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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들과 죽음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마이콜정
🚨 주의사항 네 확인했습니다. 
🚨 주의사항2 네 주의하겠습니다. 

안녕 브로들. 오랜만이네.

2주전인가, 태어난 둘째에 대한 감상을 간단하게 남기고서

둘째를 집에 데려오고 이것 저것 정신이 없어 이제야 글 한편 남기게 됐어.

 

사실 쓰고 싶은 특별한 얘기도 없고 매일 평범한 일상때문에 계획에는 없었는데,

오늘 7살 아들과 이것 저것 얘기하다가 문득 죽음에 대해 얘기가 나왔어.


조카네는 처형이 13년전부터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는데, 다롬이라고,

그 강아지가 나이가 들고 백내장에 소리도 못듣고 똥오줌도 못가려서

결국 편하게 하늘나라로 보내준게 두어달 전이었지.

 

근데 아이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구.

우리는 둘째가 태어나서 4인가족이고, 조카네는 강아지까지 5인 가족이라고.

그래서 내가 그랬어. 강아지 몇일 전에 하늘나라 갔다고.

 

"왜?" 냐는 아이의 물음에 순간 움찔했고 와이프도 당황했는지 나만 쳐다보고 있는데

이왕 말이 나온거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지.

 

"강아지가 사람 나이로 거의 90살이 넘어서 하늘나라 간거야"

"아빠, 그럼 하늘나라는 비행기 타고 가?"

 

이때 나는 아이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관용적 표현의 의미를 모르는구나를 깨닫고

"오래 살고 몸이 힘들어져서 죽었다는 뜻이야" 라고 말해줬어.
 

사실 "죽었다" 라는 표현은 누가 보면 아이에게는 아직 직접적으로 전달하기엔 충격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 "죽음"에 대한 개념을 아이에게 얘기해준건 처음은 아니었어.

 

우리는 집 앞에 안양천이어서 자주 나가 곤충을 잡곤 하는데,

곤충을 잡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서 살짝살짝 얘기를 해주곤 했거든.

자연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고 나도 굳이 돌려말하면 아이가 혼란스러워 할 거 같아서 얘기를 해준 거였지.

 

그래서 이번에는 보다 정확하고 명료하게 가르쳐 줘야겠다 싶어서 직설적으로 말은 했던 거였지.

 

근데 나는 아이의 다음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어.

 

"그럼 아빠도 죽어? 아빠도 죽으면 어떻게 해?"

하면서 울먹이더라구...

 

어떻게든 조금 웃긴 표현으로 부드럽게 넘겨야겠다는 생각에

"아빠는 1만년동안 살거니까 걱정하지마"

 

"그럼 나도 죽어? 나 죽기 싫은데..." 하면서

닭똥같은 눈물이 하나 둘 뚝...뚝...

 

결론적으로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 모두 너를 두고는 절대 죽지 않을거고

너 역시도 차도에서 차를 안보고 건너지 않는 이상 죽지 않을거다.

우리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자. 라며 말을 끝냈어.

 

살다보면 때때로 진실을 가벼운 거짓으로 흘려버려야 하나? 고민되는 순간들이 있지.

죽음에 대해 하늘나라 갔다는 표현도 그렇고

아이의 성적 호기심에 대한 대처도 그렇고

자료 다 되었느냐는 상사의 질문에 "거의 다 되었습니다" 하는 표현도 그렇고(?)

White Lie 라고 하던가?

 

물론 그런 맥락에서 나와 아이의 대화에 대해 "가볍게 거짓으로 흘리지" 라는 브로들도 있을거 같아.

나 역시도 아이를 재우면서 생각했어. 가볍게 흘릴걸 그랬나?

 

근데, 30분간 아이 재우고 나오면서 결론 내린건

"말해주길 잘했다" 였어.

 

글이 너무 길어져서 ㅋㅋ 그 결론에 도달한 과정까지 보여주기엔 너무 길거 같고

그냥 요약하자면,

 

'우리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죽음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생명의 소중함, 현재에 대한 감사함도 알 수 있다.'

