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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전쟁이야기] 역사속 라이벌 01 - 한니발 vs 스키피오 2편

알렉산더
2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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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은 졌을때 주눅들지 않고 이겼을때 우쭐대지 않는다' ‐ 스키피오 -

 

'이 스키피오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금 스키피오를 고발하는 자들도 고발할 자유는커녕 육신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오' - 스키피오

1. 칸나에 전투에서 살아남은 스키피오​

기원전 216년, 칸나에 전투에 기병장교로 참전한 스키피오는 전체 9만명의 병력중 8만명이 궤멸되는 패배 속에서도 무사히 살아남아 로마로 돌아와.

 

패배직후 그는 이를 갈며 남은 평생을 로마를 위해 목숨바치기로 다른 젊은 동료장교들과 맹세를 하고, 2년뒤 22살이라는 새파랗게 어린 나이에 그 능력을 인정받아 안찰관이라는 고위 관직에 당선됐어.

 

그러나 그 와중에 비보를 접하게 되는데, 그의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한니발이 없는 이베리아반도에 빈집털이를 시도하다가 베티스 고지에서 한니발의 동생 하스드루발이 이끄는 수비군에게 역으로 공격당해 전사했다는 소식이였어.

 

이 한번의 대패로 이베리아반도의 로마원정군은 거의 전멸당해. 웃긴건 이 베티스전투가 한니발을 제외한 카르타고 장군이 거둔 유일한 승전이라는 거야.

 

로마는 네로 라는 장군에게 패잔병의 수습을 맡겼고, 다음해 추가로 2개군단을 파병하려했지만 아무도 이 군단을 지휘하려 하지 않았어.

 

모든 장교들이 스페인 전선의 전황이 너무나도 불리해서 그곳으로 발령받는다는건 사실상 죽으러가는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때, 25살의 스키피오가 나서서 본인이 이 군단을 지휘하겠다고 자청했고, 이 요청은 받아들여져서 스페인 원정을 떠나게 돼.

 

2. 스키피오의 스페인 대원정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동선>

 

자마전투에서 맞붙기 전까지 둘은 상대방의 본국을 10년동안 탈탈 털고 다녔어.

스키피오는 육로를 통해 진격했다가 패배한 아버지의 선례를 보고, 해로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방비가 부실했던 후방지역 카르타고 노바에 상륙, 손쉽게 점령에 성공해.

 

상대의 허점을 정확히 찌른 셈인데, 카르타고 노바를 점령한 뒤 민가의 약탈을 엄격히 금하고 3일동안 큰 축제를 벌여 민심을 얻는데 성공해.

 

그러자 카르타고 노바 주위의 여러 도시들이 차례로 스키피오에게 항복해왔고, 하스드루발은 크게 당황했어.

 

하스드루발은 기존에 이끌던 부대와 용병들을 추가로 고용하여 스키피오와 맞서지만, 스키피오는 전투 막바지까지 정예병을 숨겨두었다가 기습적으로 투입시키는 대담한 용병술로 하스드루발을 격파해.

 

하스드루발도 나름 네임드 장군이였는지라 전황이 기울자 깔끔히 포기하고 최대한 병력을 온전히 보존하여 전장을 이탈하는데 성공해.

 

그리고 또다른 카르타고 장군인 마고와 기스코에게 스페인 방어를 맡긴후, 본인은 알프스를 넘어 로마의 지구전에 묶여 고생중이던 형 한니발을 도와주러 가기로 결심해. ​

 

마침 계절도 여름이었고 갈리아인들의 지원을 받아 총 5만명의 병력으로 무사히 알프스를 넘는데 성공은 했지만, 이미 그곳엔 네로가 이끄는 로마의 대군이 하스드루발을 기다리고 있었어.

 

네로는 이미 하스드루발의 목적을 눈치채고 중간에서 잘라먹을 생각을 한거야. 양측은 이탈리아 북부 메타우루스에서 전투를 벌였지만 카르타고군은 전멸하고 하스드루발 역시 전사하고 말아.

 

그리고 그의 목은 시체에서 베어지는데..

 

3.그때 한니발의 상황​

한니발은 로마의 지구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먼치킨의 행보를 보였어.

 

칸나에 전투로 남부 이탈리아를 손에 얻은 뒤에도 중부 이탈리아를 휩쓸고다녔는데, 로마군은 최대한 응전해주지 않으려고 했음에도 한니발의 유인작전에 속아 6개의 군단이 연이어 괴멸되는 등 사기캐릭터가 뭔지 제대로 보여줬어.

 

그러나 지구전이 계속되면서 로마동맹의 균열은커녕 한니발의 편을 들었던 도시들이 다시 로마에게 항복하는 사태가 속출했고, 한니발은 점점 벼랑끝으로 내몰렸어.

 

이러던 와중에 동생 하스드루발이 자신을 도와주러 오겠다는 듣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연락을 받게되고, 동생과 합류하기 위해 알프스 산맥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해.

 

하지만 한니발은 자신이 알프스를 넘을때 엄청 고생했기에 동생이 알프스를 넘는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고 판단,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북상했는데 이는 엄청난 판단실수였어.

