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기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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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양아치로맨서의 타이 방문기 6일차 - 마지막 날, 그녀의 순수함에 결국 눈물을 보이다

익명_노래하는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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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차


이날은 나의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은 언제나 그렇듯 아침부터 벌써 그리움이 느껴진다.

이날은 별거 없다. 어제의 내 푸잉이와의 작별을 한 이야기이다.


미리 이번소설을 끝마치는 내 소감을 써보자면,
뜻밖의 여정이나 생각지 못했던 만남과 계획에없던 에피소드들로 소중한 추억들을 담고 돌아왔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여행자들 또한 경험하는 것이고 그래서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이번 여행에서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푸잉이들은 앞으로도 기억할 것이고,
촬영한 사진과 영상으로 계속해서 추억할 것이다.



1일차 _ 공항으로 픽업 온 푸잉과의 하룻밤, ㄴㅋㅈㅅ와 입싸, 그리고 배신
2일차 _ D컵 테메녀에게 롱탐 3천, 내상입힌 양아치 까올리
3일차 _ 방콕에서 코사멧, 다시 파타야로 자차로 투어시켜준 푸잉들과의 3대2 섬여행
4일차 _ 순수한 시골소녀와의 만남
5일차 _ 결국 8시간동안 비 맞으며 자기를 기다려준 소녀를 선택한 까올리
6일차 _ 마지막 날, 그녀의 순수함에 결국 눈물을 보이다


나와 약속을 믿고 나를 만나기 전에 나에게 주기위해 요리를 하다가,
내가 오늘은 따로 놀고싶다고 하자 요리하던걸 그대로 버려버렸다는 말을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푸잉이.
이 푸잉이는 이미 나를 남자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침에 나랑 푸잉이와 내친구 3명이서 밥을 먹었다.
내 친구놈은 어제 아고고녀를 툴툴댄다며 걍 보내버린 덕에 혼자 아주 편하게 잘잤다고 했다.

친구는 방콕에 다시 가서 선물도 좀 하고, 여행여자친구를 마지막으러 만날겸 해서 먼저 보내고
나랑 내 푸잉이는 파타야에 남아서 데이트를 했다. 새벽비행기라 저녁까지 파타야에 있을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싶다고 했다. 난 외국까지와서 무슨 영화야, 싶었지만 달리 할 것도 없고 보고싶어하니 보여줬다.
팝콘 먹고싶냐고 물었더니 씽긋 웃길래 가서 사줬다.
근데 무슨 프로모션같은건가? 이상한 닥터스트렌지? 그영화에 나오는 동그란 이상한거같이 생긴 병에다가 음료담아서
팝콘이랑 세트로 파는데 그게 먹고싶다는 거다. 이게 이러이러한 거다라고 설명해가면서 말이다.

쓸데 없이 비싸서 나는 그냥 대충 음료한잔씩에 팝콘대충 먹자고했다.
그랬더니 별 싫은 내색 없이 그러자고 하는 푸잉이.
고르다가 별 땡기는것도 없고 복잡해서 아, 그냥 저거 세트 주세요, 했다.
그랬더니 뛸듯이 기뻐하는 푸잉이를 보고 나도 어느새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저거 우리나라 돈으로 만원도 안하는거..

그렇게 영화도 보고, 발마사지도 받고, 손잡고 해변도 걷고, 마트도 구경하고 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을 때가 되었다.
좀 좋은 식당에 데려 가고 싶었다.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낮에 센트럴페스티발? 둘러보면서 5층에 있는 식당들 걸으며 이거 맛있겠다, 이건 이런맛이다, 설명해주던게 생각나서
그리로 갔다. 가기전에 떠 봤다.

밥먹으러 가자, 어디 갈래?

응, 오빠 아무데나 먹고싶은거. 히히

그래그럼, 지하에 푸드코트 가자, 저번에도 그렇지만 여러가지 많더라.

응,좋아


그러고는 5층 가서 무슨 샤브샤븐데 태국식으로 이것저것 부페처럼 가져다
국물에다가 담가 먹을 수 있는 집에를 갔다. 맛있는거 사준다고 아무데나 다 고르래더니 여기를 골랐다.
아까 맛있겟다던 고깃집이나 일식집, 부페 이런데는 다 제쳐두고 여길 골랐다.



사실 난 처음에 이 푸잉이를 의심했었다.
처음 채팅때부터 너무 친절하고 들이대고 적극적이어서 뭔가 있구나 싶었다.
그래도 일단 얘가 애교도 있고 말도 예쁘게 하고 평소 나 피곤할까 걱정해주고 해서 계속 연락해 오던 차였다.
물론 중간에 한국 향수가 싸고 좋은게 많다더라, 오빠 호텔 여기가 좋데 하면서 선물같은걸 바라는 눈치긴 했다.
그래서 대충 연락하다가 진짜 만나게 되면 대충 붐붐이나 하고 맛있는것좀 사주자라고 생각했었다.



