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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고 싶을 때 가보라던 곳 - 울진 죽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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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체크사항 남자의 감성이 담긴 여행기 
도시(City) 울진 
여행 국가 한국 

고딩 때였나..

어느 책에서 본 내용에 따라서 한 겨울 새벽 시장을 나가 본 적이 있었다.

 

책 내용은 자신이 게으르고, 뭘 해야 할 지 모르겠고, 그럴 때 정신 바짝 차려 질 것이니까 그런데를 가 봐라..

 

뭐 대충 그런 내용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 어릴적에 한번 나가본 새벽 시장은, 무슨 객기에 나간건지, 무지 추웠고, 처음 와본 곳이라 무섭기도 했고,

뭔가 분주하고 시끄러웠었던 기억 밖에 없다. 

삶의 현장이고 나발이고 춥고 배고픈 나에게 생각나는건 딱 하나.. "걍 집에 가자"

.

.

.

 

봉평 해수욕장에서 차박을 하고, 근처 죽변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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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주차장이 잘 마련 되어이긴한데, 뭔 차들이 아침 댓바람부터 이렇게 많아 했더니만...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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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냐가 온 곳은 항구!! 배들이 밤 새 잡은 것들을 내 놓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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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시간 맞춰 경매 시간에 도착 했다.

 

11월~5월까지 제철인 대게!! 여전히 제철이다!

 

"총각! 게 좀 사가!!"

 

총각은 아니지만,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는 날 부르는 어느 할머니의 목소리..

 

"이 게들, 얼마나 하나요?"

 

"큰것도 아니고 다리도 좀 없고 하니까 16마리해서 10만원에 줄께.."

 

"아..네.." 돌라서려는 순간 머릿속에서 마리당 얼마지?? 계산..

(앗! 마리당 대충 6천원대)

 

"그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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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크진 않았지만, 살아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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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쪄주는 집들이 있음. 찌는데 한통 1만원, 스티로폼 상자 3천원

아.. 이 집은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옆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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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감 들어갑니다)

(해감 후 찌고 포장까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 그 동안 난 항구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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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들도 이젠 거의 다 들어 왔는지, 한쪽에선 그물 정리하고 있는 배들도 있고, 경매 끝난 게를 싣고 분주히 어디론가 가는 트럭들..

일이 끝나고 막걸리에 새우튀김으로 한잔 하는 사람들, 그리고 현장에서 팔고 남은 게를 자리 잡고 팔고 있는 아까 그 할머니 분도 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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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바닷가 쪽으로 간다면, 반 건조 생선도 챙겨 가보길 권장한다.

숯불에 직화구이 해 먹으면 이 또한 별미 중 별미!!

 

같은 장소 다른 역할

누군가는 잡은 수확물을 내려 놓고, 누군가는 그것을 흥정하고, 누군가는 그걸 사서 되팔고, 누군가는 그걸 사고, 누군가는 익히고 포장을 하고, 누군가는 주문 받은 것을 차에 실어 보내고, 누군가는 뒷정리를 하며, 또 누군가는 새로 짓는 건물에서 일을 한다.

 

같은 장소지만, 분주한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의 일을 하고 있다.

나 처럼 여기 저기 기웃 거리며 사진을 찍는 아저씨도 있었고,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와서 이것저것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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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없어진 해산물들.. 그리고 현장을 정리하시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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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객기로 나가 본 새벽 시장.

그저 춥고 배고프고 집이 그리웠던 어린 나이의 로건.

 

하지만 지금 로건은 그때 보다 많은 것이 눈에 들어 왔고, 많은 이들이 삶이 보였다.

 

구부정한 허리로 무거운 바구니를 바쁘게 끌며 장사를 시작하는 노인분들,

화장따윈 시간 낭비고 사치로 느껴지는 듯 바쁘게 생선 상자를 채우는 아주머니들,

깊게 파인 주름을 더 찡그리며 잡아온 대게 가격이 얼마 인지 살펴보는 선장들,

커다란 탑차에 상자더미를 운반하는 지게차 운전수들과 한가득 실린 트럭을 직접 몰고 가는 젊은 아낙..

 

분주해 보이지만 뭔가 잘 짜여져서 돌아가는 크기가 다른 톱니 바퀴들 같았다.

