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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하루에 시 하나 003

울퍼린
1330 8 10

 

별 세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의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브로들, 좋은 아침이야.

오늘 추천하는 시는 너무 유명한 시라 아마 다들 알겠지.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예전 무한도전가요제에서 혁오가 리메이크 해서 화제가 됐던 것 같기도 해.

이 시는 윤동주 시인이 일본에서 고된 유학 생활을 하던 시기, 윤동주 시인이 만으로 스물 셋 무렵에 썼던 시야.

 

스물 셋에, 별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며 감정을 다독여야만 했던 윤동주 시인의 삶을 생각하면서 내 스물 셋은 이대로 괜찮은가 했던 시기도 있었지. 이제는 그보다 훨씬 더 나이를 먹었네. 이대로 괜찮은가, 싶은 마음은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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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선129 머선129 Bro 포함 8명이 추천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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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퍼린 작성자 21.05.03. 10:30
나트랑박

감성충만이지 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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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랑박 21.05.03. 10:39
울퍼린

맘에 여유를 충분이 즐기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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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헤리 21.05.03. 11:10

어버이날이 생각나는군

울퍼린 작성자 21.05.03. 16:16
헤리

마침 곧 어버이날이지 브로~ 시

울퍼린 작성자 21.05.03. 16:16
니가그린기린코린

나도 월요병이 장난이 아냐 브로.. 헤롱거리다가 이제 막 정신 차렸어 ㅠ

skaakd 21.05.03. 11:59

센치해지네 울었다 ㅠㅠ

울퍼린 작성자 21.05.03. 16:16
skaakd

브로~ 감성 풍부하네.. 감수성이 있는게 좋은 것 같아.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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