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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184년 존버 레전드

JackSS JackSS
19354 1 3
금지 규정 네 정치&시사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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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 유럽,

 

프랑스혁명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던 틈을 타 통령으로 집권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이탈리아에 있는 오스트리아군을 쳐부수기 위해 알프스 산맥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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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은 알프스 산맥의 작은 시골마을 쌩 삐에흐(Bourg-Saint-Pierre)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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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생피에르 마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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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시 머문 프랑스군은 마을사람들에게서 80여개의 구리솥과 2,087그루의 목재, 그리고 이것들을 운반할 마을 장정들 까지 자신들에게 필요한 물품과 인력을 '징발' 한다.

 

이때 나폴레옹은 "쌩 삐에흐 마을 주민들이여, 그대들이 우리에게 준 도움의 손길에 대하여 감사를 표한다. 이 일로 생긴 금전적 피해는 나중에 합법적으로 보상해 줄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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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프랑스애들은 나름 양심은 있어서 우리 조상님들처럼 돈 한푼 안주고 뺏어가는게 아니고 위 사진과 같은 병참장교의 사인이 들어간 영수증을 줬다.

 

일종의 어음으로 나중에 저걸 가지고 오면 합법적으로 돈으로 바꿔준다는 것.

 

물론 그냥 돈주고 사면 되기도 하지만 당대 프랑스 군의 경우 현금 보유량이 쪼들려서(...) 그 많은 물자를 다 제값 주고 사기도 힘들었다. 그리도 돈 주고 사면 해당지역의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나중엔 돈을 더 주고 사야하는데, 징발로 가져갈 경우 고정된 시장 가격으로 가져갈 수 있다.

 

(현대 한국도 전쟁시 '징발법'으로 민간에서 징발이 가능하다. 도시괴담으로 전쟁나면 전국에 굴러다니는 SUV 전부 군대에서 뺐어간다 라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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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징발이란게 말이 좋아 징발이지, 약탈과 다를게 없던 게 저 영수증이 휴지조각이란 것이다.

 

저 영수증을 제출 해야 하는 곳이 바로 프랑스 파리에 있었다.

 

19세기 유럽이 교통이 발달한 것도 아니고 알프스 산맥 오지에 사는 시골사람들이 어떻게 몇백 Km가 넘는 파리 까지 가서 저걸 받아오겠는가.

 

받으러 갔다 해도 문전박대 당할게 100% 였고 만약 받아낸다 해도, 당시 나폴레옹에 대한 유럽의 인식은 "전쟁광 개쌍놈" 이어서 프랑스군 부역자로 찍혀 마을이 통째로 처벌 받을수도 있었다.

 

한마디로 프랑스군은 합법적으로 삥 뜯어간거다. (비단 여기뿐만 아니라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이 온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저 영수증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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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유럽 각지에서 징발로 인해 개털이 된 사람들은 파리로 가서 보상금을 받는것을 포기했다.

 

그런데 쌩 삐에흐 마을 사람들은 끈기 있게 저 돈을 받아내려고 나폴레옹에게 편지까지 썼고, 나폴레옹도 이에 놀라서 저 사진에 나온 '알았어 줄게 나 먹튀 아니다.' 라고 답장까지 써줬다.

 

 

 

근데 결국 안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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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 준다고 했지. 언제 준다고는 안했다.

 

1815년, 나폴레옹이 몰락하고 결국 돈을 받을 방법이 아예 사라진 쌩 삐에흐 마을 사람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프랑스군에게 받은 저 영수증을 버리지 않고 마을의 기록보관소에 고이 모셔두었다.

 

그렇게 전쟁이 지나가고 세월이 흐르며 저 이야기가 잊혀지는듯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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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프랑스 공화국의 미테랑 대통령이 국빈으로 스위스를 친선 방문하자, 쌩 삐에흐 마을의 대표가 이때다 하고 저 100년이 넘은 영수증을 꺼내어 미테랑을 찾아왔다.

 

 

마을 대표: 님들 우리 조상님들한테서 뜯어간 거 하고 우리 조상님들 노역시킨 임금까지 내놓으셈!

 

미테랑 : 띠용?

 

프랑스 정부 : 하아...X발;; 이건 뭐여;;;;; 각하 어찌할까요?

 

미테랑 : 허허;; 이거 난처하게 됐구만... 안 준다고 하면 우리 이미지 개쪽 되는거지?

 

프랑스 정부 : 네. 저희 정부가 나폴레옹의 프랑스를 계승했기 때문에 후임은 맞습니다만, 저걸 굳이 줘야할 의무도 없습니다.

 

미테랑 : ..... 저게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여?

 

프랑스 정부 : 원금은 4만 5천프랑 (한국돈 6억 조금 넘음)이고, 그동안 쌓인 이자까지 다 합치면 2천만 스위스 프랑 (200억 조금 넘음) 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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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랑 : 좋다 X발! 사나이의 약속이다! 그냥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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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랑 대통령은 의외로 이 '징발금'에 대해서 흔쾌히 배상하겠다고 말했고, 그렇게 해서 쌩 삐에흐 마을은 184년이 지난 후에야 자신들의 조상들이 정당하게 받아야 했던 돈을 지불 받았다.

 

??? : 아직도 나폴레옹 코인 안타는 흑우 없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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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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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로건 22.06.16. 15:35

캬.. 결국 받아냈구나. 화끈하게 준 미테랑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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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S 작성자 22.06.16. 16:43
로건

그러니까 ㅋㅋㅋ 저렇게 화끈하게 주는거 보면 미테랑도 대인배 같아! 저런 결정하기 쉽지 않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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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닌자 22.06.18. 08:39

인간승리네^^ 역시 존버는 승리한다!

프랑스도 손해를 본거 같지만 나라 신뢰도는 많이 올라갔을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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