

 

미니에 탄환은 발명과 거의 동시에 양측 병사들의 주 무기가 되었지만 전쟁 초기 장군들은 이 총알의 위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적의 방어 진지를 향해 구식 일제 돌격을 계속 지시하는 바람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미니에 탄환으로 유효 사거리가 멀어지자 남북전쟁에서 자연스럽게 방어 전략이 애용되기 시작했다. 참호를 파고, 흉벽 위에 소총을 놓고, 적이 돌격하기를 기다린다. 나머지는 우수한 미니에 탄환이 알아서 해 주리라.

 

 

모니터 V. 메리맥

 

1280px-The_Monitor_and_Merrimac (1).jpg 연방을 구하라 - 미국 남북전쟁(2)

1862년 3월 9일, 버지니아주 햄프턴 로드에서 기괴하게 생긴 군함 두 척이 서로 포화를 주고받았다. 북군의 USS 모니터 함과 남군의 CSS 버지니아(메리맥) 함이었다. 둘 다 철갑으로 뒤덮인 장갑함이었다. 이들의 격돌은 역사상 처음으로 목재선이 아닌 함선 사이에 벌어진 전투였다.

 

메리맥은 원래 북군 호위함이었으나 남군이 노퍽 해군 공창을 공격했을 때 침몰했다. 남군은 이 배를 인양하여 선체를 수면까지 잘라내고, 그 위에 여러 장의 철판을 덮어 선체 전체를 감싼 후에 뱃머리에 커다란 공성 망치를 달았다.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떤 사람은 메리맥이 '떠다니는 외양간 지붕' 같았다고 할 정도였다. 메리맥은 속도마저 대단히 느렸으나 놀랍게도 물 위에 뜰 수는 있었다.

 

모니터는 메리맥처럼 개조된 것이 아니라, 북군 기술자 존 에릭슨이 특별히 고심하여 만든 것이다. 철갑을 씌운 모니터함은 오늘날의 잠수함과 비슷한 모양으로, 선체가 매우 낮아 파도가 치면 물이 선체 위로 넘어갈 정도였고, 2문의 커다란 대포가 있는 회전식 포탑이 달려 있었다.

 

이 배들은 버지니아 반도 전역에 처음 등장했다. 그곳에 북군의 모니터 함이 있는 것을 몰랐던 메리맥 함은 버지니아 남동부 연안의 햄프턴 로드 항구에 정박한 북군의 목재 함선들을 휘젓고 다녔다. 매리맥이 북군 함선 1척을 격침한 후 다른 함선을 공격하자, 때를 기다리던 모니터가 포격을 시작했다.

 

두 철갑 괴물은 4시간이나 포격을 주고받았으나 어느 쪽도 심한 손상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교전이 끝났다. 이후 세계의 해군은 앞다투어 철갑함 생산에 들어갔다. 해전의 미래가 영원히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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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선129 머선129 Bro 포함 5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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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형님 21.03.07. 05:07

저때 전쟁은 진짜 개무식해지. 그냥 상남자. 처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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