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도보여행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시간이 생겨서 처음에는 부산까지(!) 1주일 잡고 걸어가보려 했지만
절대 불가능하다는 친구의 충고 덕분에 (진짜 해보니까 지금의 몸상태로는 절대 불가능이었음..)
연습삼아 친구와 인천까지 걸어가서 하루 자고 오기로 했습니다.
거리로 딱 40km가 찍히길래
행군도 해봤겠다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출발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ㅜㅜ
도곡역 양재천 영동 4교에서 출발해서 소래포구역까지 딱 11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랑 친구 둘 다 평소에 걷는거는 좋아하지만 운동을 막 잘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보통보다 오래걸린거 같긴 합니다.
오전 9시에 영동 4교에서 만나서 출발.
맨날 약속시간에 조금씩 늦는 친구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딱 맞춰서 왔다.
서초구를 지나 과천시
중간에 나와서 커피 한잔
양재천은 정부과천청사역 즈음에서 끝이 났다
정부과천청사역을 지나서 길을 따라 걸으면 안양시가 나온다
인덕원역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학의천을 향해 걸었다
도시랑 구마다 산책로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광명시가 보일때 즈음부터 (미세먼지가 매우 심한 날) 지도가 하천길에서 나가라고 했다..
이때부터 고생 시작
하천 산책길의 감사함을 이때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이런 길을 지나서
시흥시 도착
네이버 지도가 가라는 대로 걸었지만 걸으면서도 '이게 맞나' 하면서 걸었다
도창초등학교 주변에 있는 마트에 들러서 잠깐 쉼
보통천이라는 하천길을 또 만났을 때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 길을 따라 쭉 걸으니
마을이 나왔다
이때가 목적지까지 10km정도 남았을 때였는데 확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포기할까 생각했지만 걸어온게 아까워서 계속 걸었다.
사실 혼자 왔으면 포기하고 버스를 탔을 수도 있지만
친구랑 같이 와서 서로 격려하며 걸었다.
마지막 관문이었던 장수천을 건너고 소래포구 도착
감격스러웠던 순간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너무 힘들어서 시켜 먹을까 하다가
온 김에 바로 옆에 있던 소래포구어시장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어시장에 있던 무한리필 식당
우리 둘 다 조개도 제대로 안먹어본 서울 촌놈들이라
보다가 안쓰러우셨는지 종업원께서 굽는걸 도와주셨다
'부산까지도 뭐 할려면 하지 않겠어?' 라며 자만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어떤 사람들한테는 별거 아닌 거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해내고 나니 뿌듯했습니다.
친구랑 저 둘 다 그냥 여행하는 거보다 훨씬 재미있었던 경험이었기에,
다음에도 여유가 생기면 조금 더 멀리 도전하는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