 

'인우(우리 아들 이름)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엄마 아빠, 본인의 죽음도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이 성숙해져 죽음이라는 개념에 접근할 수 있다'

 

정도였어.

 

아이를 키우다보면, 애초에 살면서 처음 겪는 경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삶에 대한 경의로움과 경탄스러움을 느낄 때가 정말 많은거 같아.

 

오늘이 바로 그런날이기도 했고.

 

인우에게는 죽음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내일의 삶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으로 바꿔주고 싶어서

내일 어린이집을 째고(?) 아빠와 물놀이하러 가기로 약속하고 재웠어.

 

다들 좋은 밤 되고.

 

PS. 코인에 대해

나는 코인 안 본지 조금 되었어.

트뷰도 일년치 결재했는데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긴 했지만) 안보고 있고

회사일과 온라인 판매 부업, 육아에만 집중하고 있는 중이야.

 

그렇다고 코인=인생역전을 포기한건 아니고

4년? 3년? 뒤에는 또다시 분명히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 생각을 해야 현생에 집중할 수 있더라구.

그리고 그 기회가 울프로 인한 것이었으면 너무나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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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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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Curt
    2022.07.04

    이런거 보면 세삼 이렇게 당연하게 이해하고 있는것을 알려주시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어른들의 노고와 희생이 저한테 투자되었는지

    느껴지네요 특히 부모님한테는 더욱 감사함을 느끼고요

  • Curt
    마이콜정
    작성자
    2022.07.04
    @Curt 브로에게 보내는 답글

    그걸 사람들은 아주 간단하게,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자식에게 전달한다는 뜻으로, "내리사랑" 이라고 표현하는거 같아요 ㅎㅎ

  • 닌자
    2022.07.04

    나도 가끔씩 아이들과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는해. 그리고 요즘은 tv에서 자주 나오기도하고 ㅠ

     

    조금 미화해서 얘기할때가 많지만 적당한 선에서 풀어서 얘기해주면 조금씩은 이해를 하더라고~

  • 닌자
    마이콜정
    작성자
    2022.07.04
    @닌자 브로에게 보내는 답글

    그 시작이 항상 어려운거 같아... 물론 얘기하고 공유해줘야겠지만 그 와중에도 꺼림직한게 있는건...

    잘 못 전달되면 안되는 내용들이기 때문이겠지ㅜ

  • Madlee
    2022.07.04

    죽음을 경험하는 방법이 가장 쉬운게? 빨리 만나보는게, 어릴때 문방구나 운동회날 교문앞에서 파는 병아리나 메추리같은 애완동물을 키워보는건데, 요즘은 모르겠네

     

    나도 어릴때 병아리와 메추리 그리고 곤충채집을 하면서 죽음이랑 가깝게 마주쳤던거 같았는데...

     

    커가면서 죽음이란거를 공부하기도하고 경험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자기자신이 다시 공부하고 정립하기 전까지는 약간 미지의 세계같기도하더라고 ㅎㅎ

     

    아직 아이들에게는 추상적인 죽음으로 알려주고 많이 대화하는게 좋을꺼 같아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도 죽는다는 표현은 너무나 쉽게쓰이니까

  • Madlee
    마이콜정
    작성자
    2022.07.05
    @Madlee 브로에게 보내는 답글

    맞아. 아들과 대화하면서 가끔 놀라는데, 로블룩스 게임을 같이 하는데 뭔가 수틀리면 바로 죽는 버튼을 누르더라고. 리스폰 되려고...

    사실 나도 어릴때 게임하면서 죽는다는 표현을 밥먹듯이 썼던거 같은데 요즘 아들과 게임하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어.

     

    그래서 어제도 얼집에서 집에 오는길에 게임에서의 죽음과 현실의 죽음은 다르다는걸 설명해줬거든. 잘 말해준건진 모르겠지만 계속 노력해야겠지...

     

    사실 본인이 느끼고 경험하는게 가장 정확하긴 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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