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올/강남 지역] 내가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7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지치고 날카로워진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각종 뉴스들, 그리고 그로인해 발생하는 의견 충돌들.. 

 

정말이지 뉴스같은거 별로 신경 안쓰고 살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드는 요즘입니다. 

 

제 글은 맛집 추천글이라기보다는 그냥 하나의 기행문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치마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13-4
 

 

- Sh서울주택공사와 강남 우체국 근처, 대청 타워 지하 식당가에 위치하고 있는 일본식 요리점 치마오. 근처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에겐 꽤 유명한 가게이다. 

 

- 이 곳의 특징은 엄청나게 여러가지 메뉴를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좁은 주방 안에서 정신없이 사장님이 음식을 만들고 계신다.

 

- 본격 스테이크동

 

- 본격 가라아게동

 

(필자가 여지껏 먹은 메뉴들, 정말 많은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 여기는 마치 일본의 오래된 중화 가게를 온 듯한 느낌의 가게이다. 산더미같이 쌓인 가라아게와 참깨 드레싱이 듬뿍 올라간 양배추샐러드의 조합은, 오사카의 한 노부부가 운영하시던 오래된 중식당을 떠오르게한다.

서울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세련된 기교가 들어간 일식의 맛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B급 구루메를 서울에서 즐길 수 있다니, 내게는 보물 같은 가게이다.
 

 

 

2. 둘둘치킨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수서동 밤고개로1길 10
 

 

- 수서역 현대벤처빌 1층에 위치하고 있는 둘둘치킨, 밤에는 호프를 운영하고 낮에는 직장인들 상대로 한식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강남역 주변에서 이런 스타일의 가게들을 보았던 생각나 궁금해서 들어가보았다.

 

-  날 마다 메인 메뉴가 바뀌는 듯 보였다. 내가 들어간 날의 메인 메뉴는 돈까스, 크게 기대하고 들어간건 아니였는데, 반찬들의 퀄리티가 제법 괜찮아보였다. 

 

 

- 조금 씩 여러가지를 담으려고 하다보니 한 접시가 금방 가득 차 버렸다. 사실 치킨집이니까 어느 정도 튀김류의 퀄리티를 기대했는데, 그냥 싼마이 냉동 돈까스를 사용하시는 듯 했다.

가격 생각하면 당연한거지만.. 그래도 쫄면있고, 돼지고기 숙주볶음도 있고, 토란대볶음도 있고.. 생각보단 꽤 괜찮았다.. 자주 갈 건 아니지만 이따금씩 생각날거 같다. 
 

 

 

3. 투뿔등심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동 23-10
 

 

- SG 다인힐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리미엄 숙성등심 전문점 투뿔등심. 옛 여의도 삼성생명 건물 식당가에 위치하고 있어 점심에는 직장인들로 꽤 붐비는 곳이다. 이 곳 점심 메뉴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찾아갔다. 

 

 

- 하루 한정으로 판매하고 있는 갈비폭탄밥, 밥 위에 la갈비가 겹겹이 올라가 있는 형태로, 주문할 때 가위랑 집게를 부탁드려 고기와 뼈를 먹기 좋게 손질한 뒤, 슥슥 비벼먹으면 된다.

맛은.. 내 돈 주고 먹기엔 글쎄...라는 말이 나오지만, 법인카드로 먹으면 아주 합리적인 맛이다. 갈비의 양념이라던지, 양파채라던지, 쫀득한 식감을 가진 구운 마늘까지.. 남이 사주는 밥이란게 참 좋구나. 

 

 

 

4. 어가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석촌동 52-3
 

 

- 석촌 호수 주변 호텔가에 위치하고 있는 해산물 전문점 어가, 입구가 호수 쪽이 아닌 반대편 골목 주택가 쪽에 나있어서 지도만 보고 찾아가다간 분명 간판은 보이는데 막혀있는 벽에 당황하기 쉽다. 

 

- 이 날 주문한 해물찜(대), 작은 테이블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테이블 한 가운데를 꽉 채운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고니 하나 만큼은 정말 양 껏 들어있었다.

해물찜이야 뭐 재료만 신선하다면 웬만하다면야.. 높은 점수를 주기 쉬운 음식이다. 해산물 자체가 맛이 있으니까.. 근데 요즘은 뭔가 맵고 자극적인 양념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덮어버리는 곳들이 있다.

그런 곳에 가게 되면 몇 젓가락 들다가 밥 한공기만 겨우 비우고 나오게 되는데, 여기는 그런 가게들과는 다르게 양념이 그리 자극적이지도, 맵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해산물 본연의 맛이 은은하게 올라오는 맛이 참 좋았다. 물론 어떤 날에는 무교동 낙지볶음마냥 땀이 뻘뻘 나게 만들어주는 매운 것도 생각나는 날도 있다. 근데 매운걸 잘 못 먹는 나로써는 이런 순한 맛의 해물찜을 더 자주 찾게 되더라. 

 

 

 

 

5. 오로라 경양식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석촌동 161-12
 

 

- 90년대부터 시간이 멈춘 듯한 경양식 레스토랑, 오로라. 가격만큼은 아주 현대적이였다. 

 

- 경양식 레스토랑의 기본 코스인 크림스프, 적당한 온기를 머금고 있었고 그리 묽지도, 진하지도 않은 농도였다. 