도시의 삶도 그렇게 톱니 바퀴처럼 돌아가지만, 여기는 좀 더 날 것이었고,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단골을 맞이한 상인들의 소리와 흥정 끝에 결국 돈을 건내곤 고맙다는 소리,

대게를 보며 징그럽다는 아이를 약올리듯 들어보이는 어느 아빠의 장난 소리,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고 신이나서 아내에게 설명을 해주는 어느 남편의 소리...

 

차안에서 대충 자고 나온 몰골 엉성한 로건은 그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좋은 기운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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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로건 나 다익었어~!!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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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 잘 다녀오라는 가족들을 위해 대게를 이렇게 차에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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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이웃에게 주고 최선을 다 해 온 가족이 먹었음^^ 라면과 볶음밥으로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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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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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KO
    KO
    2023.03.08

    사람사는맛이나는곳이죠...

  • KO
    로건
    작성자
    2023.03.08
    @KO 브로에게 보내는 대댓글

    나와 다른 아침을 보내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삶을 잠시 나마 엿볼 수 있었던 좋은 여행..^^

  • 밤톨
    2023.03.08

    우리집이랑 굉장히 가까운곳에 다녀갔네 로건브로~^^

    뭔가 반갑구만

  • 밤톨
    로건
    작성자
    2023.03.08
    @밤톨 브로에게 보내는 대댓글

    오~!! 울코 브로가 근처에 살고 있었다니..^^

    여기 저기 여행 다니면서, 시간 되면 브로들 끼리 번개 해서 식사도 한끼 같이 하는 그런 멋진 커뮤니티로 발전 되었으면 함..^^

    (전 세계적으로 그렇게 될 것 같음 ^^)

  • Madlee
    2023.03.08

    오호, 정신차리고 싶으면 가까운 항구에가라...

     

    나는 예전에 병원을 자주 갔었지..물론 중환자실은 못들어가지만,

     

    큰병원가면 거기서 느낄수있는 그런 느낌이 있으니까ㅎㅎ

  • Madlee
    로건
    작성자
    2023.03.08
    @Madlee 브로에게 보내는 대댓글

    같은 시간의 하루를 보내지만, 나와 다른 공간에서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지켜본다는 것...

    내가 너무 우물 안에서만 허우적 대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되네..

    이런 맛에 또 차박을 다니나봐..^^

  • 폭풍랑
    2023.03.08

    오 브로 멋있다!!

    고딩때 부터 생각이 있는 학생이었네

     

    이글은 보니까 수필같은 느낌이야

    멋져 로건 작가~

  • 폭풍랑
    로건
    작성자
    2023.03.08
    @폭풍랑 브로에게 보내는 대댓글

    헙~! 작가라니.. 부끄럽...ㅋ

    고딩 때부터 잡생각이 많아서 이런저런 핑계와 명문(?)을 만들어서 쓸데없이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 같음..^^

    그러니 재수를 하지... ㅠ ㅠ

  • 냥냥이
    2023.03.08

    크으... 로건 브로랑 언제 술한잔 하고싶다 ㅎㅎ

    누구나 자기만의 인생과 고단함이 있는거지! ❤

     

    반건조 생선 숯불구이 댕 조아함 ㅎㅎㅎ 

    언제한번 가봐야겠고만 !

     

  • 냥냥이
    로건
    작성자
    2023.03.08
    @냥냥이 브로에게 보내는 대댓글

    반건조 생선 숯불구이로 바다 보면서 술한잔~ 크~~!! 생각만 해도 멋지다 ^^

  • migaloo
    2023.03.09

    싱싱한 해산뮬에 쏘주 한잔~ 크~~~생각 나는 구먼~~
     멋지다 브로~!

  • migaloo
    로건
    작성자
    2023.03.09
    @migaloo 브로에게 보내는 대댓글

    날씨도 봄 느낌이라서 아침 항구가 더 좋았던 것 같아..^^

  • korealife
    2023.03.15

    와 홍게도 아닌 대게가 저 가격이라니.....

    내일 당장 가고싶지만.....현생이 나를 잡아서 못가네ㅜ

  • korealife
    로건
    작성자
    2023.03.15
    @korealife 브로에게 보내는 대댓글

    배 들어 왔을 때 경매 끝나자 마자 바로 사서 그런지 매우 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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