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여행기 - 울프코리아 WOLF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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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우리 모두에게는 운명적 사건이 있다. (후기 part2)

익명_수영하는늑대
3758 2 3
도시(City) 방콕
주의사항 주의사항을 잘 숙지하고 글작성을 할게.

전날 루트 클럽에서 급히 귀가한 그녀는 내게 점심 약속을 권했지만, 나는 저녁에 만나기를 희망했다.


 

나는 야경을 밤에 피는 꽃이라 표현한다.


 

이는 여성의 감정을 헤집어놓기 매우 적합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녀가 아이콘시암의 식당을 예약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울코 형님들은 모두 이해할 것이다.


 

푸잉과 로맨스가 시작되면.. 그럴듯한 유흥 계획, 시간 안배 등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고 지금이 천금과도 같이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말이다.


 

저녁시간 방콕의 교통체증은 만인이 알고 있는 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셔틀 보트를 탑승해 아이콘시암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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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느끼는 여성과의 데이트에 오감이 반응했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아랑곳 할 감정적 여유가 없었다.

오직 그녀가 보고싶었다.



 

한국에서는 아주 오랜 기간 느껴보지 못 했던, 감정이 다시금 살아나는 이 심장 뛰는 순간을 부여잡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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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함께 학센과 연어 튀김 그리고 수제맥주를 곁들이며, 서로의 감정을 무르익혔다.


 

그녀는 영어를 정말 잘 한다. 쉴 새 없이 떠드는 영어는 나를 어렵게 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서로에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 미래에 대한 이야기,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일언반구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내 손을 꼭 잡고 그냥 아름다운 단어들만 나열 할 뿐이었다.


 

당연히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서로에게 결국 상처로만 돌아올 것은 알지만,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훔치듯 우리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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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올려다 보는 맑디 맑은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녀와 눈을 마주치면 심장이 진자운동을 하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오래가지 못할 짧은 유통기한의 감정이기 때문에 그렇게 반응했던 것 같다.



 

아쉬운건 그녀가 차를 갖고 온 바람에, 맥주 1잔을 채 마시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호텔까지 태워주면서도, 조금 더 외설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와 함께 밤을 그려갈 생각이 없어보이는 그녀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사정 행위를 통한 성욕 해소는 의미 없었다. 오직, 정서적인 욕구 충족이 날 압도적으로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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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주차장에서 차를 대놓고 짧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주제는 물론 아쉬운 이별의 순간에 대한 것이 중심이었다. 그리고, 서로 지키지 못 할 영원한 사랑에 대해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그녀는 내게 좋아하는 한국 영화를 물었고, 나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얘기했다.


 

당연히 이 생소한 영화를 알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모순적인 제목만큼이나 복잡한 스토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던 참에 그녀가 한 사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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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또한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한국 여행의 계기로 삼았었다고 한다.


 

우린 다른 국적,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의 매우 작은 한 점에서 발을 맞추었다.


 

이 사진을 서로 공유하며, 그녀는 얼굴이 스쿰빗 대로변에 설치된 분홍색 네온사인처럼 붉어지며 열감이 올라왔다.


 

그녀는 내 손을 잡아 자신의 볼에 가져다 대며 내 손등에 입을 맞추길 반복 할 뿐이었다.


 

"Do you belive destiny?"

 

무의미한 질문이었다.


 

우리는 서로가 운명이라고 여기며, 서로를 갖고 싶어 했고, 앞선 우연들이 우리 둘을 꿰뚫었다는 사실에 흥분하기도 했다.


 

그녀와 나는 운명을 믿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나는 이 관계가 나를 망가트리고 아프게 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돌아갈 한국에서 다시 건어물과 같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야 하기에.. 이뤄질 수 없는 고통을 더 이상 키우고 싶지 않았다.



 

그녀를 보내고, 내 일정을 공유하지 않았다. 그냥 혼자 악역을 자처하며 우리의 감정 옷매무새가 잘 정돈되기를 바랐다.


 

심장에 작열감이 느껴졌다.



 

그녀를 떠올릴 때 마다, 저 깊은 세포부터 열병에 걸린 듯 숨을 쉬는 것도 불편했다.


 

나는 불필요한 흔적을 남기기를 끔찍히도 경계한다.


 

그녀는 나와 찍은 사진 두 장에 세상 행복한 표정을 선물해줬다.


 

팔목과 귀에 달려있는 저 명품 쥬얼리보다 사진 몇 장이 더 감격스러워 보이는 그녀에게 빠져버렸다.


 

시간이 늦어졌고, 그녀는 귀가를 해야만 해서 돌려보냈다.


 

다음날 나를 완전히 잠기게 할 큰 파도를 예상하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감했다.


 

<<최종장은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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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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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의 관심 덕분에 글 쓰는 브로들이 더 많은 남자의 여행기를 작성할 수 있어. 댓글로 브로의 관심을 표현해줘~💙
3등 18 23.09.07. 04:59
한국은 좁은데 또라이는 많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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