 

- 내가 이 날 주문한 음식은 오로라 정식.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그리고 특이한 방식으로 튀겨진 새우후라이가 제공된다. 처음엔 생선까스가 잘못 나온건줄 알았는데, 새우를 넓게 펴서 튀겨주시더라. 처음 보는 방식이여서 신기했다.

 

- 굉장히 얇게 핀 돈까스이다. 함박스테이크에는 고추가 들어간건지 살짝 매운 맛이 난다. 음식 맛은 뭐 사실 특별한건 없는, 그냥 클래식한 한국 경양식 돈까스였다.

어린 시절 명절만 되면 아빠랑 고모들 호프집 가는거 쫄쫄 따라가서 옆에서 먹던 그런 추억의 맛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함박에서는 지금은 찾아 볼 수 없는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락의 맛이 떠올랐다.

3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옛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구나. 근데 솔직히 추억 빼고나면 맛은 그냥 그랬다. 

 

 

 

6. 가나 돈까스의 집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2동 언주로 608
 

 

- 한 때 삼대천왕이나 수요미식회 같은 리뷰 방송이 흥행했던 시절이 있다. 그 당시 기사식당 스타일의 돈까스 중 좋은 점수를 받았던 가게 중 하나이다.

기사식당임을 생각하면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지나갈 때마다 주차요원님이 정신 없이 주차 정리를 하는 것을 보고 '맛은 정말 확실한 곳인가보구나' 하고 느꼈던 가게이다. 

 

-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수북히 쌓인 고추들.. 돈까스가 느끼할 틈이 없게 만들어줬다. 

 

- 내가 주문한 것은 정식. 돈까스, 생선까스, 새우튀김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사식당인데도 불구하고 플레이팅이 꽤 센스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 돈까스를 썰어서 한 점 먹어보니, 근무 중에 아무 식당이나 안간다는 기사님들을 어떻게 단골로 만들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런 한국 스타일의 돈까스 정식은 아마도 성북동 금왕돈까스나 오박사 왕돈까스가 더 유명할지도 모른다. 근데 내 입 맛에는 여기가 훨씬 더 낫더라. 
 

 

7. 라오빠빠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가락동 18-5
 

 

-  오금역 근처 빌라들이 즐비한 골목 사이사이에는 의외로 숨은 맛집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하나인 라오빠빠. 라오스식 요리 전문점이다. 
 

 

-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라 할 수 있는 커리마살라 닭튀김. 커리, 마늘, 고추 등 갖가지 향신료로 맛을 낸 요리이다. 

 

- 조각의 크기는 그냥 한 입에 먹기에 좋은 사이즈였다. 온갖 향신료가 들어가서 어떤 맛인지 뭐라고 딱 말하기 힘들지만, 그냥 맥주가 생각나는 맛이라고 하면 좋을 듯 하다. 

 

 

 

- 같이 주문한 도가니 쌀국수, 마스터가 라오스의 비엔티안에서 직접 배워오셨다고해서 기대를 했다. 내가 동남아 음식에 대한 내공이 부족해서 맛을 특정지어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근데 뭐 이 정도로 많은 스지를 넣고 푹 고아낸 육수에 대파 잔뜩 넣고 향신료 쳐서 먹는 쌀국수는 맛을 떠나서 그냥 보양식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나는 하노이, 호치민, 그리고 한국에서 현지화 된 쌀국수 등 여러 스타일의 쌀국수를 먹어봤다. 일련의 경험으로 생겨난 쌀국수에 대한 나의 느낌은, 쌀국수란게 지역 별로 각각 개성이 있는거 같으면서도, 다 먹고나면 '그냥 진한 소고기 국물의 보양식을 먹은 느낌'이라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게는 라오빠빠의 이 라오스식 쌀국수도 그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스지도 잔뜩 들고 국물도 진한게 보양식으로 가끔 먹으러 오기엔 참 좋을 듯 하다. 

 

 

 

 

8. 수라멘 
 

주소: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925 헬리오시티 상가 1B동 지하1층 176호
 

 

- 헬리오시티 지하 식당가에 위치하고 있는 라멘 전문점. 수라멘. 카니 토리파이탄 라멘이 궁금해서 방문하게 되었다. 

 

- 가게 내부는 아담한 편.. 비교적 오픈한지 얼마 안된 업장이라 그런지 깔끔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  토리파이탄 육수에 게를 이용한 카니 토리파이탄. 육수의 진함이 강한 편은 아니고 보통 정도라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멘이였다, 솔직히 먹는 내내 게의 향이 은은하게만 느껴질 뿐이였다.

카니라는 단어에 꽂혀 강렬한 해산물의 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싶었다. 근데 뭐 그렇다고 실망했다는 건 아니고 맛있게 잘 먹었다.

 

- 아쉬웠던 점은 면의 양이 좀 적더라. 다음에 가면 꼭 면을 추가해서 먹어야겠다. 

 

-  차슈는 기름지고 부드럽게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게 감칠맛이 참 좋았다. 

 

- 하노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쌀국수에 찍어먹는 꽈베기같은 빵이 있길래 주문해보았다. 이걸 주문하니까 마스터께서 이거는 매콤한 국물에 찍어먹는걸 추천드린다면서 양념장을 주셨다.

그래서 취향 껏 국물을 맵게 만들고 찍어 먹어 봤는데, 와.. 이거 꽤 별미였다. 헬리오시티가 워낙에 대단지이긴 하지만,  상가에 지하에 있기에는 아까운 가게인 듯하다.. 송리단길에 진출하셨다면 지금보다 더 인기를 끌진 않으셨을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