 

앞서 말했듯 계절의 차이갈리아인들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은 하스드루발은 한니발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알프스를 넘었고, 한니발이 도착하기도 전에 로마군에게 박살나게 돼.

 

그리고 한니발이 알프스산맥에 도착해 지금쯤 동생이 알프스에서 내려오고 있겠거니 하고있을때, 네로는 하스드루발의 잘린 머리를 한니발의 진중에 던져버려.

 

그제서야 모든걸 깨달은 한니발은 절망감, 죄책감, 분노등 여러 감정에 휩쓸려 멘탈이 박살나 한 계절을 막사에 틀어박혀서 울기만 했다고 해.

 

결국 상황이 너무나도 한니발에게 불리해지자 남부 이탈리아의 모든 도시가 다시 한니발에게서 등을 돌려 로마에 항복했고, 이로 인해 갈곳이 사라진 한니발은 이탈리아의 끝자락인 브루티움으로 내몰려.

 

하지만 한니발에게 그동안 당했던게 워낙 많은 로마군이었던지라 그 두려움에 감히 쉽사리 싸움을 걸수는 없었고, 해군까지 동원해 한니발의 움직임을 그저 예의주시만 했다고 해.

 

4.스키피오의 연전연승​

하스드루발이 전사하던 때, 스키피오는 이베리아 반도에 남은 잔존 카르타고세력들을 대대적으로 토벌하기 시작해.

 

이때 일리파에서 4만의 병력으로 8만의 카르타고군을 전멸시켜버리면서 이베리아반도를 완전히 로마의 영역으로 만들어버리는 미친 전공을 세워.

 

이제 전황은 카르타고에게 너무나도 불리해졌고, 로마에서는 아프리카 상륙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해.

 

5.스키피오의 아프리카상륙

스키피오 역시 아프리카 상륙을 주장했으나, 로마 원로원은 적지에서 패할것을 우려해 반대했어. 그러나 스키피오의 땡깡에 못이겨 원정을 허락해주긴 했는데, 로마 정규 군단을 내어주지는 않았어.

 

혹시 지면 다시 전황이 불리해질수있으니까, 정규군은 내어줄수없고 알아서 사람모아서 가라는 뜻이였지. 

 

스키피오에겐 다행스럽게도 그의 명성을 듣고 흩어졌던 패잔병들과 일반 시민들이 모여 나름의 군대가 갖춰졌고, 스키피오는 그들을 이끌고 북아프리카에 상륙해.

 

아프리카에 상륙하자마자 카르타고에 우수한 기병을 지원해줬던 누마디아의 내전에 (거의 하늘이 내린 타이밍에) 개입하여 누마디아의 왕자리에 친로마파를 앉히는데 성공해.

 

그때까지 카르타고에 엄청난 힘을 실어줬던 누마디아의 기병이 이제는 로마의 편에 서게 된거야. ​ 이후 스키피오는 주위의 카르타고 식민지들과 카르타고 주둔군을 모조리 격파해 카르타고를 고립시켰어.

 

이제 슬슬 등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 카르타고는 스키피오와 강화조약을 서둘러 체결했어. 해상권을 로마에 넘기고 배상금을 물고, 한니발을 이탈리아에서 철수시키는 조건으로 스키피오도 아프리카에서 물러난다는 내용이었는데,

 

로마의 입장에선 사실상 한니발만 철수하면 로마도 철수해주겠다는 뜻으로, 엄청난 관용을 베풀어준거야. 한니발이 얼마나 로마 본토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는지 짐작할수 있게 해.

6.카르타고 주전파의 트롤링​

그런데, 여전히 카르타고 원로원에 존재하던 주전파들이 사고를 쳐버려.

 

강화조약을 체결하고 돌아가던 로마 사절단들의 배를 독단적으로 기습해버리는데, 결국 사절단들을 죽이지도 못하고 강화조약도 깨버리는 막장상황을 만들었어.

 

주전파들은 한니발이 귀국해서 카르타고 본토에서 싸운다면 충분히 카르타고에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그런 미친짓을 벌인거야.

 

그리고 영문도 모른채 귀국한 한니발에게 군대의 지휘권을 맡기며 나가서 싸우라고 등을 떠밀었어.

 

한니발도 어이가 없어서 스키피오와 접촉해 다시 강화를 맺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이미 로마여론은 폭발한 상태라 어느정도 습격사건의 내막을 알고있던 스키피오도 이젠 어쩔수없다고 말해.

 

이에 한니발도 전쟁을 피할수없음을 깨닫고 물러나.

7.자마 전투​

 

칸나에전투 당시 일개 풋내기 장교로 한니발에 맞섰던 스키피오는 14년뒤, 기원전 202년 총사령관대 총사령관의 지위로 자마에서 한니발과 맞붙게 돼.

 

서로의 병력은 카르타고군 5만+코끼리80마리 vs 로마군 4만명이였어.

 

병력 수로만 보면 한니발이 훨씬 유리했지만 문제는 기병이었어. 

