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로건이 가장 기억하고 싶은 날은? 아빠가 된 날! ^^

가장 기억하고 싶은 날..

감사하게도 기억하고 싶은 그런 날들이 많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 중에서 하나만 꼽자면, 단연, 내 아이가 태어난 날이다.

아이들이 태어 날 때, 수술실에 들어가서 직접 탯줄을 잘랐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엄마 뱃속에서 꾸물대던 아기가 세상으로 나와 힘차게 울음을 터트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감정과 기쁨과 감동...눈물도 났었다. ^^

 

아이와 엄마 모두 건강한 출산이 되길, 무교인 나는 종교를 초월 해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아빠가 되는 순간.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헌신과 사랑을 퍼붓기 시작해야만 하는 그 순간.

내 가족을 위해선 기꺼이 그것을 감내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되었다.

 

그리고 겁이 많아졌다.

혹시라도 아이가 아프진 않을까, 열이라도 조금 나면 안절부절했고,

특수효과에 관심이 많아서 그렇게 즐겨보던 공포영화도, 무서운 사건 사고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도 칼 같이 끊어버렸다.

 

술을 좋아하는 상사들이 많았지만, 짜를려면 짤라라는 생각으로 회식자리는 참석도 안했고,

직장은 내 가정의 생계를 위한 수단이지, 더 이상 회사를 위한 가정은 아니게 되었다.

 

결혼을 했다고 내 생활이 바뀌거나 생각이 바뀌진 않았다.

하지만, 내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내 인생이 확! 바뀌었다.

나는 더 강해 지는 듯했고, 갈 수록 또 더 강해져야만 했다.

 

 

하루는 자다가 가위에 눌린 적이 있었다.

아내와 아기는 안방에서 자고 나는 따로 잤었는데, 새벽녘 발 아래에서 뭔가가 벽지를 긁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뭔가 무서운 것이었고, 실제로 무서웠고 몸은 꼼짝할 수 없는 상태..

그런데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온 힘을 다해 손바닥으로 벽을 치고 벌떡 일어나서 욕을하고 소리를 쳤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내 가족 건들면 죽어서라도 끝까지 쫓아가서 잘근잘근 씹어 먹어버릴 거라고 소리를 지르고,

아내와 아기가 자는 방으로 달려갔다.

 

자다가 깬 아내는 무슨일이냐고 물었지만, 아니라고 대충 둘러대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혼잣말로 허공에 대고 경고를 날렸었다.

어딜 감히 내 가족이 사는 집에 함부로 들어오냐며 극대노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그렇게 바뀐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있다. 아빠도 그렇다. ^^

 

그렇게 또 둘째가 태어나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10대에는 친구를, 20대에는 연인을 30대에는 독립 후 가정을 꾸릴 것이기에, 부모품에 있을 시간은 길어야 10여년이란 생각을 하고 그 짧은 10여년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자고 아내와 이야기 했었다.

 

그렇게 여행도 많이다니고, 소풍도 다니고 일상의 소소한 작은 것들도 기록하며 알콩달콩 지내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이제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는 아이들..

 

어쩌면 가장 기억 하고 싶은 날은 오늘, 지금 이 매 순간 순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