나를 왜 좋아하느냐고 물어봤다.

만나기 전에도 이미 말하는 거 보니 좋은사람인거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예쁘지도 않고 키가 크지도 않고 똑똑하지도않고 가난하다고 했다.
나는 항상 너는 충분히 예쁘고, 돈이 없는것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대답해줬다.

이 푸잉이가 나랑 데이트 하는동안 선그라스 가게가 나올때마다 멈춰서 쳐다보고 갔다.
사주라고 할까봐 겁이나서 물어봤다, 갖고싶어?, 아니, 응 그럼 가자.
식당도 먹고싶은거 맘대로 고르라니까 별로 비싸지도 않은데 고르고.
영화관에서 사준 동그란 음료수병 좋다고 들고다니면서 영화 흉내내고.

실제로 나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다. 선물은 커녕 밥도 첫날 60바트짜리 먹이고. 둘째날은 비맞으며 8시간 기다리게 만들고.
오히려 차비는 이푸잉이가 내기도 했다.

처음에 워킹걸이거나 뭔가 바라는게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미안함과,
항상 밝게 웃으며 아무것도 없이 나랑 같이만 있는거에 기뻐하는 이 푸잉이의 순수함,
한국에서 30대를 살고있는 나에게 이런 순수한 소녀와의 데이트가 어린 옛날의 나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영화관 음료수병을 만지작 거리며 계속 간직할거라는 푸잉이를 보고있자니,
갑자기 울컥했다. 그래서 음식을 더 가져온다고 하고 일어서서 음식진열대로 갔는데 감정이 주체가 안됐다.
참다가 결국 레스토랑 밖으로 나갔다.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그냥 계속 걸었다.
이미 얼굴표정은 망가졌고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고있었다. 멈춰지지가 않았다.
심호흡을 몇번 하고 다시 들어가려고 해도, 식당에 앉아서 눈 똥그랗게 뜨고 나를 또 걱정하고 있을 푸잉이를 생각하니
다시 터져나왔다.

겨우 진정하고 다시 들어가자마사 선그라스를 썻다.
바보가 아닌이상 알고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눈을 읽히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선그라스를 쓰고 식사를 대충 마무리하고 터미널로 향했다.
비도 오고 시간도 저녁8시가 넘었지만 선그라스를 벗지는 않았다.

선그라스 아래로 뺨을 타고 자꾸 비가 흘러 내렸다.
어제 자기가 나보고 울지말래놓고 왜 우냐며 나를 달래줬다.


내 눈물이 어떤 의미였는지는 나도 정확히 모른다.
눈물을 흘리는 것은 감정인데, 설명하는 것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 아닌가.
감정 자체가 논리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 가난한 시골 소녀에 대한 연민과 동정,
내친구 여친푸잉인 방콕푸잉에 대한 위축에서 내가 느낀 짠함,
대가없이 나를 무조건 좋아해주는 사람이라는 참 오랜만에 느끼는 나의 감정,
하지만 사실상 내가 이제 귀국하면 이 푸잉을 계속 만날 수 없을 거라는 불편한 사실.
거기에 이 푸잉 포함해서 내가 여행애서 만난 나로인해 또 다시 상처받게 될 푸잉이들.
거기에 바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귀국에 대한 아쉬움과
그럴 수록 이 짧은 여행에서 나를 만나고 도와주고, 감정을 나눈 여러명의 푸잉들.

뭐 이런 복잡한 감정들이 얽힌채 푸잉이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참으로 이렇게 얼굴 다 망가지고 코 찔찔거린적이 언제였나 싶다.



나의 타이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린채 끝이 났다.
원래 큰그림 외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가기도 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경험에 소중한 기억들을 가슴에 묻고 간다.

많이 그립고 아쉽지만, 이 그리움을 또 발판삼아 열심히 일상에 매진하다 보면
또 다시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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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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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의 관심 덕분에 글 쓰는 브로들이 더 많은 남자의 여행기를 작성할 수 있어. 댓글로 브로의 관심을 표현해줘.

많은 댓글 = 더 많은 후기~💙
1등 익명_털털한울프 20.12.07. 02:07

이게 진짜 여행기지...요즘 새로운 여행기없나 찾다가 맨뒤로와봤는데 이런 명글이있는지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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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교쪽이 23.06.27. 08:42
브로 너무 명글이야....이게 진짜 여행기고 난 저런 푸잉이 있엇으면 좋겟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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