 

누마디아 기병이 죄다 스키피오에게 합류해버림으로서 전체적인 상황은 칸나에 전투당시의 로마와 카르타고의 입장이 뒤바뀐 꼴이 돼버린거야.

 

이를 알고있던 한니발은 코끼리부대를 승부수로 던지는데, 문제는 이 코끼리부대는 급조된 부대라 훈련은 커녕 성체도 안된 개체들도 많았다는거야.

 

그래서 한니발은 어쩔수없이 측면 기병전은 로마에게 털릴각오를 하고, 후방이 포위당하기 전에 코끼리를 중앙에 개돌시켜 돌파하는 전술을 선택했어.

그런데, 스키피오는 한니발의 전술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고 개돌해오는 코끼리들이 보병들 사이사이로 지나쳐 나가게끔 대열을 바꾸었어.

 

그렇게 코끼리부대는 허무하게 쓸모없어지게 되었고, 보병대 보병의 싸움에서는 알프스를 넘을때부터 한니발과 함께했던 무적의 1만5천 보병의 초인적인 활약으로 어느정도 카르타고에게 유리한 상황이 연출되었어.

 

그러나 잠시후 카르타고 기병을 물리친 로마 기병들이 돌아와 카르타고의 후방을 덮쳤고, 결국 한니발은 칸나에 전투에서 자신이 써먹었던 포위섬멸작전에 의해 무너지고 말아. ​  

 

카르타고군은 전멸했고, 한니발은 겨우 목숨을 건져 도망쳐. 반면 스키피오는 아프리카의 정복자라는 뜻의 '아프리카누스'칭호를 받았고 로마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게 돼.

 

8.두 영웅의 죽음​

카르타고는 자마에서의 패배이후 사실상 군권을 로마에 넘기는 굴욕적인 평화조약을 체결해.

 

겨우 살아돌아온 한니발은 카르타고의 집정관이 되어 다시 한번 로마에 칼을 뽑을 준비를 하다가 들키게 되고, 암살위협을 피해 시리아로 망명해서 다시 복수를 준비해.

 

그러나 여기서도 수뇌부의 트롤링으로 또다시 한번 아르메니아로 망명길에 올랐으나, 아르메니아의 왕이 로마와 강화를 맺으려하자 또 또다시 비티니아로 망명길을 떠나.

 

하지만 결국 그곳까지 로마의 입김이 뻗쳐 로마는 비티니아의 왕에게 한니발을 넘길것을 요구했고, 기원전 183년, 끝을 직감한 한니발은 반지속에 숨겨두고 다니던 독을 마시고 자결해.​

 

시대를 풍미했던 장군치고는 너무나도 비참한 최후였지.

 

스키피오 역시 말년이 불운했는데, 젊은 나이에 너무나도 많은 공을 세운것 때문인지 정적들의 엄청난 견제를 받다가 횡령혐의로 법정까지 가는 치욕을 겪은뒤,

 

가뜩이나 몸상태도 안좋았는데 마음의 병까지 얻어 시름시름 앓다가 한니발이 죽던 기원전 183년 같은해에 세상을 떠나.

9.여담​

한니발이 시리아에 망명해있을때, 외교관신분으로 시리아를 방문한 스키피오와 다시 재회한적이 있었는데, 이때 '누가 최고의 장군인가?' 를 주제로 나눈 대화는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어.

스키피오: 가장 위대한 장군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니발: 알렉산더이지요. 적은 병력을 가지고 대군을 무찔렀고 인간이 일찍이 가보지 못한 세상의 끝까지 갔으니까요.

스키피오: 두 번째로 위대한 장군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니발: 피로스입니다. 진영을 잘 짜는 방법을 처음 생각해 냈지요. 지형에 따라 군대를 잘 활용하기로는 그를 따를 자가 없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지원을 잘 얻어냈고 그래서 이탈리아를 침공했을 때에도 이탈리아 현지인들의 지원까지 받아냈어요.

스키피오: 세 번째로 위대한 장군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니발: 저라고 생각합니다.

스키피오: (웃음을 터뜨리며) 만약 당신이 자마 전투에서 나를 패배시켰다면 그땐 뭐라고 말했겠습니까?

한니발: 그 경우엔 내가 알렉산드로스, 피로스, 기타 세상의 모든 장군들보다 윗길이라고 말했겠지요.

이는 한니발이 자뻑하거나 스키피오를 무시하는 의도가 아니라, 알렉산더보다 뛰어난 자신을 이긴 명장이 바로 당신이라는 의미로 간접적으로 상대를 띄워주는 카르타고식 화법이라고해.

 

아무튼 전장에서는 서로 못죽여서 안달을 내던 사이였지만 사적인 자리에선 서로의 비범함을 인정했는지 제법 가깝게 지냈던 모양이야.

카르타고는 이후 얼마못가 죽기아니면 살기로 3차포에니 전쟁을 일으켰다가 또다시 패배해 결국 멸망하고, 로마는 카르타고의 영역을 흡수하면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광대한 제국의 모습으로 성장해나가기 시작해.

 

한니발 vs 스키피오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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